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더 값진 예물
“하나님의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치 아니 하시리이다” (시 51:17)
다윗의 실패
오늘날 조국 교회가 직면한 모든 신앙적인 위기 한가운데는 예배의 위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잘못된 예배 한가운데에는 예배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예배자들의 삶이 있고 예배자들의 삶 중심에는 예배자들의 마음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본문(시편51편)은 우리에게 신앙에서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들을 지적해 줍니다. 다윗은 실로 하나님 앞에 순전하고 흠 없는 삶을 살아온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믿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일생에 두 번의 커다란 죄를 범합니다. 하나는 왕이 된 후에 하나님의 뜻을 어기고 인구조사를 실시한 것이었고 또 하나는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와 동침한 것이었습니다. 인구조사를 한 것 자체는 지극히 행정적이고 전치적인 결정이었기 때문에 그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신앙적으로는 문제가 되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 기름부음을 받아 왕이 된 다윗이 하나님을 의뢰하며 나라를 다스려나가지 않고 세상 사람들이 자랑하는 병사와 백성의 수를 의지하고자 하는 마음을 반영한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하나님의 징계가 있었고 거기서 다윗은 크게 회개하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시편 51편의 참회의 배경이 되고 있는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와의 간음사건 이었습니다. 다윗에게 이 사건은 그가 일찍이 맛보았던 하나님의 선하심과 모든 은혜의 세계를 능가하는 커다란 고통과 시련을 겪게 한 사건이었습니다.
고통으로 보낸 나날들
범죄한 후 다윗은 아름다웠던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는 아픔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다윗에게 최대한 고통이었습니다. 이 범죄로 인하여 그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 들어서게 되었고 하나님 앞에서 일구었던 그 탁월한 영적인 삶에서 하나님 사랑의 빛이 어두워졌습니다. 그것이 무엇으로 말미암아 일어났든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은 모두 회복을 위하여 애씁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 자녀의 영적 본성입니다. 아마 다윗도 하나님과의 영적 단절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회복을 위하여 몸부림쳤을 것입니다.
죄의 능력
죄는 우리로 하여금 범죄 할수록 속박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를 종 삼으려고 합니다. 다윗도 이러한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순간에 저지른 범죄였지만 이제 우리아의 아내인 밧세바와 맺은 관계 때문에 그는 충성스러운 우리아를 죽도록 꾀를 내고, 잘못된 줄 알면서도 여전히 그 여인과 관계를 계속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윗이 비록 그것이 옳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을지라도 그것을 깨달았을 때는 그 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자신의 손에 있지 않았습니다. 그는 죄악의 수렁 속에 점점 더 깊이 빠져 들어가 아름다운 영적 삶의 모든 축복들을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도 그는 매일매일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었을 것입니다.
영적 회복의 계기
선지자 나단은 그의 잘못을 지적했고 그 지적 앞에서 다윗은 더 이상 숨길 수 없이 드러난 자기의 죄를 인식하고 하나님 앞에 통회 하였습니다. 다윗은 어느 날 무너지는 것 같은 통곡으로 하나님 앞에 용서를 구하며 매달려 참회합니다. 잘 견디며 참회합니다. 잘 견디며 살아가고 있을 것 같았던 자신의 영적인 상태에 대한 애통함과 깨어진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슬픔이 그의 마음속에 거룩한 정서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하나님과 교통하던 자신의 영혼의 축복을 다시 회복하기를 간절히 사모하였던 것입니다.(시 51:10:12)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습니까? 그럭저럭 견디며 살아가던 다윗으로 하여금 범죄로 말미암아 잃어버린 영적인 축복을 생각나게 하고 그리하여 그것을 사모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킨 것이 무엇이었습니까? 무엇을 통해서 그렇게 애통하는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용서를 구하며 매달리게 되었습니까?
