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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강해/사도행전 공부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에 함축된 성령이해1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에 함축된 성령이해1
-사도행전 2:1-4 주석-
조 동 천

Ⅰ. 서 론

  신약성서에서의 성령 이해를 위해 가장 근본적으로 다루어야 할 것이 사도행전에 나오는 성령강림 사건일 것이다. 성령강림 사건은 구약과 신약에서의 예언의 성취라는 측면에서 뿐 아니라, 그 사건의 현상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성령에 대한 이해를 달리하게 되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하다. 성령강림 사건의 묘사를 통해서 초대교회는 성령을 어떻게 이해하게 되었으며 성령은 어떤 특성을 지닌 것으로 받아 들여졌을까? 오순절 성령 강림은 2:1-4에 그 현상이 극적인 생동감 속에서 묘사되고 있다. 그러나 그 표현이 청각과 시각의 복잡한 조화 속에서 함축적으로 묘사되어 있으므로 해석에 있어서 대단히 어려운 점들을 야기 시킨다. 이것은 영적인 실체와 사건을 자연적인 사물을 동원하여 설명해야 하는 피할 수 없는 인간 인식의 한계 때문이다. 본 소고에서는 2장 1-4절에 묘사된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을 사도행전 전체의 흐름에 나타난 누가의 신학에 비추어 치밀한 주석을 시도할 것이다. 이를 통해서 누가의 성령이해 그리고 본문이 공동체와 개인과 성령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 밝힘으로써 성령의 주된 역할이 무엇인지 알아볼 것이다.


Ⅱ. 사도행전의 구조

   R. G. Hoerber는 사도행전의 구조를 크게 3 가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여 소개하고 있다. 그 첫째는 인물 중심으로 나누는 것으로 두 부분으로 크게 나누어 진다.
A. 베드로의 사역 : 1-12장
B. 바울의 사역 : 13-28장
   이런 구조 분석이 가능한 이유는 베드로와 바울의 사역에 있어서 유사성 때문이다. 이것은 누가의 특징적인 기술 방식에서 연유된 것이다.
 
   두 번째는 1:8을 기본으로 한 지리적 구조 분석이다. 이것은 크게 3 부분으로 나누어 진다.
A. 예루살렘에서의 복음 증거 : 1-7장
B. 유대와 사마리아의 복음 증거 : 8-12장
C. 땅 끝까지 이르는 복음 증거 : 13-28장

   세 번째는 본문 안에 있는 6개의 요약 문(6:7, 9:31, 12:24, 16:5, 19:20, 28:31)들을 중심으로 6단계로 나누고 있다. 복음 전파에 있어서 각 단계마다 도약을 묘사하고 있다.
A. 예루살렘에서의 복음의 성장 : 1:1-6:7
                                 -----예루살렘
B. 복음이 사마리아로 감 : 6:8-9:31
                                 ----유대와 사마리아
C. 고넬료의 가정 구원과 안디옥 교회의 설립 :
                      9:32-12:24  ----이방 선교의 빛
D. 바울의 1차 전도 여행과 예루살렘 회의 : 12:25-16:5                           ----- 유대인과 이방인의 결합
E. 바울의 2차, 3차 전도 여행 : 16:6-19:20
                         ---------마게도냐와 아시아
F. 복음이 권세가 앞에서 그리고 로마에서 증언 됨 :
                                 19:21-28:31-----로마
   사도행전을 성령 행전이라고 할만큼 성령의 역할은 사도행전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데 이후 논하겠지만 그 성령의 역할이 주로 증거하는 사역이라는 것에 누가는 무게의 비중을 두고 있다(1:8, 5:32, 15:8). 이렇게 볼 때 사도행전의 구조를 나눔에 있어서도 증거라는 측면이 잘 반영된 두 번째의 지리적인 구조 분석이 합당하다 생각된다. 그래서 본인은 1:8을 기초로 다음과 같이 분석하여 제시한다.

