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집에 사는 자들-시 84:1~12 (교회창립기념주일)
일제 때부터 자리를 지키며 호두과자를 팔아온 심복순(沈福順) 권사가 인생을 회고하며 ‘나는 다윗 왕보다 행복합니다’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에 의하면 심복순 권사가 처음 호두과자를 만든 시기는 1934년이었습니다. 당시 국내에서 보기 드문 제과 기술자인 남편에게 천안 인근 광덕면에서 많이 나는 호두와 흰 팥으로 과자를 만들자고 그녀가 제안하였습니다. 그리고 천안시 대흥동에 ‘학화과자’를 개업하고 호두모양의 과자를 만들어 팔기 시작하였습니다. 학화는 학이 빛이 나는 모양을 뜻하는 것으로 고고하며 매우 아름답다는 의미입니다. 독특한 모양과 맛으로 시작한 호두과자는 불티나게 팔렸고 해방 직후 기차에서 호두과자를 팔도록 철도청에 납품을 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져 천안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천안의 성심교회를 섬기던 심복순 권사는 호두과자 할머니로뿐만 아니라 전도를 위해 30년 이상 호두과자 봉지에 전도지를 넣어 판매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녀는 말했습니다. “나는 맛있는 호두과자만 팔아온 게 아니라 사람들의 영혼과 마음의 양식을 풍부하게 해주는 생명의 빵을 소개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그리고 큰 교회를 짓기보다는 교회가 없어 예배와 기도를 드리지 못하는 곳에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를 건축하고 싶습니다.” 그녀는 호두과자 판매 사업을 하면서 항상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이 사업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이 되게 하시며 무엇보다 교회를 뜨겁게 사랑하는 마음을 주십시오.” 그러자 하나님께서 그녀에게 많은 은혜를 베푸셔서 호두과자 사업이 잘되게 하셨습니다. 그녀는 고백합니다. “다윗은 성전건축을 위하여 모든 준비를 했어도 손에 피를 묻힌 까닭에 하나님의 허락을 받지 못하였으나, 자신은 무려 7개나 교회를 건축하고 섬기게 하셨으니 나는 다윗 왕보다 행복합니다.”
시편 84편의 제목은 ‘고라 자손의 시’입니다. 고라는 광야생활을 할 때 모세를 대적하여 반역을 꾀했던 레위지파에 속한 자들입니다. 거룩한 사역에 동참하였지만 자신들은 성막에서 힘든 일을 하는데 비해 사촌인 모세와 아론은 군림한다고 생각하여 반역을 한 것입니다. 고라와 동조했던 250명은 하나님의 진노로 죽임을 당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고라의 아들들은 살리셔서 성막을섬기는 일을 계속 감당토록 하셨습니다. 그래서 고라의 자손들은 자신들에게 다시 일을 맡겨주신 은혜를 깨닫고 감사함으로 노래하게 되었습니다.
본문 4절에 나오는 ‘주의 집에 사는 자’의 ‘사는 자’는 원어로 ‘요쉐베’입니다. 이는 ‘앉다, 거주하다’라는 뜻입니다. 제단에 보금자리를 마련하여 새끼들과 함께 거하는 참새나 제비처럼 성소에 늘 머물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성소에 들어가 하나님을 섬기고 하나님과 더불어 교제할 수 있는 자들, 안식일이나 절기 때나 원할 때마다 하나님을 찾고 예배할 수 있는 자들을 칭합니다. 동시에 시인은 어떤 위치에 있든, 또 어떤 신분을 가지고 있든 하나님과 교제하는 것 자체가 축복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성소에서 사는 자들이 복이 있음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자신이 하나님의 장막, 곧 성소를 사랑하고 있음을 표현하였습니다. 그러나 시인이 주의 장막을 사랑하였던 까닭은 그 자체가 아름답거나 거기에 신비한 능력이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주의 장막을 사랑했던 이유는 하나님께서 그 곳에 당신의 이름을 두시기로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시인에게 중요한 것은 장막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그가 진정으로 사랑한 것은 하나님이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교회를 지극히 사랑해야 할 이유인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그가 임재하신 교회까지도 사랑하여야 합니다. 문제가 많은 교회라도 내 몸처럼 지키고, 헌신하며, 그에 속한 모든 영혼까지 긍휼히 여기고 감싸주어야 합니다.
