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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신앙의 핵심 두 가지(사 64:1-7)




대림신앙의 핵심 두 가지

(사 64:1-7)





매년 이맘때면 유럽에는 특별한 시장이 열립니다. 바로 ‘아기예수시장(Christkindlesmarket)’이라고도 하고, ‘크리스마스시장’ (Christmasmarket)이라고도 하는 ‘대림절시장’(Adventmarket)입니다. 이 대림절시장의 본고장은 독일입니다. 대략 3,400여개의 도시에 이 시장이 열립니다. 그러니까 대부분 독일의 교회가 있는 크고 작은 도시의 중앙광장에 이 시장이 열린다고 보면 됩니다.



이 시장에서는 우선 크리스마스 때 서로 나누게 될 선물을 팝니다. 특색 있고 맛있는 먹거리들을 팝니다. 대표적으로 하얀 파우더를 뿌려놓은 빵 슈톨렌, 크리스마스 비스킷 렙쿠헨, 계피와 레몬을 넣은 전통음료 글뤼바인 같은 것들입니다. 그리고 비싸지 않으면서 독특하고 정성스런 수제품들을 팝니다. 대표적으로 호두까기 인형, 천사, 산타클로스와 같은 목각인형들입니다.



그리고 이런 크리스마스 선물들과 함께 크리스마스트리, 인테리어소품들, 그리고 어둠을 밝힐 전구들과 같은 다양한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판매됩니다. 또한 대림절 기간에 집안에 켜놓을 여러 가지 초들도 판매가 됩니다.



이 대림절시장은 대체로 대림절 직전부터 성탄이브인 12월 24일 오후 2시까지 약 1달간 열립니다. 이 기간 동안 이 시장은 활기가 넘치고, 이 모습을 보기위해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옵니다. 그래서 이 시장은 비록 유럽에서 기독교 신앙의 열기가 식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번성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도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이어온 대림절의 전통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전통이 단지 시장에서만 경제적인 이유로 유지되고 있을 뿐입니다. 안타깝게도 대림절의 정신, 대림절이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영적인 메시지는 사라지고 그저 형식만 남아있습니다.



그러면 대림절의 정신은 무엇일까요? 대림절 신앙의 핵심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대림절이라는 말은 영어 ‘Advent’를 번역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Advent’는 라틴어 ‘Adventus’에서 온 말입니다. 여기서 이 Adventus라는 말은 ‘도착’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원래 대림절이라는 말은 Advent라는 원어의 의미로 볼 때, “주님의 도착”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주님의 도착이란 말은 주님께서 곧 “도착하신다”라는 선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선포는 “주님께서 곧 도착하실 테니 잘 준비하고 기다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Advent라는 말이 주님의 도착이라는 뜻을 가졌다면 ‘도착절’이라고 번역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기다릴 ‘대’(待)와 임할 ‘임’(臨)으로 번역해서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절기라는 뜻의 대림절이라고 번역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서양에서는 Advent라는 말로 주님께서 곧 오신다라는 선포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대림절이라 하여 주님 오심을 기다리라는 뜻의 메시지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림절 신앙의 핵심 메시지를 가장 잘 표현해 주는 말씀은 계 22:20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바로 “주예수여 오시옵소서.” 원어로 ‘마라나타’(maranata)입니다. 그런데 이 마라나타라는 말은 어법상 신비로운 점이 있습니다. 이 말을 어디를 끊어서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뜻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우선 마란(maran)과 아타(ata)를 끊어서 해석하는 것입니다. 문법상 완료형이 됩니다. 다시 말해서 과거에 이미 이루어진 사건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해석한다면 마라나타는 “주님께서 이미 오셨다”라는 뜻이 됩니다.



다음으로 마라나(marana)와 타(ta)를 끊어서 해석하는 것입니다. 문법상 미래형이 됩니다. 다시 말해서 미래에 이루어질 일에 대한 기대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해석한다면 마라나타는 “주님께서 오실 것입니다”라는 뜻이 됩니다.

결국 이런 문법상의 신비로움은 대림절 신앙의 핵심이 두 가지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이미 오신 예수님을 기억하며 감사하고 축하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다시 오실 예수님을 소망하며 기다리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대림절 기간에 그리스도인들이 마음에 깊이 새겨둬야 할 소중한 메시지를 전해 줍니다. 물론 본문은 직접 대림절과 연관된 내용은 아닙니다. 이사야 선지자가 바벨론 포로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해주는 위로와 소망의 예언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 속에 대림절 신앙의 핵심 두 가지를 그대로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1. 이미 오신 메시아에 대한 찬양



본문 3-4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주께서 강림하사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두려운 일을 행하시던 그때에 산들이 주 앞에서 진동하였사오니 주 외에는 자기를 앙망하는 자를 위하여 이런 일을 행한 신을 예부터 들은 자도 없고 귀로 들은 자도 없고 눈으로 본 자도 없었나이다.”



