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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설교/김광일목사

선한 청지기인가-벧전 4:7~10

시인 류시화의 저서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은 인도 여행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모아놓은 책입니다. 그는 인도를 10번 정도 여행하였는데 어느 지역에서 일을 보게 되었습니다. 가방을 의자에 올려놓고 잠시 딴 곳을 쳐다보는 사이에 인도 사람이 오더니 가방을 열고 물건을 가져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를 붙들고 왜 함부로 남의 물건을 꺼내 가느냐? 내 것인데라고 했더니 그 인도사람이 정색을 하면서 말하는 겁니다. “어떤 이유로 이 물건이 당신의 소유라고 생각합니까? 당신은 잠시 이 물건을 관리하고 맡고 있을 뿐입니다. 주인이 모자를 벗어 잠시 걸어 놓는다고 모자가 벽의 소유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하나님이 잠시 모든 것을 맡겨두었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잠시 맡고 있는 것이지 당신 것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억지 같지만 주어진 재물을 선한 일에 선용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물질의 주인은 따로 있구나. 모든 물질의 소유가 내 것인지 알았는데 주인이 따로 있구나. 나는 물질과 시간과 재물을 그분을 위해 바로 사용할 때 그분이 기뻐하시는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노라 고백하였습니다.

베드로전서는 네로 황제에 의한 본격적인 박해가 시작될 즈음에 사도 베드로가 소아시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성도들에게 구원의 소망을 가지고 박해에 대해 인내 할 수 있도록 격려하기 위해서 보낸 편지입니다. 베드로는 수신자들이 종말과 재림이 멀지 않았다는 사실로 위로 받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본문은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라고 시작하고 있습니다. 베드로 시대의 성도들이 세상의 종말과 주님의 재림으로 위로를 받았다면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그 때보다 더욱 종말과 주님의 재림으로 위로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종말이 오면 믿음으로 살았던 사람들을 영원한 천국으로 인도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베드로는 본문을 통해 만물의 마지막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교훈하고 있습니다. 믿는 자들을 하나님의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청지기는 누구입니까? 원문은 오이코노모스인데 신약에 10회 정도 사용되었습니다. 영어로 스튜어드(steward)라고 하는데 가옥이나 재산을 관리하며 주인을 대리하는 직책을 가진 자를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청지기는 주인의 것을 위임받아 고용된 사람이기에 마음대로 해도 안 되고, 주인의 소유를 허비해도 안 됩니다. 다만 주인의 소유를 주인이 원하는 대로 효과적으로 관리하여 주인에게 최대의 만족과 이익을 주어야만 합니다. 주인이 성실하게 일했는지 평가하는 날이 있기 때문입니다.

선한 청지기로 한 해를 살아오셨습니까? 아니면 불의한 청지기로 살아오셨습니까? 어떤 청지기로 살아오셨습니까? 본문은 선한 청지기가 감당해야 할 일을 설명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 한 해 동안 선한 청지기의 사명을 잘 감당하였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선한 청지기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우리는 선한 청지기의 모습에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첫째로 기도하는 청지기였는가

200210월은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공포의 달이었습니다. 얼굴 없는 연쇄 저격범에 의해 무고한 시민 10명이 계속적으로 살해당하고 3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두 어쩔 줄 몰라 하던 때 미궁에 빠진 문제를 해결하고자 크리스쳔 트럭 운전사들의 기도회가 열렸습니다. 기도회에 참석한 트럭 운전사요 교회 주일 학교 교사였던 란 랜츠(Ron Lantz)는 다음 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경찰에 신고된 자동차 쉐브레를 발견합니다. 그의 신고로 15분 후 도착한 경찰에 의해 범인은 체포되고 살인극은 한 달 만에 막을 내립니다.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랜츠의 대답은 단순했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 “그래도 총기를 지닌 범인을 상대하기 위해 용기가 필요하지 않았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그는 대답합니다. “우리는 기도했고요. 하나님은 하나님의 일을 하시라고 믿었습니다.” 그에게 기도는 사역의 방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보상금 수령을 거절하고 보상금 전액을 피해자들에게 쓰도록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가장 비극적인 사건이 가장 감동적인 사건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바꾸었습니까? 바로 기도였습니다. 하나님은 기도를 믿고 기도로 역사를 바꿀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일은 사람의 재주나 열정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도가 사역의 방법임을 믿는 사람들을 하나님은 기다리십니다. 기도로 사역하는 청지기들이 되어야 합니다. 한 해동안 기도의 청지기 사명을 잘 감당해오셨습니까?

