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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빈들에서의 하나님의 음성/눅 3:1-6

전에 미주지역 부흥집회에 갔을 때 그 지역 목회자를 위한 세미나를 인도하게 되었습니다. 말씀을 전하고 강단에서 내려가니까 많은 목사님들이 저의 손이라도 잡아보고 대화라도 한 번 나누기 위해서 힘쓰는 것을 보면서 송구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들 가운데 어떤 분들은 저를 위해 한나절동안 그 지역 관광을 서로 책임지겠다고 야단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저의 일정을 조정하는 목사님께서 아주 애를 먹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날 오후 관광과 저녁집회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서 저에게 선대해 주는 미주 목회자들의 뜨거운 환대에 상당히 고무되어 있었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좋은 하루를 주신 하나님께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데 갑자기 제 마음속에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저를 소스라치게 놀라게 했습니다. 그것은 사무엘상에 나오는 엘리 제사장에 관한 생각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엘리에게 "내가 이스라엘 많은 사람 가운데서 너를 택하여 나의 제사장으로 삼았는데 이렇게 나를 경멸하니 내가 전에 네 집과 네 조상의 집이 내 앞에 영영히 행하리라 하였으나 이제 분명히 말하는데 결단코 그렇게 하지 아니하겠다. 나를 존중히 여기는 자를 내가 존중히 여기고 나를 멀리하는 자를 내가 경멸히 여기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그에게서 하나님의 영이 떠났습니다. 하나님의 영이 그를 떠나니까 이스라엘은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군대 3만 명이 전사하고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도 함께 죽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법궤까지 메고 나갔지만 법궤도 빼앗기고 전사하고 말았습니다. 하나님의 영이 떠나버렸는데 법궤를 메고 나간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영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에게서 하나님의 영이 떠나면 세상 사람들보다 더욱 초라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미국에 이름 있는 목사님들까지 저의 강연을 듣고 감동한 것을 생각하면서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하심을 감사하며 더욱 두렵고 떨리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수님보다 6개월 전에 이 세상에 온 세례요한이 빈들에 있을 때 하나님의 말씀이 그에게 임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영이 임하자 세례요한은 예수에 앞서 보냄을 받은 선구자로서 주님이 오실 길을 예비하는 사명을 훌륭하게 감당했습니다. 우리는 예수께서 오신 성탄절을 앞에 둔 대림절 두 번째 주일에 주의 길을 예비했던 세례요한과 같이 우리도 주님의 영에 사로잡혀 주님을 위해 온 맘과 몸을 다 드리는 성도들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 하나님의 말씀이 빈들에서 세례요한에게 임했습니다.

오늘 말씀에 보면 요한이 부름을 받은 시기는 영웅호걸들이 많았습니다. 로마의 황제와 유대총독과 세 명의 유다 분봉왕, 그리고 두 명의 대제사장 등 이 일곱명의 사람들은 그 당시 사회를 지배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그 시대를 움직일만한 권세가 있었고 사회를 통제할 영향력이 있었으나 하나님의 말씀은 이들에게 임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오히려 아무런 권세도 영향력도 없이 빈들에 있는 이름 없는 젊은 세례요한에게 임했습니다.

 

그는 빈들에 있었습니다. 빈들이란 먹을 것이 없고 쉴만한 그늘이 없는 삭막한 곳입니다. 돈이 있다 하더라도 먹을 것을 살 수 없는 곳이고 무더운 사막지대에 무슨 사람들이 모여있을 자리도 아닙니다. 요한은 아무도 없는 곳, 아무 것도 없는 그야말로 빈들에서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빈들의 영적인 의미는 이것저것 다 떨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즉, 의지할 데 없고 기댈 데 없는 연약한 상태의 심령을 말합니다.

 

세례요한은 이러한 곳에서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면서 깊은 영적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그때 하나님의 말씀이 그에게 임했습니다. 당시 집권층에 있었던 정치인들이나 종교인들은 육체의 안일과 향락에만 관심을 두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고독한 장소, 훈련의 장소, 사람들의 관심이 작고 찾기 싫어하는 기도의 장소인 광야를 찾아가서 긴 세월동안 성실하게 훈련을 받아온 세례요한에게 찾아가셨습니다.