이사야 선지자는 지금 바벨론 포로로 고통 중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위로와 소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장차 하나님께서 백성 가운데 임하셔서 저들을 구원하실 것을 말씀하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이전에 먼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미 하나님께서 저들에게 임하셔서 구원하셨던 일을 다시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장차 임하실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믿고 기대하기 전에 저들이 먼저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이미 이스라엘 백성에게 임하셔서 구원의 놀라운 일을 행하신 하나님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을 믿고 감사와 찬양을 드리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장차 임하실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기대하는 믿음의 기초가 되기 때문입니다.



대림절의 소망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구원의 놀라운 역사를 이루셨습니다. 우리가 주님의 이 구원의 역사로 죄사함 받고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됐습니다. 우리가 대림절에 먼저 이 사실을 믿음으로 고백하고 감사하며 찬양해야 합니다. 이로써 다시 오실 주님의 약속을 믿고 기다릴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두주 전 중국선교 여행 중에 도교사원을 방문한 일이 있습니다. 중국선교를 위해서는 중국의 종교를 알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천성 기독교 양회 주석 요목사님의 도움으로 도교의 본산지라 할 수 있는 성도의 청양궁에서 도교의 교역자인 도관의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도교는 중국의 후한시대에 장도릉이라는 사람이 도를 깨달은 뒤 세운 중국의 토착종교입니다. 당시 이 장도릉은 노자를 교조로 삼고 초기 도교의 틀을 잡았습니다. 그러나 이 때 아직 도교는 하나의 종교라기보다는 민간신앙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다 3-4세기경에 불교의 영향을 받아 하나의 종교로서 그 틀을 갖추게 됐습니다.

이 도교에서는 최고의 신으로 옥황상제(玉皇上帝)라고도 하는 원시천존(元始天尊)을 섬기고 있습니다. 이 원시천존이 최고의 신으로 우주만물을 창조하고 자기들의 소원을 이루어준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도교에도 우리 기독교의 성육신 교리와 같은 화신(化身)교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신이 인간이 돼서 이 세상에 왔다고 주장하는 교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최고의 신인 원시천존이 인간이 돼서 이 세상에 왔는데, 그가 바로 춘추전국시대의 철학가인 노자(老子)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도교에서는 이 노자를 신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물론 노자는 자기가 신이라고 말한 일이 없습니다. 원시천존의 화신이라고 말한 일은 더더욱 없습니다. 그리고 노자시대의 사람들도 노자를 신으로 생각했던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후대에 도교가 그렇게 믿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니까 도교가 말하는 화신(化身)교리는 그야말로 만들어진 인간의 작품일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는 다릅니다. 요 1:14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하나님이 인간이 되셔서 우리 가운데 거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분이 예수시고 우리가 그분 안에서 영광을 보았고 은혜와 진리를 체험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성경 안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만나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 16:16), “나의 주님이시오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요 20:28)



그뿐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부활 승천하신 뒤에 초대교회 시절부터 오늘까지 정말 셀 수없는 그 많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성령의 역사로 영적으로 예수님을 만나는 놀라운 체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됐습니다. 이들의 예수 만나 변화된 이야기를 노래한 찬양이 있습니다. 바로 찬송가 289장입니다. 1절 가사가 이렇습니다.



주 예수 내 맘에 들어와 계신 후 변하여 새사람 되고

내가 늘 바라던 참 빛을 찾음도 주 예수 내 맘에 오심

주 예수 내 맘에 오심 주 예수 내 맘에 오심

물밀 듯 내 맘에 기쁨이 넘침은 주 예수 내 맘에 오심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메시아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의 구원의 길이 시작됐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예수님께서는 우리 각자의 심령 속에 주님으로 오셨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을 새롭게 변화시키셨습니다. 우리가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셨다는 증거이고, 우리가 전하는 말이 증언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대림절신앙은 이미 우리에게 오신 주님을 믿음으로 고백하고 찬양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이 기간 이 세상에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 더 구체적으로 내 안에 주님으로 오신 예수님을 다시 한 번 더 깊이 만나고 그 체험으로 주님을 찬양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2. 다시 오실 주님에 대한 기대



본문 1-2절을 보면 이렇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원하건대 주는 하늘을 가르고 강림하시고 주 앞에서 산들이 진동하기를 불이 섶을 사르며 불이 물을 끓임 같게 하사 주의 원수들이 주의 이름을 알게 하시며 이방나라들로 주 앞에서 떨게 하옵소서”



이사야 선지자는 이제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바벨론 포로로 고통 가운데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하시려 하나님께서 강림해 주실 것을 간구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미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것이기 때문에 이제 그 약속대로 오셔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대림절 소망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께서 재림하실 것은 이미 성경에 구체적으로 예언되어있습니다. 아니 단순한 예언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이 약속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그 약속대로 오실 것을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우선 주님께서 다시 오실 것을 믿어야 합니다.