본문 7절입니다.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청지기는 기도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선한 청지기로 살아가려면 반드시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는 하나님과 영적 교제입니다. 기도 없이는 하나님의 뜻을 이해할 수 없고, 하나님의 뜻을 행할 수도 없습니다. 기도 없이는 연약한 우리가 하나님이 주신 것들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기도는 항상 계속되어야 합니다. 평안할 때도 기도해야 하고, 문제가 있을 때도 기도해야 합니다. 새벽에도 기도해야 하고 밤에도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기도를 통해서 역사하십니다. 그러므로 깨어 근신하며 기도해야 합니다. 사단은 기도의 청지기인 우리들이 기도하지 못하도록 세상 것에 더 분주하게 만듭니다. 기도의 청지기가 되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러므로 더욱 힘써 하나님을 바라보고 기도해야만 합니다. 중대한 일을 앞에 놓고 더욱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할 때 더 큰 역사가 일어납니다. 기도하는 선한 청지기가 되어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하시기 바랍니다.

둘째로 사랑하는 청지기였는가

미국 시카고의 한 교회학교에 불량기가 가득한 소년이 나왔습니다. 허름한 복장과 적의에 가득 찬 표정, 소년은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로 인해 심신에 큰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거지처럼 남루한 차림의 옷과 험상궂은 소년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오직 한 사람, 교회학교 교사 파라(Fara)는 소년을 꼬옥 껴안으며 깊은 사랑을 보여주었습니다. 파라 교사는 소년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극진히 사랑으로 대해주었습니다. 그때부터 얼음처럼 꽁꽁 얼어붙어 있던 소년의 마음이 조금씩 녹아 내렸습니다. 그리고 적의에 찬 얼굴에 잔잔한 웃음꽃이 피어났습니다. 소년의 이름은 드와이트 무디(Dwight Moody)입니다. 세계적인 부흥사로서 수백만 명의 영혼을 하나님께 인도한 미국 최고의 부흥사가 된 것입니다. 한 교회학교 교사의 진실한 사랑이 불량소년을 부흥사로 만들었던 것입니다. 사랑의 힘은 위대합니다. 사랑은 고장 난 인생을 정상의 인생으로 바꾸어놓습니다. 사랑은 비극적인 인생을 희망적인 인생으로 변화시킵니다. 사랑으로 고치지 못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한 해 동안 사랑하는 청지기의 사명을 감당하셨습니까?

본문 8절입니다. “무엇보다도 뜨겁게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선한 청지기는 사랑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사랑은 허다한 허물을 덮어줍니다. 약점도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기도가 필수적이라면 이웃과의 관계에서는 사랑이 필수적입니다. 은혜 받은 성도는 사랑해야 합니다. 마음에 맞지 않는 부분까지 사랑해야 합니다.

교회에 사랑이 없으면 갈등이 생깁니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편을 가릅니다. 내 편과 네 편을 구분합니다. 편을 가르는 것은 마귀가 하는 일임을 알아야 합니다. 교회는 내 편 네 편이 없습니다. 모두 다 주님의 편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사랑해야 합니까? 예수 그리스도처럼 사랑해야 합니다. 예수는 자기를 못 박아 죽이는 이들을 보면서 저들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부르짖었습니다. 예수의 사랑을 본받아야 합니다. 마귀는 잘한 것을 덮고 잘못한 것은 들추어냅니다. 그러나 예수는 잘한 것은 드러내고 잘못한 것은 감추어 주십니다. 사랑하는 청지기가 되어야 합니다.

