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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십계명을 어떻게 지켜야 할 것인가? 출 20:1-2

오늘, 십계명을 어떻게 지켜야 할 것인가?

 

출 20:1-2

 

   “과연 오늘에도 십계명을 그대로 지켜야 하는가?” 많은 신학자들이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런 문제제기에 심정적으로 동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음 몇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 오늘 복음의 시대를 살고 있는데 율법의 핵심인 십계명을 글자 그대로 지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 오늘의 시대 상황과 십계명이 주어진 3500년 전의 시대 상황이 너무 달라서 동일한 법 규정을 그대로 지킨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 일방적으로 ‘하라’, ‘하지 말라’는 식의 독단적인 교훈 방식이 현대인들에게 거슬려 보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십계명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지 않습니다. 십계명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고, 대체로 그 내용이 어떤 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대로 지키려고 마음속에 담아두고 명심하고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물론 그러다 보니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십계명 조항을 있는 그대로 지키고 있지 않습니다.

   과연 우리는 십계명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옛 교훈으로 그저 참고만 해도 되는 것일까요? 아니면 오늘도 있는 그대로 철저하게 지켜야 하는 것일까요?

   이 답을 찾기 위해서는 성경을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중심으로 이 문제에 대해 접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 십계명을 주셨는가?

   우선 우리는 하나님께서 왜 십계명을 주셨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이 십계명과 우리의 관계를 설정하는 토대를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출 19:1을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있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을 떠난 지 삼 개월이 되던 날 그들이 시내 광야에 이르니라.” 이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명에 순종하여 출애굽을 한 지 두 달이 지나고 셋째달이 되던 날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출애굽하여 두 달 만에 시내광야에 도착했다는 것입니다.

   지난 두 달을 돌아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순간순간 체험했습니다.

   우선 구름기둥과 불기둥이 자기들 앞길을 인도하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홍해가 갈라져서 바다를 육지처럼 걸어서 건넜고, 추격해 오는 애굽 군대가 수장되는 놀라운 장면을 눈앞에서 보았습니다. 마라를 지날 때 먹을 수 없던 쓴 물을 변화시켜주셔서 먹게 되고, 매일 하늘에서 내리는 만나를 먹고, 므리바에서는 반석에서 물을 솟게 하셔서 마실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르비딤에서는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승리하는 쾌거를 체험했습니다.

   그러니까 이스라엘 백성은 지난  두 달 동안 하나님께서 자기들과 함께 하시는 놀라운 체험을 해 온 것입니다. 이런 체험은 다름 아닌 구원의 체험이었습니다. 애굽으로부터의 구원, 광야로부터의 구원, 그리고 적의 공격으로부터의 구원을 실제로 뜨겁게 체험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이 중요합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과 언약을 체결하셨습니다.

   출 19:3을 보면 하나님께서 모세를 시내산으로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19:5-6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이제 모세가 내려와 이 말씀을 백성에게 전했습니다.

   그 때 백성이 대답했습니다. “여호와께서 명하신 대로 우리가 다 행하리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여호와께서 제시한 언약의 조건을 받아드리기로 한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시내 광야에서 여호와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에 언약이 체결된 것입니다. 그 결과 여호와는 이스라엘 백성의 하나님이 되시고, 이스라엘 백성은 여호와 앞에서 제사장 나라가 되고 거룩한 백성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출 20장을 보면 하나님께서 모세를 다시 시내산으로 부르셨습니다. 모세에게 친히 말씀을 준비하셔서 전하라고 주셨습니다. 모세가 그대로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십계명입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왜 이스라엘 백성에게 십계명을 주셨는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구원하신 이스라엘 백성, 하나님과 언약을 맺어 거룩한 백성이 된 이스라엘 백성으로 하여금 거룩한 백성으로 살도록 안내해 주시기 위해서 십계명을 주신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더 이상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사람들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택함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특히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이 세상 그 어떤 사람들과 구별된 거룩한 백성이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룩한 백성은 거룩한 백성답게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저들에게 거룩한 백성답게 살 길을 알려주시기 위해 십계명을 주신 것입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십계명을 지켜야 구원을 받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십계명을 지켜야 거룩한 백성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저들은 자격이 없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았고, 거룩한 백성이라고 여김을 받았습니다. 저들은 값없이 공로 없이 이미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았고, 거룩한 백성이라고 여김을 받았습니다. 이제 감사한 마음으로 감격한 마음으로 그리고 기쁨으로 지켜가야 할 것이 바로 십계명인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어떻습니까? 이스라엘 백성과 다름이 없습니다.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지만 하나님께 하나님의 자녀로 택함을 받았습니다. 값없이 공로 없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이제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아야 합니다. 구원 받은 사람답게 살아야 합니다. 십계명은 이런 우리에게 길을 안내해 주는 지침서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로 십계명은 은혜인 것입니다.