참회케 하는 말씀
그것은 나단 선지자의 지적이었습니다. 다윗으로 하여금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고 자기의 죄를 인하여 애통하게 만들었던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었습니다. 우리가 죄악으로부터 돌이키고 하나님을 떠난 불순종으로부터 돌아서서 하나님께로 나아오는 이 모든 일들은 영혼의 변화를 통해서 가능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진리가 여러분을 깨닫게 하는 일 없이는 올바르게 하나님을 추구할 수 없습니다. 진리의 빛으로 자신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지 못하고서는 자신의 허물을 뉘우치며 애통해하는 일도 불가능하고 영적인 침체로부터 회복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이 우리를 진정한 회개로 인도하고 잘못된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르게 고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용서를 체험하라
다윗은 하나님을 버렸으나 하나님은 다윗을 버리지 아니하셨습니다. 선지자를 보내셨고 선지자는 말씀을 가지고 다윗 앞에 다가왔습니다. 그는 외쳤고 그 말씀은 다윗의 가슴을 찔렀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말씀 앞에 엎드렸고 죄악을 통회하게 되었습니다. 불현 듯 이전에 잃어버렸던, 다시 찾기 위해서 수없이 몸부림쳤지만 실패했기 때문에 거의 포기했던, 하나님과의 친밀한 사랑과 그분과의 관계에서 오는 영적인 은혜가 그리움으로 밀려왔습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오직 하나님의 용서뿐이었습니다. 불결한 마음을 바꾸사 정결한 마음을 만드시고 사라져버린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해주시는 것뿐이었습니다. 자신으로 하여금 기름부음을 받은 자로서 하나님 앞에 살아가게 하는 주의 성령을 거두시지 말도록 애원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습니다. 구원의 즐거움이 사라져가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기에 그는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목마른 것같이 그렇게 주의 성령을 거두지 말아달라고 애원하였던 것입니다.
이 모든 일들이 죄에 대한 용서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사랑하는 성도들이여, 무엇이 여러분의 삶을 변화시켜 주리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제는 잃어버리고 살아가고, 또 한편으로는 포기하며 살아가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새롭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어디로부터 온다고 믿으십니까? 말씀을 통해 깨닫게 하시는 하나님의 용서 이외에 무엇으로도 이 일을 성취할 수 없습니다. 진리의 말씀이 여러분의 삶의 모습을 스스로 보게 하고 그것을 지켜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느끼게 할 때에 여러분은 자신의 악한 삶을 하나님 앞에 용서받고 싶어 하게 됩니다.
깨달은 진리
밧세바와 간음한 사건은 다윗으로서 변명할 수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인간적으로 볼 때 그는 매우 외로운 처지에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사랑에서 소외된 가운데 자라야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그를 다른 형들만큼 고귀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형제들에게도 살붙이 취급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사랑하던 아내 미갈에게도 존경받지 못하며 살았습니다. 그는 사울을 미위한 적이 없었지만 사울은 그의 생명을 노렸습니다. 그렇게 다윗의 생명을 노린 그는 안타깝게도 그의 장인이었습니다. 그의 뱃속으로 낳은 아들은 왕위를 빼앗겠다고 칼을 들고 일어섰습니다.
그러한 인생의 여정 한가운데서 단 한 사람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모든 것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안타깝게도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불륜의 관계였습니다. 인간적으로는 동정이 가는 사연이지만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 범죄는 범죄였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고통은 영혼의 고통이었습니다. 시련의 골짜기에서도 하나님의 얼굴을 뵈옵는 신앙적인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에 낙심치 않고 살아갈 수 있었는데 이제는 모든 것이 태평하여도 그는 평안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얼굴을 뵈올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죄악은 그의 영혼을 곤고하게 하였습니다.
다윗은 이 깊은 영적인 고통 속에서 하나님의 성품을 더 깊이 깨닫게 되었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자녀들의 영적생활을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이었습니다. “주는 제사를 즐겨 아니하시나니 그렇지 아니하면 내가 드렸을 것이라 주는 번제를 기뻐아니하시나이다” 하나님께서 제사를 즐겨하지 않으신다고 한 다윗의 고백은 바로 그가 영적인 침체 속에서 깨닫게 된 또 다른 진리였습니다. 이것은 하나님 자녀들의 신앙생활의 영적 측면을 보여줍니다. 주님이 받으시는 것은 태워드리는 짐승의 연기와 뿌리는 피나 잘라드린 짐승의 고기가 아니라 그것을 가지고 나와 제사 드리는 그 사람의 심령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종교생활과 신앙생활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말 가운데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은 없습니다.