요 14:1-3을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있습니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일렀으리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러 가노니 가서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 예수님께서 친히 다시 오시겠다고 약속하신 말씀입니다.



그리고 계 1:7을 보면 또 이렇게 기록되어있습니다. “볼지어다 그가 구름을 타고 오시리라 각 사람의 눈이 그를 보겠고 그를 찌른 자들도 볼 것이요 땅에 있는 모든 족속이 그로 말미암아 애곡하리니 그러하리라 아멘” 사도요한이 주님의 재림에 대해 예언한 말씀입니다.



성경에 이와 같은 주님의 재림에 대한 약속과 예언이 무려 1,518번 나옵니다. 특히 신약에만 300회가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메시아로 오실 것 즉 초림에 대한 예언이 456회 나옵니다. 이 약속이 예수님께서 오심으로 그대로 지켜졌습니다. 이제 예수님의 재림에 대한 예언은 1,518회로 초림 예언에 비해 세 배가 넘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반드시 이루어 질 것입니다.



우리가 이 말씀을 믿어야 합니다. 주님의 재림이 오랜 세월 지연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믿지 못합니다. 그리고 믿는다고 해도 먼 미래에나 일어날 일이라고 치부합니다. 심지어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여러 해 전에 성지순례차 로마를 방문한 일이 있습니다. 이 때 카타콤을 순례했습니다. 원래 이곳은 무덤으로 사용하기 위해 좁은 통로 형태의 지하묘지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로마의 박해를 피해 이곳으로 숨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예배드리며 살았습니다.

저들이 이곳에서 나누었던 인사말이 있었습니다. 바로 “마라나타!”입니다. 일반적으로 초대교회 시절 그리스도인들은 “샬롬!”이라고 인사해왔습니다. 그러나 박해를 피해 카타콤으로 숨어들면서 인사가 바뀌었습니다. “마라나타!” 재림신앙이 그들을 버틸 수 있게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곳을 순례하면서 크게 도전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깊은 회개를 했습니다. 박해 없는 시절을 살아가면서 너무도 소중한 신앙을 잃어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깊이 반성하게 됐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주님 다시 오실 것을 믿어야 합니다. 박해가 없는 시절, 모든 것이 평안한 시절 재림신앙을 잃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다음으로 잘 준비해야 합니다.



눅 21:34-36을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있습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라 그렇지 않으면 방탕함과 술취함과 생활의 염려로 마음이 둔하여지고 뜻밖에 그달이 덫과 같이 너희에게 임하리라 이날은 온 지구상에 거하는 모든 사람에게 임하리라 이러므로 너희는 장차 올 이 모든 일을 능히 피하고 인자 앞에 서도록 항상 기도하며 깨어있으라 하시니라”



주님의 재림을 준비하는 일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예물을 준비할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을 맞이할 어떤 이벤트를 준비할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주님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만 하면 됩니다.



무엇보다 우리 마음이 둔해지지 않게 해야 합니다. 방탕한 삶을 살고 술을 즐기며 취하는 것이 우리 마음을 둔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생활의 염려가 또 우리의 마음을 둔하게 만듭니다. 이렇게 마음이 둔해지면 영적으로 졸게 됩니다. 신랑을 맞으러 나갔던 다섯 처녀가 졸다가 신랑을 맞이하지 못한 것처럼 이런 사람들은 주님의 재림을 맞을 수가 없습니다.



대신 우리가 영적으로 깨어있어야 합니다. 이 세속주의 물결이 거센 세상 속에서 우리가 영적으로 깨어있으려면 기도해야 합니다. 쉬지 말고 기도하라 말씀하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기도를 쉬면 마음이 둔해지고 영적으로 졸게 됩니다. 그래서 늘 기도에 힘쓰며 우리의 영이 깨어있게 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부터 대림절이 시작됩니다. 성탄절까지 네 주 동안 대림절을 지키게 됩니다. 이 기간 동안 우선 초림하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찬양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재림하실 주님을 맞을 준비를 잘 하시기 바랍니다. 늘 기도하며, 더욱 힘써 기도하며 우리의 영이 깨어있게 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마라나타!” 신앙으로 주님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