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롬 12:3~13
제롬 하인즈 (Jerome Hines)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역사상 가장 훌륭한 인물로 평가 받는 성악가입니다. 41년간 활약하면서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았는데, 그가 주목 받은 이유는 신앙에 있어서 절대 타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하인즈가 신앙의 인물로 살게 된 배경에는 죠지 베버리 쉐아(George Bevery Shea)로부터 받은 영향력이 절대적이었습니다. 하인즈는 힘겨운 연습생 시절을 거쳐 천신만고 끝에 뉴욕 메트로폴리탄 단원이 됩니다. 그리고 공연으로 바쁘게 살아가던 중에 갑자기 인생에 회의가 밀려옵니다. 자신이 자꾸 타락하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늦은 시간 술에 취해 호텔로 돌아와 공허한 마음에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다가 텔레비전을 켜게 됩니다. 마침 빌리 그래함(Billy Graham) 목사의 전도 집회를 방영하고 있었습니다. 설교가 시작되기 전에 한 사람이 나와 찬양을 불렀습니다.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 이 세상 부귀와 바꿀 수 없네.” 찬양을 부른 사람은 죠지 베버리 쉐아였습니다. 바리톤의 영감 있는 목소리로 노래하는 그를 통해 하인즈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 사람도 나처럼 자신의 길을 걸어갔더라면 최고의 무대에서 노래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나 그의 믿음을 알게 된 하인즈는 더욱 죠지의 삶과 사역에 감동하게 됩니다. 그때부터 죄악 속에 있었던 자신을 하나님 앞에 자백하고 모든 삶과 행동을 죠지처럼 하나님 중심에 맞추기로 결심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그토록 소원하던 오페라 작품의 주인공으로 뽑히게 되고 계약서에 서명한 후 연습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보니 서곡에서 춤이 나오는데, 거의 나체로 추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감독에게 항의를 했습니다. ‘원작에는 이러한 대목이 없는데 왜 이런 추한 장면을 넣었느냐’고 했더니, 현대인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이런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가사를 살펴보았더니 저질스런 욕설이 들어 있었습니다. “이런 노래는 부를 수 없습니다.” 결국 다른 사람을 쓰겠다는 대답이 돌아왔고, 그는 막대한 위약금을 지불하고 오페라 가수 직에서 해임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멀지 않은 날에 그를 최고의 오페라 가수가 되게 하십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세워주셨습니다. 그의 간증이 아주 감동적입니다. “그날 오페라 극장에서 사표를 던지고 나와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를 찬송하며 집으로 돌아오던 저녁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날입니다.” 이러한 모습이야말로 하나님이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사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 아닙니까?
바울은 로마서 1장부터 11장까지 그리스도교 신앙의 진수를 밝히 보여주고 있으며, 12장부터 15장에서 그리스도교의 진리를 어떻게 생활 속에 실천하느냐 하는 실천 강령의 내용을 말하고 있습니다. 본문은 실천 강령의 시작으로서 그리스도교의 진리에 입각해서 하나님을 어떻게 섬겨야겠느냐 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본문 3절입니다. “내게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여기서 은혜는 하나님이 주신 것입니다. 바울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이방인의 사도가 되는 은혜를 주셨을 뿐 아니라, 다른 은혜도 주셨다고 말합니다. ‘주신’이라는 표현은 수동태 과거분사로 하나님이 주신 것을 이미 받았음을 의미합니다. 즉 하나님이 주신 은혜가 계속해서 머물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주셨고, 우리는 받아 가지고 있는 것이 은혜입니다.