모름지기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장막인 교회를 지극히 사랑하여야 합니다. 고라의 자손처럼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교회를 가까이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주의 집에 사는 자의 마음으로 교회를 사랑하여야 합니다. 그렇다면 주의 집에 사는 자들은 어떠한 모습이어야 합니까?
첫째로 항상 찬송하리이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Martin Luther)는 음악을 신학 다음으로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로 여겼습니다. 성령께서 음악을 사용하고, 인간은 음악으로 사탄을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루터의 찬송은 종교개혁의 과정에서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루터의 개혁에 동조했던 도시의 길거리나 장터에서 사람들은 찬송을 불렀습니다. 그 힘은 매우 강력하였기에 루터가 종교개혁을 승리하게 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루터의 반대자들이 "루터의 찬송은 그의 글이나 설교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였다"라고 비난한 것을 보면 루터의 찬송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가 알 수가 있습니다. 종교개혁이 지니고 있는 찬송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우리 역시 찬송의 중요성을 루터에게 배워야 합니다. 찬송은 사람을 즐겁게 하기 위해 부르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해 부르는 노래이기에 능력이 있습니다. 만일 루터가 찬송의 힘이 아니었다면 가톨릭 교권을 이기지 못하고 종교개혁을 포기하였을 것입니다. 루터는 위기 때마다 찬송으로 힘을 얻었습니다. 유명한 찬송이 시편 46편을 근거로 하여 만든 585장 ‘내주는 강한 성이요’ 찬송입니다.
본문 4절입니다. “주의 집에 사는 자들은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 여기의 ‘항상 찬송하다’는 ‘오드 예할를루카’ 인데 시제를 미완료형으로 사용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주를 향한 찬양이 계속될 것임을 나타내려 함입니다. 찬송이 끊이지 않을 것이란 의미입니다. 또한 이것은 주의 집에 사는 자들이 보여야 할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죄가운데서 불러 하나님과 교제케 하신 은혜에 감사하며 항상 찬송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 대한 열망을 마음에 채우고 항상 찬송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과 교제를 단절하는 죄를 범치 않도록 유의하여야 합니다. 항상 주의 전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찬송하는 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둘째로 항상 힘을 얻으리이다
영국 에딘버러에 ‘언약도들의 감옥(Covenanters Prison)‘이 있습니다. 17세기 찰스 2세가 종교통합 정책을 강압적으로 추진하였는데 신앙위에 왕권을 두려함이었습니다. 그러자 스코틀랜드의 언약도들은 하나님을 우위에 두고 프리야스 교회에 모여 “우리가 믿는 게 뭘까? 지금까지 잘 믿어왔는가? 세상에 군림하는 왕을 섬기라 하는데 정말 왕은 누구인가? 우리의 왕은 예수그리스도이시다. 그러므로 인간이 우리의 왕이 될 수 없고 우리를 통치할 수 없다. 우리가 믿는 예수만이 나의 왕이시다”라고 선포하였습니다. 언약도들은 하나님과의 언약관계를 지키려는 경건한 성도들이었습니다. 결국 50여명은 신앙을 지키기 위하여 광야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러자 당국은 이들을 단두대에 세워 아이를 검은 보자기를 씌워 죽게 한 다음 부모를 죽였습니다. 18,000명이 죽어갔습니다. 언약도들은 교회의 본질을 위하여 싸웠습니다. 국왕이나 교황이라도 교회의 머리가 될 수 없고, 오직 그리스도만이 교회의 머리가 된다고 주장하면서 진리를 위해 생명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교회를 영광스럽게 하였으며 교회를 지키기 위하여 목숨 걸고 싸웠습니다. 그러자 왕은 언약도들을 가두려고 지붕이 없는 감옥을 만들었습니다. 매서운 눈과 비바람에 노출된 언약도들은 견디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지킨 교회와 믿음의 역사는 청교도의 모습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세계 역사에 영향력을 끼치게 됩니다. 언약도들은 주의 집에 사는 자들의 마음을 가진 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으로부터 힘을 얻고 더 얻어 놀라운 역사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본문 5절입니다. “주께 힘을 얻고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여기의 ‘주께 힘을 얻고’의 ‘오즈 로 바크’는 힘을 의미하는 ‘오즈’와 사람과 하나님을 지칭하는 ‘로’와 ‘바크’를 연결시켜 ‘당신 안에 그 힘이 있는 자들’이란 의미를 나타냅니다. 즉 시인은 하나님의 집에 사는 자들이야말로 하나님과 연합한 자들이요, 하나님과 함께함으로 그로부터 힘을 얻는 자들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성도는 하나님의 도우시는 은혜로 시온 곧 하나님의 성소에 이를 수 있습니다. 최종목적지는 하나님이 거하시는 곳입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하나님의 성소에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도 하나님으로 인하여 힘을 얻고 실족하지 말아야 합니다. 비록 어려움을 겪으며 눈물 골짜기를 지나간다 해도 주의 집에 사는 자의 믿음으로 하나님께 힘을 더 얻어 하나님 앞에 이르시기 바랍니다.
