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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내를 괴롭게 하지 말라

“남편들아 아내를 사랑하며 괴롭게 하지 말라”(골 3:19)

Ⅰ. 본문해설
사도 바울은 구원받기 이전과 구원받은 이후를 대비하면서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말한다. 구원받은 이후, 우리는 하나님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살게 되었는데 그 관계의 핵심은 서로 사랑하며 사는 삶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그 사랑을 입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바로 거룩한 새생활이라는 것이다. 사도 바울이 성도들 간의 사랑에 대해서 말하다가 남편과 아내에 대해서 말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Ⅱ. 아내를 괴롭게 하지 말라
바울은 아내를 사랑하라고 명령한 데 이어서 아내를 ‘괴롭게 하지 말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괴롭게 하다’는 희랍어로 ‘피크라이네스쎄’인데 이는 ‘쓰라리게 하다’, ‘비통하게 하다’, ‘괴롭히다’ 등의 의미이다. 사도는 남편에게 아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지 않게 주의하라는 명령한다.
인간에게 죄가 들어온 이후로는 힘으로써 상대방을 제압하려는 경향이 있었고 이것은 부부간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남성들은 완력과 사회적인 힘의 우위성을 바탕으로 여성들에 대한 불평등과 폭력을 정당화하면서 아내를 괴롭게 하였다. 그래서 로마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낮게 평가되었고 괴롭힘을 당하여도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아내를 괴롭게 하지 말라’는 사도의 가르침은 당시 교회 밖의 사람들에게는 기이한 명령이었다. 하지만 이 편지의 수신자인 골로새 교회 교인들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A. 괴롭힘이 아닌 것
그러면 여기에서 말하는 ‘괴롭힘’은 무엇일까? 우선 다음의 것들은 ‘그 괴롭힘’이 아니다.
첫째로 일반적인 의미의 고난은 본문에서 말하는 괴롭힘이 아니다. 이 세상은 불완전하기에 인간은 삶에서 언제나 고통과 아픔을 경험한다. 육체적인 질병과 사건 사고, 그리고 자연 재해들까지 모두 우리를 괴롭히는 것들이다. 산다는 것 자체를 시련이라고 할 만큼 우리 삶에는 끊임없는 시련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괴롭힘은 본문에서 말하는 괴롭힘이 아니다.
둘째로 하나님께 순종하려고 할 때 경험하는 괴롭힘도 본문에서 말하는 괴롭힘이 아니다. 이 세상은 전적으로 하나님을 대항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하나님께 순종하려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고통이 뒤따른다. 세상의 박해 같은 것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또한 하나님께 순종하려는 사람은 자기 안에 있는 악한 것을 꺾어야 하기에 고통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것도 본문에서 말하는 그 괴롭힘은 아니다.

B. 사랑 없음에서 나옴
본문에서 말하는 괴롭힘은 남편에게 아내에 대한 사랑이 없기 때문에 남편이 아내를 괴롭히는 것을 말한다. 아내도 사람이기에 잘못할 때가 있고 모자랄 때도 있다. 결함과 악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결함과 악함을 볼 때 남편이 그것을 용납하지 못하고 아내를 괴롭히는 것이 본문에서 말하는 괴롭힘이다. 예전에 아내를 깊게 사랑할 때도 아내에게 그런 약점과 결함이 있었지만 그것이 그리 눈에 거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사랑이 사라졌기 때문에 그 약점과 결함이 마치 아내의 전부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배우자의 결함과 약점을 용납하면서 사는 것이 결혼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참고 용서하며 끊임없이 그 사랑을 완성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인간 안에서는 그렇게 살 수 있는 힘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은혜의 보좌 앞으로 나아간다.

Ⅲ. 자기를 완성하는 길
결혼은 남자와 여자 둘이 만나 행복하게 사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모자라고 흠이 있는 배우자와 함께 시련과 역경, 어려움을 함께 지나면서 자신을 완성하는 것이 결혼이다. 남편은 배우자의 결함을 볼 때마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아, 이런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라고 하나님께서 나를 이 여자의 남편으로 불러주셨구나.’
그러나 그렇게 부족한 배우자를 용납하면서 사랑하는 길은 쉽지 않다. 누군가를 끝까지 사랑하는 것은 가시밭길을 걸어가는 것과 같다. 그때 거기가 자신의 한계임을 인정하고 하나님께 나아가 생명과 사랑을 공급받아야 한다. 그 생명과 사랑으로 부족한 배우자를 사랑하고, 모자란 배우자를 품어야 한다.

Ⅳ. 결론
남편으로서 아내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도록 은혜를 간절히 구할 때 남편은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 존재이고 주님의 은혜로 어떻게 온전해지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남을 위한 일이 아니다. 아내를 사랑함으로써 가장 큰 유익을 누리는 사람은 바로 남편 자신이다. 그러므로 십자가의 사랑을 힘입어 아내 사랑에 승리하는 남편이 되기를 바란다.

김남준목사

출처 : 보좌로부터흐르는생명수
글쓴이 : 숲속옹달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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