하나님은 모든 성도들에게 빠짐없이 은혜를 주셨습니다. 신앙생활은 은혜로 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구원하시고 신앙생활을 기쁘게 하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기쁨으로 신앙생활하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내게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첫째로 지혜롭게 생각하라
‘마지막 강의 (The Last Lecture)’라는 책은 47세에 췌장암 말기로 6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는 선고를 받은 미국의 카네기멜론 대학의 랜디 포시(Randy Pausch) 교수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절망적 선고였지만 랜디 포시는 회의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대처해나갔습니다. 췌장암이 생겼다는 것을 알고 담당의사에게 물었습니다. “얼마나 살 수 있습니까?” 그러자 의사가 “6개월 밖에 못 삽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웃으며 “앞으로 6개월 동안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는 이 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나는 6개월 밖에 못사는 사람이 아닙니다. 교통사고나 심장병으로 갑자기 죽지 않고, 가족과 함께 6개월이나 살 수 있는 시간의 여유를 주셨으니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남은 6개월 동안 열정적으로 강의를 하며 책도 저술하였습니다. 랜디 포시의 마지막 강의에 나온 말입니다. “항상 남을 돕는 것을 생각하고 행동하라. 항상 감사하여 살아야 하고 불평하는 대신 더 노력하라.” 인생을 가장 지혜로운 생각으로 마감한 사람의 감동적인 모습입니다.
본문 3절입니다. “내게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너희 각 사람에게 말하노니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누어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하라” 여기의 ‘지혜롭게’는 ‘소프로네인’인데 ‘똑똑한 정신을 가지다’라는 뜻입니다. 사려 깊은 생각은 믿음에 기초하여야 한다고 바울은 말합니다. 여기의 믿음은 구원과 관계된 믿음이 아니라 하나님을 위해서 일하는 믿음입니다.
결국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 무엇이든지간에 불평하지 말고 겸허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것이 ‘믿음의 분량’이란 표현이 가지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 있든지 하나님께 대한 헌신의 조건으로 삼아야 합니다. 불만을 한다면 자신을 지나차게 높이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죄인이었고 받을 자격이 없는 자인 것을 알고 겸손하게 자제할 때 비로소 분수에 맞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믿음의 분량은 조금밖에 되지 않으면서 교회 일에 대해 똑똑한 줄로 착각해서는 결코 안 됩니다. 언제나 내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지혜로운 믿음의 생각으로 겸손히 일할 때 하나님의 공동체를 함께 세워나가게 될 것입니다.
둘째로 은사대로 충성하라
헬렌 고긴 (Helen L. Goggin)은 미국의 명성 있는 기독교 교육학 교수입니다. 그녀는 외모도 뛰어나고 성품도 좋았습니다. 한 가지 흠이 있다면 허스키한 목소리였습니다. 외모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였습니다. 젊은 시절 그녀는 오페라 가수였는데 어느 날 목이 붓기 시작하더니 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때 그녀가 깨달은 것은 ‘목소리가 내 것이 아니었구나’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녀는 창조주 하나님 앞에서 겸손해지고 재능과 은사를 주신 분이 바로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후 기도하다가 기독교 교육학 교수가 되어 보람 있게 지내다가 은퇴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이 주신 은사대로 하나님의 교회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본문 6절입니다. “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받은 은사가 각각 다르니 혹 예언이면 믿음의 분수대로” 여기의 ‘각각 다르니’로 번역된 ‘디아포라’는 ‘여러 가지의, 다른’이란 뜻입니다. 하나님께로부터 은혜로 받은 은사의 다양성을 나타냅니다. 이 은사는 각 사람의 열심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러기에 은사를 이유로 교만이나 허영, 특권의식을 가져서는 결코 안 됩니다. 모든 은사는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고 또한 공동체의 유익을 위한 것입니다.