셋째로 항상 의지하리이다
죠지 뮬러George Mṻller)는 항상 하나님을 의지하고 살았습니다. 2천여명 가까운 고아들을 먹여 살릴 때 기도만 하였지 누구에게도 도와달라고 요청하지 않았습니다. 독일에 있는 선교 단체에서 “당신을 돕고 싶은데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하라”는 제안이 왔습니다. 그 때 뮬러는 “그것을 왜 내게 묻느냐 하나님께 물으셔야지. 나는 필요한 것을 하나님께 구했으니, 당신들도 하나님께 기도해보고 얼마를 도우라고 하시면 그걸 도우면 됩니다”라고 대답하였답니다. 대단한 믿음입니다. 뮬러는 ‘나는 사람의 도움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의 도움만 철저히 의지하리라’고 믿고 사역했기에 항상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뮬러는 교인들이 실제로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하나님이 책임져 주신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죠지 뮬러는 ‘나는 하나님만 의지하고 엄청난 일을 해 보리라’고 작정하였습니다. 실제로 뮬러는 항상 하나님만 의지하는 믿음으로 엄청난 사역을 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본문 12절입니다. “만군의 여호와여 주께 의지하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여기의 주를 의지한다는 것은 ‘바타흐’로서 ‘피난하기 위해 서둘러 가다’라는 뜻입니다. 주께 의지하는 것은 결국 주와 친밀한 교제를 나눈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시인은 주를 의지하는 자에게 반드시 하나님의 복이 임함을 강조하였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빠져나오려면 하나님을 전폭적으로 의뢰하여야 합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면 은혜가 결코 끊이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확신하여야 합니다.
하나님은 복의 근원이 되십니다. 진정한 복의 수여자이십니다. 정직한 자에게 좋은 것을 아끼지 아니하십니다. 따라서 하나님께 좋은 것을 풍성히 받아 누리기 원한다면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단 하루를 살더라도 하나님의 성전에 거하는 것이 진정한 복인 줄로 알고 더욱 더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중국의 섬서성(陝西省) 서안 근교 화산 인근 마을에 있는 화음교회(華陰敎會)의 이야기입니다. 이 교회는 한 가정이 예수 믿게 되어 식구끼리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러다 한 두 사람씩 늘어나게 되자 70여명 이상 예배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집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할 상황이 되자 마을 촌장이 회의를 거쳐 외곽 쓰레기 매립지를 교회의 터로 내주었습니다. 하지만 교인들이 가난하여 건축을 할 형편이 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자 주변 공사장에서 폐벽돌을 주워 3만장을 모았습니다. 강가로 가서 모래를 퍼 날랐습니다. 교인들이 정성을 다해 터를 닦고 적은 돈이라도 헌금을 하고 교인들이 직접 교회를 건축하였습니다. 봉헌예배를 드리는 날, 화음교회 교인들은 모두 눈물을 펑펑 쏟았습니다. 이들이야말로 교회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를 직접 보여주었습니다. 온 몸으로 그리고 삶으로 교회를 사랑해야 함을 나타내었습니다.
창립 40주년을 맞이하는 성도 여러분! 주의 몸된 교회를 더욱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것을 아낌없이 하나님의 교회에 드리십니까? 부디 교회를 바로 세워가는 일에 협력하시기 바랍니다. 주의 집에 사는 자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항상 주를 찬송하는 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항상 주께로부터 힘을 얻는 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항상 주를 의지함으로 하나님이 베푸시는 은혜를 통해 살아가는 복된 성도들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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