갈망이 없는 신앙생활
오늘날 우리교회생활을 생각해 보십시오. 오늘날과 같이 교회가 형식적인 신자들로 들끓는 시대에는 이러한 귀한 교훈이 더욱 낯설게 느껴지는 법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에 대한 갈망이 없는 사람들이 가득한 예배당은 단지 마음이 허한 사람들의 종교적인 회합 이상 아무것도 아닙니다. 형식적인 예배가 하나님을 향한 영적인 추구를 대신하고 있고, 일주일 동안의 악한 삶에 대한 교인들의 알량한 죄의식을 보상해 주기에 급급해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섬긴다는 이름으로 여러 가지 분주한 일로 애쓰기도 하지만 하나님께서 그 모든 것들에 대하여 관심이 없으심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하나님 때문에 상한 마음
다윗은 하나님이 받으실 만한 제사의 절대적인 조건을 이렇게 말해줍니다.
“하나님의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치 아니 하시리이다”(시 51:17)
주께서 구하시는 것은 상한 심령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상한 심령’. 이것은 상처 입은 심령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상처입은 심령을 받으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죄인임을 깨닫고 거룩하신 하나님과의 사귐을 갈망할 때 우리의 마음을 상한 마음이 되게 하십니다. 거룩하신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하나님을 떠난 자신의 삶이 죄된 것임을 더 깊이 깨닫게 하십니다.
그리하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만을 바라보는 상한 마음이 되게 하시는 것입니다. 다윗이 바로 이 같은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이전에 알던 거룩하시고 광대하신 하나님을 그리워하며 그분을 추구하게 되자 그는 자신의 불결하고 추악한 죄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보지 못하였던 커다란 구덩이가 죄인인 자신과 거룩하신 하나님 사이에 놓여 잇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탄식하며 절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내가 어떻게 이 더러운 죄인의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다윗으로 하여금 상한 심령이 되게 했던 것입니다.
가난한 마음 상한 심령
날마다 자신의 죄된 모습을 형식적인 교회생활 속에 감추면서 하나님과의 대면을 회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결코 참회를 경험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회개하는 자들 위에 부어주시는 사죄의 은총도 체험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결코 하나님 앞에 상한 심령으로 나아가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기억하십시오. 하나님을 향한 갈망이 우리에게 없다면 우리의 모든 종교생활도 결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뵈옵게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상한 심령이 없이 교회생활을 계속하는 것은 거룩하신 하나님을 우롱하는 처사입니다. 하나님의 은혜 언저리를 맴돌고 은혜에 대하여 말하게 하지만 그 은혜를 맛보게 하고 그 풍성함 속으로 들어가게 하는 것은 하나님을 갈망하는 상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그 상한 마음은 통회에 이르는 마음입니다.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하나님을 사랑하기 원하는 간절하고 열렬한 갈망이 언제나 우리에게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갈망이 우리의 기도와 여러 모양의 헌신과 수고와 예배와 복음을 전하는 일과 성결한 삶에서 그 모든 것을 지배하는 정신이 되어야 합니다.
맺음말
주님이 원하시는 것은 제사도 아니고 번제도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하나님을 갈망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마음이 하나님께로 먼저 돌아가는 것입니다. 반복되는 형식적인 교회생활 속에 묻혀버린 하나님 자신을 향한 갈망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영적 회복을 위한 지름길 입니다. 그는 비록 한 순간 범죄하였으나 회개를 통해 더욱 순결해졌고 하나님을 더욱 깊이 아는 지식을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하나님은 종교생활로 신앙생활을 대신하고, 영적 삶을 분주한 교회생활로 대치하려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네 마음을 내게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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