   눅 15장의 비유가 생각이 납니다. 탕자는 아버지 품을 떠나 살며 아버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감당하지 못하겠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만 품꾼의 하나로라도 여겨달라는 심정으로 아버지께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이 탕자를 다시 아들로 받아들여주었습니다. 기쁨으로 받아들여주었습니다. 그 후 탕자는 어떻게 살았을까요? 과거와 달리 아버지를 섬기지 않았을까요?

   우리가 십계명을 대할 때 이런 마음이 필요합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감격한 마음으로 십계명을 지키고자 해야 합니다. 이 십계명이 은혜라는 생각으로 지키고자 해야 합니다.

십계명의 내용은 무엇인가?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자기들에게 지키라고 주신 말씀을 '토라'(torah)라고 불렀습니다. 이 토라의 말씀이 모세 오경에 기록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아예 모세 오경 자체를 토라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이 토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가르치는 사람들을 ‘율법사’, 또는 랍비라고 부릅니다. 이 랍비들이 오랜 세월 토라를 연구하고 가르쳐오면서 만들어 놓은 전통에 의하면, 토라의 말씀은 모두 613개 조항의 계명 형태라고 합니다. 그리고이 613개 조항 가운데 248개 조항은 “...을 하라”는 긍정적인 계명이고, 365개 조항은 “...을 하지 말라”는 부정적인 계명입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사람의 뼈마디 수가 248개이고, 1년이 365일이랍니다. 그래서 랍비들은 온 몸의 248개 뼈마디 하나하나가 모두 합하여 일 년 365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한결같이 613개의 계명을 지켜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주목할 것은 하나님께서 이 613개의 모든 토라의 말씀을 요약해서 먼저 말씀해주셨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십계명입니다. 이 십계명은 원래 그 뜻이 “10마디 말씀”(Decalogue)입니다. 다시 말해서 613개의 계명을 10개로 간략하게 요약해 주신 것입니다.

   20세기의 가장 대표적인 구약성서학자 가운데 한 사람인 카수토(Umberto Cassuto)라는 분은 왜 하필이면 10가지인가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그 이유를 찾았습니다. 바로 사람이 열 손가락으로 열 가지 계명을 손꼽으면서 언제나 기억하고 또 지키게 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그렇게 십계명으로 주셨다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해석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 10계명을 더 간단하게 두 가지로 축약해서 가르쳐주셨습니다. 마 22:37 이하를 보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그러니까 예수님께서는 10계명을 더 줄여서 2계명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바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입니다.

   개혁자 칼뱅은 십계명과 예수님의 두 계명을 연결해서 주목할 해석을 제시했습니다. 십계명이 두 돌 판으로 되어있는 것에 착안해서 이 십계명의 내용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첫 번째 돌 판에는 1-4계명이 기록되어있고, 두 번째 돌 판에는 5-10계명이 기록되어있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돌 판에는 하나님께 대한 계명이 기록되어있고, 두 번째 돌 판에는 이웃에 대한 계명이 기록되어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두 가지 계명의 관점에서 십계명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십계명의 기본 정신은 사랑이라는 점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이라는 점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구원 받은 백성으로서, 세상 사람들과 구별된 거룩한 백성으로서 하나님을 사랑하며 살아야 하고, 또한 이웃을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십계명은 사랑의 구체적인 표현이라는 점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첫째,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다음의 네 가지를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는 것입니다.