여기의 ‘은사’는 ‘카리스마’인데 ‘거저 받은 선물, 부여된 은총’이란 뜻입니다. 이 단어는 교회 공동체 생활에 있어서 섬김을 위한 영적인 의미가 부여된 말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은사는 본인의 의지가 아니라 은사를 주시는 하나님의 의지대로 사용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주신 은사대로 충성해야 합니다. 만약 은사를 사용하지 않고 묻어둔다면 책망을 받게 됩니다. 직분을 받아 어떻게 일하고 있습니까?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충성을 다하고 있습니까?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달라도 하나님이 주신 은사대로 충성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셋째로 열심으로 섬기라
충성스러운 신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왕이 찾아가 안타까운 듯이 바라보며 “그대는 지금까지 내게 충성을 다했네. 그래서 마지막으로 내가 보답하고 싶네. 그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하게. 다 들어주겠네.” 신하가 숨을 헐떡거리며 “폐하,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미처 못 한 것이 있습니다. 며칠이라도 좋으니 목숨을 연장시켜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왕은 “여보게, 미안하네. 내가 막강한 권세를 가지고 있는 왕임에는 틀림이 없네. 그러나 목숨을 연장시키는 일만큼은 할 수가 없다네. 그 일은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 아닌가?” 그러자 신하가 한숨을 쉬며 “폐하, 그렇다면 지금까지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세상의 왕을 섬기는 일에만 바빴지 하늘의 왕을 섬기는 일에 너무 소홀했습니다. 이제 곧 하늘의 왕 앞에 서야 하는데 면목이 없어 두렵고 떨리는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과연 우리의 모습은 어떠합니까? 어떠한 일에 열심을 내며 살아왔습니까? 돈을 버는 일입니까? 아니면 사업입니까? 과연 하나님을 위해 얼마나 충성스럽게 섬겼습니까?
본문 11절입니다.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 여기의 ‘열심을 품고’는 원어로 ‘토 프뉴마티 제온테스’인데 ‘영으로 뜨겁게 하라’의 뜻입니다. 여기서는 명령의 의미로 사용하며 현재시제형으로 ‘계속해서 뜨겁게 하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즉 성령으로 뜨거워진 열심으로 주를 섬기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열심을 보여야 합니다. 뜨거운 영혼이 있어야 기도도 열심히 하고, 전도도 열심히 하며, 주를 위한 봉사에 최선을 다하게 됩니다.
은혜 받은 성도의 특징은 열심입니다. 열심을 내면 은혜 받은 사람이요, 열심이 식어지면 은혜에서 떨어진 사람입니다. 믿음은 열심과 떼 놓을 수 없는 불가분리의 관계입니다. 열심을 빼면 신앙이 설 자리가 없습니다. 열심이 없다면 아무리 건물이 좋은 교회라고 해도 이미 죽어버린 교회입니다. 하나님은 열심을 좋아하십니다. 미지근한 상태는 토하여 내리라고 경고하셨습니다. 성령으로 인한 열심이 아닌 인간적 열심은 곧 식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성령으로 뜨거워진 열심은 결코 식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열심을 내어 하나님의 교회를 섬기는 그리스도인이 되시기 바랍니다.
미국의 스탠퍼드 대학생이 아르바이트를 구하던 중에 광고를 보고 찾아갔습니다. ‘열심히 일할 테니 꼭 써 달라’고 말하자 담당 직원이 타자를 칠 수 있으면 채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학생은 4일의 여유를 달라고 사정합니다. 직원이 수락하자 학생은 4일 후에 왔습니다. ‘그 동안 무엇을 하였느냐’ 묻자 학생은 ‘타자기를 빌리고 타자연습을 하였다’고 말하였습니다. 담당직원은 어이가 없었지만 그의 열정에 감탄하고 채용하였습니다. 그 학생이 훗날 31대 미국 대통령이 됩니다. 그가 바로 허버트 후버(Herbert Clark Hoover)입니다. 후버댐이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습니다. 후버는 학생 시절부터 주어진 기회를 살렸습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이 여러 가지 은혜를 주셨습니다. 그 은혜로 말미암아 기회를 붙잡고 쓰임 받아야 합니다. 그리할 때 주시는 은혜를 풍성히 누리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로 말미암아 구원받고 주님의 몸된 교회의 지체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은사를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믿음의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주신 은사대로 충성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열심으로 하나님의 교회를 섬기는 복된 성도들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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