I. 예루살렘에서의 증거 (1:1-8:3)
1. 성령을 통한 증인 공동체의 탄생 --------- 1:1-2:47
2. 성령을 통한 예루살렘에서의 증거 ----------3:1-8:3
II. 유대와 사마리아에서의 증거 (8:4-12:25)
1. 사마리아에서 빌립의 증거 ---------------- 8:4-40
2. 사울의 회심과 증거 --------------------- 9:1-31
3. 베드로의 기적과 증거 ---------------- 9:32-11:18
4. 안디옥 교회의 증거와 박해 ----------- 11:19-12:24
III. 땅 끝까지의 증거 (12:25-28:31)
1. 바울의 첫번째 선교여행 ---------------12:25-14:28
2. 이방 선교 위한 사도회의 -----------------15:1-35
3. 바울의 두번째 선교여행 -------------- 15:36-18:22
4. 바울의 세번째 선교여행 -------------- 18:23-21:14
5. 바울의 로마로 향해가는 선교 -----------21:15-28:31


Ⅲ. 본문 전후의 문맥

  본문 2장 1-4절은 사도행전 전체에서 수레 바퀴의 축과 같은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성령 강림 사건을 통해서 교회는 탄생해서 정체성이 특징 지위지고 확장되고 있으며, 이후 교회의 생성에 있어서 그 원리를 제공하는 본원적인 표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본문 앞에는 성령 강림을 위한 준비 단계가 철저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성령강림의 약속과 공동체의 기도와 조직의 정비 등으로 1장에서는 성령의 강림을 위한 모든 준비가 완료된다. 그리고 이어서 본문의 성령 강림 현상이 묘사되고(2:1-4) 그 후에는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서 그 사건의 객관성을 은근히 드러내고(2:5-13), 이어서 이 사건에 대한 현상과 의미를 공동체의 대표격인 베드로가 설교를 통해 명백히 하도록 고안되었다(2:14-36). 그 설교의 결과는 오순절 성령 강림의 웅장함에 걸맞게 외부적으로는 삼천 명이나 구원받고, 내부적으로는 공동체가 가장 이상적으로 견고하게 된다(2:37-47). 이렇게 볼 때 성령 강림(B) 앞부분에는 준비단계(A)가 설정되어 있고, 뒤 부분에는 의미와 결과(C)가 묘사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A. 성령 강림을 위한 준비(1:1-26)
a. 성령 강림의 약속(1:1-8)
b. 성령 강림의 필요성 : 승천(1:9-11)
c. 성령 강림 위한 영적인 준비 : 공동체의 기도(1:12-14)
d. 성령 강림 위한 조직의 준비 : 사도직의 충원(1:15-26)
B. 성령 강림 사건(2:1-13)
a. 성령 강림 사건의 묘사 : 증인의 권능(2:1-4)
b. 성령 강림에 대한 객관적 증거 : 사람들의 반응(2:5-13)
C. 성령 강림의 의미와 결과(2:14-47)
a. 성령 강림의 예언적 필연성 :
                    현상에 대한 베드로의 설교(2:14-21)
b. 성령 강림의 구원론적 역할 :
                    의미에 대한 베드로의 설교(2:22-36)
c. 성령 강림의 외부적인 결과 :
                   설교로 인해 구원받은 사람들(2:37-41)
d. 성령 강림의 내부적인 결과 :
                   탄생된 공동체의 특징(2:42-47)


Ⅳ. 본문 구조

  본문은 네 구절 밖에 안되지만 그 속에는 구조적인 완벽함과 심오함으로 인해 많은 의미들이 내재되어 있다. 가장 표면적인 구조는 다음과 같다.
A. 성령 강림의 시간적 배경 : 오순절 날(1절)
왜 오순절을 성령 강림의 때로 정했을까?
B. 성령 강림의 청각적인 현상 : 바람같은 소리(2절)
왜 성령 강림을 소리로 묘사 했을까?
C. 성령 강림의 시각적인 현상 : 불같이 갈라지는 혀(3절) 왜 성령의 임재를 혀로 표현 했을까?
D. 성령 강림의 은사적인 현상 : 다른 언어로 말함(4절) 왜 다른 언어가 성령의 권능으로 나오는가?

더욱 세분화 하여 분석하면 그 역동성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진다.

