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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설교/김광일목사

그리스도의 일꾼-고전 4:1~5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는 한 사제의 아프리카 사랑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가난을 부유함으로, 고통을 기쁨으로, 척박한 땅을 비옥한 땅으로 바꾸어 줄 수는 없지만, 그 가난과 고통을 함께하며 살고자 떠난 곳에서 만난 지구 반대편 이웃들의 삶이 감동적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사제라는 신분을 넘어서서 평범한 이웃의 한 사람으로, 아픈 곳을 살피고 치료해 주는 의사로, 그리고 다양한 악기와 즐거운 노래를 가르치는 음악 교사로, 가난한 이들의 친구로 살아가는 이태석(李泰錫) 신부의 체험이 담긴 감동적인 휴먼 에세이입니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신부가 된 그는 남 수단에서 활동하던 제임스 신부를 통해 열악한 톤즈의 소식을 듣고 그 마을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이태석 신부는 가장 보잘것없는 이에게 하는 것이 나에게 하는 것이라고 하신 예수의 말씀이 바로 이들을 두고 하는 말이구나. 사람이 이렇게도 가난할 수 있구나, 이렇게 죽음 가까이서도 살 수 있구나를 느끼면서 이곳에서 선교활동을 하리라고 결심을 하였습니다. 그 후 전쟁과 가난과 무지의 오지 마을 톤즈에서 의료선교를 하면서 특히 나병환자들을 돌보았으며, 학교를 세우고 밴드를 조직해서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심어 주었습니다. 그러던 중 대장암 판정을 받고 한국에 돌아와 1여년 투병생활 끝에 2010114, 안타깝게도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비록 젊은 신부의 죽음은 모든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지만 그는 죽어서 더 큰 일을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의 죽음을 통해 의료 선교사 지원자가 늘어나고 많은 이들이 선교에 동참하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태석 신부, 그 분이야말로 진정한 그리스도의 일꾼이 아니겠습니까?

바울은 고린도교회 안에 심각한 분쟁으로 아볼로파, 바울파, 게바파등으로 교회가 분열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바울은 고린도교회를 향하여 아볼로, 베드로, 바울 자신도 모두 그리스도의 일꾼에 불과하다고 말하면서 한 지도자를 높이고 다른 지도자들을 무시하지 않도록 교훈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사람의 생각이나 인간의 정으로 얽힌 조직이 아닙니다.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리스도의 지체가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성도들은 그리스도께 속한 자이기에 서로 판단하거나 분열하지 말고 하나님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성숙한 교회 공동체를 이루는 길이 됩니다.

본문 1절에 나오는 그리스도의 일꾼이라는 구절에서 일꾼은 원어로 휘페레타스입니다. ‘배 밑에서 노를 젓는 노예라는 뜻입니다. 당시 큰 배에서 노를 젓는 하류 계층의 사람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일꾼은 그리스도께 속하여 그리스도의 명령에 따라 일하는 자입니다. 바울이 자신을 그리스도의 일꾼이라고 부른 까닭도 그리스도의 낮아지는 겸손의 모습이 분쟁의 해결책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세워지는 임원들은 마땅히 그리스도의 일꾼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본문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일꾼의 모습은 과연 어떠합니까?

첫째로 비밀을 맡은 자로 여겨야

밀라노의 주교 암브로시우스(Sanctus Ambrosius)4대 교부 중의 한 사람입니다. AD 390년 로마황제 테오도시우스는 데살로니가의 민란을 제압하기 위하여 1,500명의 양민을 학살하였습니다. 이러한 황제의 악행을 본 암브로시우스는 부활절에 황제가 교회에 들어오려고 하자 입구를 막아서며 들어올 수 없습니다라고 담대하게 말하였습니다. 황제가 다시 성탄절에 왔지만 역시 못 들어갑니다라고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황제가 성경에 보면 다윗도 죄인이 아니었습니까?” 라고 말합니다. 암브로시우스는 황제께서 다윗의 죄만 모방하시겠습니까? 다윗의 참회까지도 모방하셔야지요라고 외쳤습니다. 결국 황제는 회개한 후 밀라노 교회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후에 테오도시우스 황제는 암브로시우스를 이렇게 평가하였습니다. “내 평생 내게 진리를 말해 준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다. 그는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훌륭한 하나님의 일꾼, 밀라노의 암브로시우스이다. 나는 그로 인해 그릇된 길에서 돌이켜 올바른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암브로시우스는 복음의 사람이었습니다. 복음의 비밀을 맡은 자로서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그가 바로 참된 그리스도의 일꾼이었습니다.

 

본문 1절입니다.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로 여길지어다.” 여기의 맡은 자오이코노모스로서, ‘주인의 뜻에 따라 맡겨진 집안일을 처리하는 자라는 뜻입니다. 그리스도의 일꾼은 하나님 집의 일을 맡아 하는 사람들입니다. 무엇을 맡은 자들입니까? 하나님의 비밀입니다. 하나님께서 계시하신 구원의 신비, 인간의 지혜로 깨달아 알 수 없는 영적 진리인 복음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된 그리스도의 일꾼들은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스도 일꾼의 자격은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학력이 아닙니다. 오로지 하나님의 선택에 의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순전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복음의 비밀이 가장 소중한 일임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이 가장 기쁜 일임을 믿는 그리스도의 일꾼은 복음을 전하는 고통도 감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일꾼은 세상 풍조가 어떠하든지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가 되어 복음을 끝까지 전하는 책임을 지녀야 합니다.