 

주님께서 쓰려고 하는 사람은 물질의 많고 적음이나 가문, 배경, 학벌의 정도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환경과 조건을 따지지 않으시고 하나님께서 필요한 사람을 사용하십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에 아무 것도 없는 데서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셨습니다. 아무 재료도 필요로 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말씀 한 마디면 무질서한 땅이 아름다운 세상이 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사람을 세우시면 그가 큰 인물로 등장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빈들에서 요한에게 임했습니다. 요한은 메시아의 오심을 간절히 기다리며 하나님을 사모했던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을 향하여 서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이렇게 사모하는 사람에게 임하십니다. 말라기 선지자 이후 신구약 중간시기 400년 동안 하나님의 말씀은 전혀 들리지 않았는데 빈들에 서있던 세례요한에게 임했습니다. 이렇게 희귀한 하나님의 말씀이 임했습니다.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입니까? 하나님의 말씀이 임했다는 것은 그를 통해서 그 시대가 변화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제 요한을 통해서 새로운 시대의 길이 열리고 주께서 오실 준비가 착수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들의 삶도 빈들에서 사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의지할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오직 주님께 무릎꿇고 두 손을 들고 주님께로 나가야 합니다. 빈들에 서있었던 요한처럼 하나님 앞에 서야 합니다. 그때 그의 말씀이 우리에게 임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들려오는 사람처럼 귀한 사람은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성경을 읽으면서, 설교를 들으면서, 어떤 사건을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기쁨처럼 감격스러운 것은 없습니다. 발람 선지자는 그가 타고 가는 나귀를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들에게 지금도 들려옵니다. 이 말씀을 듣는 사람이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습니다.

 

 

2.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자는 사명을 받게 됩니다.

세례요한은 구약에 이미 예언되어 있는 '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사40:3)였습니다. 하나님은 세례요한을 들어 쓰실 것을 그가 낳기 700년 전에 이사야를 통해서 예언하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세상의 모든 일을 만세 전에 예정하시고 그 작정하신 뜻대로 이루어 가십니다. 인류를 구원할 메시아가 나실 것뿐만 아니라 그의 길을 준비할 사자까지 하나님께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계획하시고 예비하셨습니다. 이사야가 예언한 후 700년 후에 세례요한은 '광야의 외치는 자의 소리'로 등장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경륜을 보게 됩니다.

 

세례요한은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인류 구원이 완성된다

는 사실을 전하는 메신저였습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메신저로 예정되어 있던 세례요한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임하였고 하나님의 말씀에 사로잡힌 세례요한은 강력한 하나님의 사역을 감당해 나갔습니다. 그가 하나님이 주신 메시아의 전령으로서의 사명을 감당할 때 이 세상 어느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큰 지도자로 세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지도자들이었던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조차도 그에게 와서 세례를 받을 정도였고 최고 정치권력자 헤롯 마저도 그를 두려워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은혜를 받은 사람의 강력한 능력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특히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는 그의 충성심은 대단했습니다. 그는 그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유대 지도자들에게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를 가르쳐 장차 올 진노를 피하라 하더냐"(눅 3:7)고 쏘아 부쳤습니다. 그의 권위는 대단했습니다. 그것은 그가 하나님의 말씀에 은혜를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님이 주신 사명을 충성스럽게 감당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은혜를 받으면 사명에 충실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의 사명은 무엇입니까? 그것을 깨닫기 위해 우리는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부탁하신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

이것이 우리에게 주신 사명입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은혜를 받아 복음선교의 사명을 감당해야 하겠습니다.

 

제가 영국의 셀리욱 대학에서 만난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영국인 선교사 내외가 있었는데 저는 그분들을 보면서 숙연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분 내외는 세계적인 명문 옥스퍼드 대학에서 공부하던 중 만나 아프리카 선교사로 일생을 바치기로 작정하고 35년 동안을 복음선교에 이바지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선교사의 팔 하나가 없었는데 그 이유를 듣고 저는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번은 흑인들에게 붙잡혀 "이 나라에서 예수를 전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놓아준다고 하였는데 그는 그 제의를 거부하고 "나는 당신들이 예수를 믿는 복된 사람들이 되기를 원합니다"라고 말하였더니 그들이 도끼로 팔을 찍어 내렸다는 것입니다. 그분은 팔이 달아나면서도 말라위에서 담대히 복음을 전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분을 보면서 주의 종으로서 부끄럼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은 이 이야기를 들으며 무슨 생각이 드십니까? 주의 복음전파를 위해 무엇을 드려야 하겠습니까? 이제 우리도 이 땅에서 사명을 감당하며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할 일입니다.