참 신앙은 하나님과의 관계만 가지고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마음과 목숨과 힘과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만큼 이웃을 자기의 몸과 같이 사랑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나님과의 관계는 중시하면서 사람과의 관계를 소홀히 합니다. 이것은 온전한 신앙이 아닙니다. 사랑하되 열심으로 해야 합니다. 계속해야 합니다. 마지못해 하는 사랑은 아름답지 못합니다. 선한 청지기처럼 예수 사랑을 가지고 이웃을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셋째로 봉사하는 청지기였는가

인촌상 공공봉사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었던 운보 김기창(金基昶) 화백의 말입니다. “예술이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인데 궁극적인 아름다움은 남을 위한 봉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작업을 통해서는 정적인 기쁨을 얻을 수 있고, 봉사에서는 동적인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김기창 화백은 8살 때 학교 운동회날 심하게 장티푸스를 앓고 나서 후천성 청각 장애자가 되었습니다. 그 후 17살 때부터 화가의 길을 걷게 되고 약 70년 동안 그림을 그린 돈으로 청읍회관을 설립하고, 한국 농아복지회 회장이 되어서 매년 1억원이 넘는 돈을 기부하면서 불행한 청소년들을 위해 써 왔습니다. 김기창 화백은 자기 인생에 대해 화가가 예술만을 위해 살다보면 환쟁이로 전락하지만, 봉사가 곁들여지면 정말 예술가가 되지요라고 고백했습니다. 한 해동안 봉사하는 청지기의 사명을 감당하셨습니까?

본문 10절입니다.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같이 서로 봉사하라선한 청지기는 봉사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청지기는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비록 자기 것은 아니지만 주인 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입니다.

모든 봉사는 하나님이 힘을 주셨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하나님이 건강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이 재물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이 믿음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이 지혜를 주셨습니다. 하나님이 은사를 주셨습니다. 하나님이 은혜를 주셨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것이지 내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또한 부족하면 하나님이 공급해 주실 것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기도하지 않고 봉사하는 사람은 자기 것으로 봉사하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그러나 기도하는 사람은 자신의 힘이 부족함을 알기 때문에 언제나 하나님의 힘을 간구합니다.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고, 물질을 구하고, 능력을 구하고, 건강을 구하고, 환경을 구하고 모든 것을 다 구합니다. 모든 것을 다 하나님께 공급받습니다. 하나님의 것을 가지고 봉사하기에 봉사하고서 더 큰 은혜를 받습니다. 하나님께 쓰임 받는 행복에 젖어 삽니다.

시골학교의 졸업식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학교장이 말씀하셨습니다. “지금은 특별하게 준비된 순서입니다. ‘손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찾기 대회입니다. 아름다운 손을 추천해주세요.” 한 소년이 할아버지를 부축하며 단상으로 모셨습니다. 교장이 단앞에 나온 사람들의 손을 들여다보며 심사를 시작합니다. “ 왜 할아버지의 손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느냐?” 교장의 안경 너머의 눈에 궁금증이 가득했습니다. “우리 할아버지 손에는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져 있어요.” 순간 장내가 조용해졌습니다. “손에 무슨 그림이 그려져 있니?” “여기. 지금은 나이가 많아 그만 두셨지만, 할아버지의 도움을 받고 사셨던 꽃동네 식구들이 웃는 모습이 그려져 있잖아요. 이 손에요.” 한 해 동안 선한 청지기가 되어 열심히 봉사하며 달려 오셨습니까?

우리는 하나님 집의 선한 청지기들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집인 교회를 잘 섬겨야 합니다. 선한 청지기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은사를 활용하며 하나님의 공동체를 세워가야 합니다. 선한 청지기는 하나님의 교회를 섬기는 자로서 자기의 유익이 아니라 교회의 유익을 구하는 자들입니다.

어떤 청지기로 살아오셨습니까? 모름지기 그리스도인들은 훗날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하는 선한 청지기가 되어야 합니다. 부디 기도하는 청지기가 되시기 바랍니다. 사랑의 청지기가 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봉사하는 청지기가 되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복된 성도들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015-12-26 17: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