둘째로 충성을 구하는 자가 되어야

미국의 명문대학 예일대학 교정에 한 젊은이의 동상이 서있습니다. 예일대 재학생으로 미국 독립전쟁에 자원입대했던 나단 헤일(Nathan Hale)의 동상입니다. 그는 전투에서 국가정보를 다루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불행하게도 영국군의 포로가 되었습니다. 적군은 그에게서 주요기밀을 빼내기 위해 혹독한 고문을 했고, 목숨을 살려 주겠다는 회유를 했지만 결국 그가 선택한 것은 자신의 목숨이 아닌 조국이었습니다. 1776년 그는 교수형에 처형됐고, 전쟁이 끝난 후 예일대는 그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고자 대학 캠퍼스 내에 동상을 세운 것입니다. 그의 동상 받침대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있습니다. “나는 내 조국을 위해 바칠 목숨이 단 하나뿐임이 안타까울 뿐이다 (I only regret that I have but one life to lose for my country).” 나단 헤일이 조국을 위해 충성하기를 원했다면 그리스도의 일꾼들은 구주되신 그리스도를 위해 충성하여야 합니다. 그 예수께 바칠 목숨이 하나밖에 없다는 것이 애통함이 될 수 있다면 그 충성이야말로 바로 그리스도의 일꾼들이 구해야 하는 모습이 아닙니까?

본문 2절입니다.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 여기의 구하라제테이테인데 명령형 동사입니다. 충성이 그리스도의 일군의 필수 불가결한 자질이기에 구해야 할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충성으로 번역된 피스토스신실성이 발견되는 것을 뜻합니다. 일꾼은 주인 앞에서 신실한 자로 인정받아야 하며 주인이 신뢰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일꾼은 오직 주인이신 하나님의 명령에 따르며, 맡겨진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신실하여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일꾼은 혼신의 힘을 다하여 충성해야 합니다. 분쟁을 그치고 주신 사명을 감당하여야 합니다. 자신의 기분과 감정에 따라 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 또 게을러서 마땅히 해야 할을 회피해서도 안 됩니다. 오직 하나님의 뜻에 따라 행하여 하나님이 신뢰하는 일꾼이 되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은 우리가 일 잘하는 것을 원하시기보다 맡겨진 일을 끝까지 감당하는 충성된 자가 되기를 더 원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셋째로 칭찬이 있는 자가 되어야

교향곡을 작곡하던 루돌프 켐페(Rudolf Kempe)라는 음악가가 비엔나에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가 원하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쓰고 고치기를 여러 번 반복하면서 만들어진 작품을 친구에게 보여주며 의견을 물었습니다. 친구들은 우수한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루돌프는 그 작품이 걸작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심혈을 기울여 곡의 완성을 위해 힘을 다했습니다. 마침내 그의 작품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교향악단이 그의 곡을 아름답게 연주해 주었습니다. 마지막 연주가 끝난 후 청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때 머리가 하얀 노인이 다가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으며 말했습니다. “잘했다. 루돌프, 정말 잘했어!” 젊은 음악가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습니다. 그 노인은 자신이 본받기를 원했던 가장 존경하는 스승이었습니다. 일꾼은 주인에게 인정받으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일꾼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도 격려가 되지만 하나님으로부터 충성된 종이라는 인정과 칭찬을 받아야 합니다. 부디 최선을 다하는 그리스도의 일꾼이 되어 하나님의 칭찬이 있는 일꾼이 되시기 바랍니다.

본문 5절입니다. “그 때에 각 사람에게 하나님으로부터 칭찬이 있으리라여기의 칭찬은 에파이노스로서 공동체가 의인에게 부여해 준 인정을 의미합니다. 본질적으로 하나님의 승인을 말합니다. 하나님의 승인을 받지 못하는 자들은 심판 받는 자가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일꾼들은 자신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하여야 합니다. 그 행위를 판단하실 분은 하나님뿐임을 믿어야 합니다. 따라서 자신이나 다른 이의 판단에 의존하지 말고 하나님의 판단에 따르는 칭찬을 구하는 일꾼이 되시기 바랍니다.

그리스도인은 모름지기 그리스도 안에 있는 일꾼입니다. 사람이 아닌 하나님의 칭찬을 소망하여야 합니다. 누가 큰 칭찬을 받고, 누가 큰 상을 받을 것인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아십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얼마나 순수한 동기로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했느냐에 따라 그 칭찬이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여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께 칭찬 받는 일꾼이 되시기 바랍니다.

미국 미네소타 주에 있는 브루클린파크 감리교회에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1984년 겨울 미네소타 주의 기온이 영하 34도까지 내려갔습니다. 너무 춥고 눈이 많이 오자 주일이 되었는데 평소의 절반도 교인들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길이 얼어붙고 살인적 추위로 인해 몸이 약한 사람들이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88세의 골디 슈리버(Goldy Schriber) 할머니가 직접 자동차를 운전하여 100세인 애나 해밀톤(Anna Hamilton) 할아버지를 모시러 가서 그를 차에 태웠습니다. 그리고 교회 가는 길에 94세된 프랜 스팍스(Fran Sparks) 할아버지까지 모셔서 교회에서 함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 모습을 본 목사가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물었습니다. “할머니! 위험하지 않습니까?” 그러자 할머니가 겸손히 대답하였습니다. “작은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뿐이지요.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하는 것뿐인데 아직도 목숨을 건 충성은 못하고 있답니다.” 그 모습에 감동한 담임목사가 감리교신문에 기고하였고 이 기사는 많은 교인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하려는 그 모습이 바로 그리스도의 일꾼의 모습이 아닙니까?

부디 바른 그리스도의 일꾼이 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로 여기시기 바랍니다. 변함이 없는 충성을 구하는 자가 되어 사명을 감당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 하나님의 칭찬을 받는 임원들과 복된 성도들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016-01-09 18:2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