 

 

3.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자는 마음을 강팍하게 하면 안됩니다.

세례요한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임하는 것은 그의 마음이 하나님을 사모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일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말씀으로 은혜를 받지 못합니다. 사모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모세를 들어서 바로에게 보내서 하나님의 백성들을 내보내라고 할 때 그것은 모세가 전하였지만 실상은 하나님의 말씀이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왕은 하나님의 말씀에 마음이 강팍하여져서 듣지를 않았습니다. 그래서 거부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강팍하여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애굽의 모든 사람과 가축의 장자가 죽는 유월절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강팍한 자는 하나님의 화가 따르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례요한은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감동을 받아 하나님이 명한 사명을 잘 감당하여 예수님의 앞서온 자로서 주의 길을 예비한 하나님의 위대한 종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어떻게 응답하느냐에 따라 사람이 달라집니다. 종교개혁자 루터를 보십시오. 루터는 법률가가 되기 위해서 친구와 함께 법대에 등교하는 중에 친구가 벼락에 맞아 죽는 것을 보고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곧바로 순종하여 수사가 되어 그후 복음의 진리를 깨달아 중세 흑암의 시대를 마감하고 광명의 종교개혁 시대를 활짝 열었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씀 앞에서 강팍해지면 망하지만 순종할 때 하나님의 도구로 쓰여집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결코 하나님의 말씀 앞에 우리의 마음을 강팍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사무엘이 엘리 제사장이 가르쳐준 대로 "여호와여,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라고 겸손히 무릎을 꿇었던 것처럼 우리도 마음의 문을 열고 주님의 말씀 앞에 겸손히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주여, 말씀하시옵소서.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순종하겠나이다"라고 우리의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해야 합니다.

 

오늘 이 아침에 주님께서는 "너희는 주의 길을 예비하라. 그의 첩경을 평탄케하라"(4절)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우리들도 요한처럼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왕의 길을 예비하러 보냄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요한이 초림 예수의 길을 예비하러 왔다고 한다면 우리는 장차 이 땅에 오실 재림예수를 맞이하고 그분의 길을 예비하기 위해서 보냄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초림예수는 죄인을 구원하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그러나 재림예수는 허락하신 은혜와 사랑을 거절했던 불신자들을 심판하기 위해서 이 땅에 오십니다.

 

그러면 그분을 맞이하게 하는 준비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회개시키는 것입니다. 회개는 올바르게 만드는 것, 원상 복귀시키는 것입니다.

"모든 골짜기는 메워지고 모든 산과 작은 산이 낮아지고 굽은 것이 곧아지고 험한 길이 평탄해 질 것이요 모든 육체가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보리라"(5-6절)고 하였습니다. 깊은 골짜기는 메워져야 합니다. 산들은 깎아서 낮추라고 말씀하십니다. 굽은 것은 곧게 하고 울퉁불퉁한 험한 길은 평탄케 하라고 하십니다.

 

사람과 사람사이를 내는 골짜기를 메워서 연결시켜야 합니다. 증오와 미움의 골짜기가 메워지고 열등의식과 지나친 죄책감의 골짜기가 메워지고 교만의 산, 자기 자랑의 산이 깎여지고 나의 길을 굽게 했던 사특하고 거짓되고 권모술수에 능했던 성품이 변화되고 더 나아가서는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 불편함을 주고 불안함을 주었던 험한 길과 같은 마음들이 곧아지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빈들같이 삭막한 이 세상에서 부단히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고 사명을 감당합시다. 주의 몸된 교회를 섬기며 복음을 증거합시다. 여기에 하나님의 강력한 능력이 함께 할 것입니다.

이동원목사

출처 : 보좌로부터흐르는생명수
글쓴이 : 하늘산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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