열린교회 담임 김남준(55) 목사는 설교하러 강단에 올라갈 때마다 중·고등학생들이 사용하는 백팩을 멘다. 양복에 백팩을 멘 목사를 상상해 보라. 설교를 마치고 내려올 때에도 백팩을 멘다. 교인들은 “목사님, 어울리지 않아요…”라며 만류하지만 그는 지난 십수년 동안 백팩을 메고 강단에 올랐다. 백팩을 메는 것은 김 목사의 자의식 때문이다. 백팩은 김 목사의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는 일종의 상징물이다. 그는 뛰어난 설교가다. 그의 설교에는 영적 깊이와 감동이 있다. 김 목사의 별명은 ‘고3 학생’이다. 스스로 붙인 것이다. “강단에서 아무리 유려한 설교로 교인들에게 감동을 줬다고 해도 나는 학생일 뿐입니다. 그것도 고3 학생입니다. 목사인 나는 다음 설교단에 오를 때까지 치열하게 공부해야 합니다. 백팩은 바로 ‘고3 학생의 심정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자기 암시를 주는 상징입니다.” 김 목사는 목회자는 반드시 2가지를 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먼저 하나님을 사랑하며 그분 앞에 순전하게 살려는 경건의 다짐을 해야 한다. 또한 기독교와 진리에 대한 투철한 자기 몸부림을 해야 한다. 고3 학생처럼 사는 것은 목사 김남준의 치열한 자기 몸부림이다.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 열린교회 교육관 6층에 있는 김 목사의 서재는 방문객을 압도한다. 그것은 서재라기보다는 차라리 도서관에 가까웠다. 2만권에 달하는 장서의 양뿐 아니라 책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탁월했다. 김 목사가 가장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아우구스티누스, 조나단 에드워드, 존 오웬, 장 칼뱅 등의 책과 이들에 관한 논문들이 서재에는 질서정연하게 정비되어 있었다. 아우구스티누스에 관해서는 최근까지 나온 박사 논문들이 모두 소장되어 있었다. 서양사의 기본이 되는 모든 고전들을 비롯해 개혁파 정통주의에 대한 연구서들도 즐비했다. 열린교회는 매년 도서 구입비로 1억원 정도를 사용한다. 현재 문헌정보학 전공자를 비롯해 5명의 직원이 김 목사의 연구 작업을 돕고 있다. 김 목사는 앞으로 10만권 정도까지 책을 수집할 예정이다. 모든 책을 모으는 것은 아니다. 이 서재를 교부학, 기독철학, 기독사상, 종교개혁, 개혁파정통주의 관련 책이 소장된 신학전문도서관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최근 네덜란드의 저명한 개혁주의 신학자인 스뻬이꺼르 교수의 서재를 통째로 인수키로 했다. 스뻬이꺼르 교수는 현존하는 최고의 마틴 부처 연구가로 9000여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다. 자료의 질이 탁월하다는 것이 김 목사의 설명이다. 이처럼 좋은 책은 장소와 가격을 불문하고 구입하고 있다. 김 목사는 탁월한 독서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다. 지금까지 50여권의 책을 출간했다. ‘게으름’(생명의말씀사)은 40만권 정도 나갔다. 지난달 25일 나온 ‘싫증’(생명의말씀사)도 2주 만에 2만5000여권이 판매됐다. 그에 따르면 기독인에게 독서는 하나님과 창조세계, 인간에 대한 앎이라는 3가지 지평의 지식을 확장하게 해 준다. 이 3가지 지식을 통합한 후에라야 비로소 인간은 자기 자신을 알 수 있게 된다. 독서는 이런 지식을 얻는 주요한 수단이다. 책도 3종류가 있다. 읽다가 던져버리고 싶은 책, 너무 재미있거나 유익해 박수치고 싶은 책, 다 읽고 나면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기도하게 만드는 책. 신자가 마지막에 거론된 책을 접하는 것은 행운이다. 김 목사는 독서를 할 때에 16세기에서 18세기에 이어진 개혁파 정통주의자들과 같은 렉치오 디비나(거룩한 독서)를 하라고 권한다. 성독(聖讀)이라고 할 수 있는 렉치오 디비나는 경전으로서 성경을 천천히 읽으면서 묵상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나님께 자신의 눈을 열어주도록 간절히 기도하며 거기에서 기독교의 진리를 깨달아 자신의 삶에 적용시키는 것이다. “개혁주의자들은 오직 하나의 책인 성경이 중간에 있고 다른 많은 책이 주위에 있는 형태로 독서를 했습니다. 수많은 책들은 오직 한 권의 책인 성경을 겨냥합니다. 성경을 알기 위해서 수많은 책들을 읽는다는 뜻이지요. 또한 그 한 권의 책은 다시 많은 책을 읽는데 영향을 끼칩니다. 이것이 성경과 다른 책들의 관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치열하게 성경을 읽는 것과 동시에 치열하게 독서해야 합니다. 그래야 진리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목회적 관점에서 좋은 책은 어떤 것인지를 물었다. 김 목사에 따르면 좋은 책은 먼저 성경과의 일치성이 있어야 한다. 성경에서 배운 신앙의 확신을 지지해 주는 책이 좋은 책이다. 다음으로 감동을 줘야 한다. 책을 읽고 나서 하나님을 경배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야 한다. 또한 교회적인 적실성이 있어야 한다. 읽었을 때에 교회와 이웃들을 더 품고 살아가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좋은 책이다. 그는 요즘은 ‘좋은 책=쉬운 책’이 일반화된 듯한 느낌이라고 씁쓸해했다. 김 목사는 ‘게으름’을 한 달 만에 ‘쉽게’ 썼다. 그런데 수십만부가 나갔다. ‘죄와 은혜의 지배’는 2년여 동안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어렵게’ 썼다. 김 목사가 보기에 완성도와 깊이가 넘친 이 책은 제대로 팔리지 않았다. 이 시대 기독 독자들이 가벼운 독서를 하는 증거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그는 기독인들이 건강한 독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독교 신앙의 중심을 잡아주는 교리와 교의에 대한 책을 읽고, 그 뼈대에 감동이 있는 내용을 추가할 때에 건강한 독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공부하는 목회자다. 목사가 된 이후 수면시간은 5시간에서 6시간 남짓. 그의 일상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습득하고, 얻은 지식을 나눠주는 일과로 가득 차 있다. 그는 말한다. “목회자건, 성도건, 신자라면 기독교의 진리가 무엇인지 아는데 헌신해야 합니다. 그 진리를 찾고, 만나야 신자의 삶이 가능합니다. 공부해야 합니다. 공부하지 않고서는 그 진리를 알 수 없어요.”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 |
출처 : 보좌로부터흐르는생명수
글쓴이 : 하늘 산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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