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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마당/목회 칼럼

꼬마 친구들

꼬마 친구들

 

따르릉” “, 김목사입니다.” “목사님 안녕하십니까? 저 엄목사입니다. 오늘 스케쥴이 어떠하신지” “안녕하십니까? 최목사입니다. 오늘 시간 있으시면 점심을 같이 했으면 좋겠는데” “, 김목사 나야. 윤목사. 지난번 모임에 왜 안나왔어,무슨일 있었어?” 월요일만 되면 우리집 전화통은 불이 납니다. 한 주간 동안 소식이 없었던 친구 목사님이나 마나길 원하는 목사님들의 전화가 아침부터 오기 때문입니다.

지금 저는 몹시 지쳐 있습니다. 두 주간 특별 새벽기도회와 대심방으로 인하여 몸이 몹시 피곤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모든 전화를 다 받은 후에 피곤함을 핑계로하여 만남을 다음으로 미루고는 잠을 청하려 했지만 천성적으로 낮잠이나 늦잠을 자지 못하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오늘은 나 혼자 산속 깊은곳으로 가서 여러 가지를 정리를 좀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차를 몰고 팔당을 지나 양평까지 달렸습니다. 시원하게 펼쳐있는 도로를 따라서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무조건 이정표를 보고 사람과 집이 없는 곳으로 핸들을 꺾었습니다. 라디오에서는 오늘은 물의 날이니 무조건 물을 아껴쓰고 깨끗이 사용하여 지구를 오염으로부터 지켜달라는 말이 계속 흘러 나왔습니다.

비포장도로를 한참 달리는데 어린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다름아닌 아이들이 물가에서 무엇인가를 찾는지 잡는지 분주히 물속을 마구 뒤지는 것이었습니다. 꽃샘추위가 닥쳐와서 추울텐데 아이들은 양말을 벗고 바지를 치켜 올린채로 물속에서 마냥 즐거워하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저도모르게 자동차를 세워놓고 그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얘들아, 뭐하니? 고기잡니?” 저도 신이나서 신발을 벗고 물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직 3, 이곳 양평은 추운곳으로 소문이 난 곳이기에 저는 뼈속깊이 스며오는 찬기를 느낄수 있었습니다만 물이 너무나 깨끗해서 그까짓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아직도 이렇게 깨끗한 곳이 있다니! 시커먼 선그라스를끼고 모자를 눌러쓴 이상한 복장의 아저씨의 모습은 이내 어린아이들의 마음을 당황하게 한 것 같습니다. “아저씨는 서울에서 왔는데, 너희들의 노는 모습이 너무 좋아서 같이 놀려고 하는데 좀 끼워줄래?” “그런데 너희들 여기서 뭐하는거야?” “고기잡고 있어요. 보세요 여기 물방개랑 송사리참으로 오래간만에 보는 민물 송사리와 방개였습니다. 눈을 돌리니 겨울내내 기지개를 펴지못했던 소금장수들이 여기저기서 물위를 다니고 있습니다. 저도 아이들과 같이 고기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서는 틈만나면 물가로 가서 송사리를 잡아 집으로 가져와 깡통이나 빈병에 담아서 그것을 보기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그러나 지금은 그럴 겨를조차 없는 것이 저 뿐만이 아니라 삶에 지쳐버린 현대인들의 비극이라 생각합니다. 옷이 거의다 젖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여기어디니?” “여기는요, 양평군 양서면 진동리예요. 우리는 진동초등학교 2학년이고요” “그래? 아저씨 아들도 초등학교 2학년이야아이들의 눈을 보니 도시의 찌들어버린 아이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천진난만한 모습을 그대로 갖고 있는듯하고 저의 초등학교시절을 보는 듯하였습니다. 약 한시간정도 아무 생각없이 그저 아이들과 함께 정신없이 놀았습니다. 돌을 뒤집어 물방개나 물고기를 발견했을 때 그아이들 보다 더 좋아했고 소리도 마구 질렀습니다. 그런데 그중의 한놈이 집으로 가니까 나머지 놈들도 다 돌아가 버렸습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참으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아쉬움이 있었지만 나도 양말을 신고 물가에 잠시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진짜 아무생각없이. 오늘따라 어린아이와 같은 친구가 그립습니다. 그저 속마음을 활짝 열어놓고 아무 생각없이 어린이처럼 대할 수 있는 친구가 오늘은 필요했습니다. 일과는 상관없이 그저 어린아이들처럼 자그마한 일에도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친구 말입니다. 안주머니에 두었던 핸드폰을 꺼내서 머리속에 입력이 된 친구 전화번호를 눌렀습니다. 011… …. 월요병에 힘이들었던 친구였을텐데 반갑게 받아주는 친구녀석의 목소리가 참으로 듣기 좋았습니다.차에젖은몸을실었지만차가움보다는아이들과함께했던아름다운시간과친구녀석을만나면이얘기를해주어야지생각하니마음과몸이훨씬가벼워지는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