 

   하나, 하나님 이외에 그 어떤 다른 신을 두지 말라는 것입니다.

   둘, 우상을 만들거나 섬기지 말라는 것입니다.

   셋,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는 것입니다.

   넷,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것입니다.

 

  둘째, 이웃을 사랑한다는 것은 다음 여섯 가지를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는 것입니다.

 

   다섯, 부모를 공경하라는 것입니다.

   여섯, 살인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일곱, 간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여덟, 도둑질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아홉, 거짓 증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열, 이웃의 것을 탐내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십계명은 사랑의 계명입니다.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계명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알려주시는 계명입니다. 그리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알려주시는 계명입니다.

   

십계명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그러면 이제 우리는 십계명을 어떻게 지켜야 할까요?

 

우선, 감사한 마음으로 지켜야 합니다.

   십계명은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들에게 지키라고 주신 계명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아주 특별한 사랑을 받은 사람들에게만 주신 계명입니다. 하나님의 구체적인 구원과 실제적인 은총을 받은 사람들에게만 주신 계명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십계명을 대할 때 우선 하나님의 아주 특별한 사랑을 기억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대해야 합니다.

  옛날에 시골 마을에 가난한 과부가 아들 하나를 고생하며 키웠습니다. 이 과부가 나이 들어 병들자 아들은 어머니의 은혜를 생각하며 극진히 효도했습니다. 하루는 임금님이 이 마을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죽기 전에 임금님 용안을 멀리서라도 보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이 아들이 어머니 소원을 들어드리기 위해 어머니를 업고 길가에서 임금님 행차를 보게 되었습니다. 임금님이 그 모습이 갸륵해서 이아들을 궁궐로 불렀습니다. 자초지종을 듣고 큰 상을 내렸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같은 마을에 불효자가 있었습니다. 자기도 상 받을 생각에 어머니를 업고 궁궐 근처로 갔습니다. 임금님이 행차하시자 길거리에 섰습니다. 임금님이 그에 대해 조사토록 했습니다. 신하가 자초지종을 보고 했습니다. 임금님은 “효도는 흉내를 내는 것만으로도 좋은 일이니 그래도 상을 주라”고 했습니다.

  후에 이 소식을 들은 불효자는 깨닫고 진심으로 어머니께 효도를 다하게 됐다고 합니다. 겉으로 드러난 효도만 흉내를 내다가 결국은 마음으로 하는 효도까지 흉내를 내게 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나 부모님께 효도하는 일에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상을 받으려고 한다든지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십계명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 하나님께 상을 받으려고 지켜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지켜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께 받은바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지켜야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구체적인 실천으로 지켜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에게 십계명을 주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간단합니다. 십계명을 구체적으로 자기의 삶 속에서 실천하라고 주신 것입니다. 단순히 알고 이해하라고 주신 것이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 지키라고 주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마 7:21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더러 주여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말씀을 듣고 아멘 아멘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말씀을 그대로 지키는 사람들이 천국에 들어갈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일본전산 이야기]라는 책이 있습니다. 73년도에 세평의 창고에서 시작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한 일본전산이라는 기업의 성공 스토리를 써놓은 책입니다.

  이 책을 보면 일본전산이 성공할 수 있는 비결가운데 하나를 써놓았습니다. 바로 독특한 인재채용 방법입니다. 이 회사에는 입사시험이 없습니다. 대신 큰소리로 말하기, 밥 빨리 먹기, 화장실 청소하기, 오래 달리기 등을 통해서 신입사원을 채용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을 통해서 그가 가진 지식이 아니라 실천력을 체크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성경 말씀은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실천력입니다. 그 말씀을 깨닫고 그대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십계명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부해서 아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그 말씀 그대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십계명은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주신 소중한 명령입니다. 특히 택함 받고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은 꼭 지켜야 하는 소중한 명령입니다. 당연히 오늘 우리에게도 유효한 명령입니다. 우리도 택함 받고 구원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철저하게 실천해 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