A. 성령 강림의 시기(1절)
1a : 하나님의 때가 채워짐 - 오순절이 가득 채워졌을 때(수동태)
1b : 사람들이 기다림 - 그 때까지 모두 함께 있었다(능동태)
B. 성령 강림의 공동체적인 현상(2절)
2a : 소리가 생겨 났음 - 바람이 몰아치는 것 같이 소리가 생겼음(수동적:m.d)
2b : 온 집에 가득찼음 -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에 가득 찼다(능동태)
C. 성령 강림의 개인적인 현상(3절)
3a : 혀가 보여졌음 - 불이 갈라지는 것 같이 갈라진 혀들이 보여짐(수동태)
3b : 개인에게 임재 - 그들의 각각 개인 위에 임재 했다(능동태)
D. 성령 강림의 결과(4절)
4a : 성령으로 충만해짐 - 그들 모두가 성령으로 충만해짐(수동태)
4b : 말하기를 시작함 - 성령이 말하게 하는데로 말하기를 시작했다(중간태)

   각 문장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지며, 주로 앞 부분은 수동적인 경향을 나타내고 이어지는 뒤 부분은 능동적으로 급변한다. 이런 묘사는 이것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성령 강림 사건이 굉장한 역동성으로 느끼게 한다. 더구나 중요한 동사들 중에 1절의 가득 채워졌다, 2절의 가득 찼다, 3절의 각각 개인에게 임했다. 4절의 충만해졌다는 묘사들은 연속적으로 풍성함을 강조함으로 그 능력과 분위기와 영향력에 읽는 이가 앞도 당하게 된다. 누가는 이런 세심한 노력으로 초대교회의 가장 중요한 사건을 인상 깊게 소개하고 있다.

   구조 분석을 통해 본 본문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1. 수동적인 현상이 능동적인 힘으로 급변하여 역동성을 부여하고 있다(특히 2,3,4절).
   2. 소리(2절), 혀(3절), 말하기(4절)는 모두 전도와 연관되어져 있는데 이것이 점진적으로 구체화 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구조에서부터 오순절 사건이 증인됨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초대교회(누가 공동체)의 선교에 대한 관심을 표현해 주고 있는 것이다.
   3. 성령의 임재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각 절의 앞 부분에 위치하고 뒤 부분에는 인간에게 끼쳐진 영향력이 묘사 되고 있다. 이것은 하늘의 주도로 하나님과 사람이 만나는 모습이 성령의 강림임을 누가는 구조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4. 성령의 임재로 나타난 증인의 자격은 듣고(하늘의 소리:2절), 보고(불의 혀:3절), 말하고(성령의 말하게 하심에 따라:4절)의 단계를 거쳐 생성되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5. 본문은 특이하게 kai가 많이 나오는데 한 문장에 두 개씩 나와서 문장을 이끌고 있다. 반면에 2:5-13에는 대조적으로 de가 많이 나오고 있다.


Ⅴ. 본문 번역

2:1 Kai. evn tw/| sumplhrou/sqai th.n h`me,ran th/j penthkosth/j
    h=san pa,ntej o`mou/ evpi. to. auvto,)
    그리고 오순절 날이 완전히 채워졌을 때에 ,
    그들 모두가 함께(같은 장소에) 그 때까지 있었다.
2:2 kai. evge,neto a;fnw evk tou/ ouvranou/ h=coj w[sper ferome,nhj pnoh/j biai,aj
    kai. evplh,rwsen o[lon to.n oi=kon ou- h=san kaqh,menoi\
    그리고 세찬 바람이 몰아치는 것처럼 갑자기 하늘로부터 소리가 생겨났었고
    그리고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에 가득하였다.
2:3 kai. w;fqhsan auvtoi/j diamerizo,menai glw/ssai w`sei. puro,j
    kai. evka,qisen evfV e[na e[kaston auvtw/n(
    그리고 그들에게 불이 갈라지는 것 같은 갈라진 혀들이 보여졌고
    그리고 그들의 각 개인 위에 임재하였다.
2:4 kai. evplh,sqhsan pa,ntej pneu,matoj a`gi,ou
    kai. h;rxanto lalei/n e`te,raij glw,ssaij kaqw.j to. pneu/ma evdi,dou avpofqe,ggesqai auvtoi/j)
    그리고 모두가 거룩한 성령의 충만을 받았고
    그리고 성령이 그들에게 말하도록 주시는대로 다른 언어로 말하기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