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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기도/레위기(새벽)

레위기 9:1-14

레위기 9:1-14 


찬송가 540장 ‘주의 음성을 내가 들으니’

7일간의 제사장 위임식이 끝났습니다. 위임식 다음날인 여덟째 날, 아론은 아들들과 함께 첫 제사를 드립니다. 아론의 첫 제사를 소개하는 레위기 9장은 총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제사를 준비하는 1-7절, 제사를 집행하는 8-21절, 그리고 제사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인 22-24절입니다. 오늘 본문은 아론과 그 아들들이 자신들을 위해 제사드리는 장면까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사 준비(1-7절)

(1) 여덟째 날에 모세가 아론과 그의 아들들과 이스라엘 장로들을 불러다가

아론과 그의 아들들 곧 나답, 아비후, 엘르아살, 이다말은 여덟째 날에 부름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앞서 7일 동안 회막 문을 나가지 말고 거기 머물러야 한다는 규례를 지켰습니다. 그렇게 회막 안에서 하나님과 독대하여 교제한 뒤 제사장 직무를 수행하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이처럼 선(先) 하나님과의 독대, 후(後) 하나님의 일이라는 순서는 중요합니다. 만약 이 순서가 어그러져 하나님과의 교제 없이 일만한다면 그 일은 하나님과 무관할 것입니다. 부름 받은 이들은 모세를 통해 하나님의 명령을 받았습니다.

(2-4) 아론에게 이르되 속죄제를 위하여 흠 없는 송아지를 가져오고 번제를 위하여 흠 없는 숫양을 여호와 앞에 가져다 드리고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속죄제를 위하여 숫염소를 가져오고 또 번제를 위하여 일 년 되고 흠 없는 송아지와 어린 양을 가져오고 또 화목제를 위하여 여호와 앞에 드릴 수소와 숫양을 가져오고 또 기름 섞은 소제물을 가져오라 하라 오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나타나실 것임이니라 하매

예배는 죄 용서부터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예배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된 사람만 드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본문의 제사 순서는 속죄제부터 시작합니다. 죄 때문에 하나님과 끊어졌던 관계를 하나님의 은혜로 용서받아 회복하고, 그 이후에 번제-화목제-소제의 순서로 제사를 드립니다.

이 모든 제사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가 4절 하반절에 나옵니다. “오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나타나실 것임이니라” 제사는 하나님의 현현 곧 임재를 위해서 드립니다. 현현은 하나님께서 기다려오신 순간입니다. 하나님은 에덴에서 관계가 깨지고 사람을 추방한 뒤 다시 사람과 사랑의 교제를 나눌 날만을 기다렸고, 이를 위해 일하셨습니다. 오늘 그 일이 나타날 것입니다. 모세는 그 하나님의 마음과 기대를 알았기에 ‘나타나실 것’이라며 확신을 담은 완료형으로 말했습니다. 이 모든 명령에 그들은 순종했습니다.

(5) 그들이 모세가 명령한 모든 것을 회막 앞으로 가져오고 온 회중이 나아와 여호와 앞에 선지라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이들의 마음은 ‘여호와 앞에 선지라’라는 표현에서 드러납니다. ‘서다’라는 동사에 ‘~앞에’라는 전치사가 붙으면 복종과 섬김을 각오하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요셉이 바로 앞에(창 41:46), 다윗이 사울 앞에(삼상 16:21) 섰을 때 이 표현을 썼습니다. 즉, 이들의 순종은 마지못해 혹은 두려워서 드리는 순종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를 사모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가운데 기꺼이 드린 순종이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을 영접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의 특권은 하나님 앞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은 세상 앞에서 살아갑니다. 세상은 거대한데 자신은 초라하기에 늘 짓눌리며 안식을 상실한 채 살아갑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버지 하나님 앞에 살아갑니다. 우리는 그분의 명령에 순종하고, 그분은 우리를 책임지며 그분의 임재로 덮어주십니다. 그분 안에는 참된 안식이 있습니다. 세상 앞이 아닌 하나님 앞에서 참된 안식을 누리는 복된 삶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이러한 그들의 모습을 보고 모세가 하나님의 임재를 거듭 강조합니다.

(6) 모세가 이르되 이는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하라고 명령하신 것이니 여호와의 영광이 너희에게 나타나리라

모세는 명령의 주체가 자신이 아닌 여호와 하나님이심을 밝힙니다.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일이니 그 일에 순종한다면 하나님께서 책임지고 영광으로 나타나실 것이라 말합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순종하는 자에게 자신의 영광을 나타내 보이십니다.

하나님의 영광은 우리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우리 삶의 목적입니다. 이사야 60장 1-3절입니다.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니라 보라 어둠이 땅을 덮을 것이며 캄캄함이 만민을 가리려니와 오직 여호와께서 네 위에 임하실 것이며 그의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니 나라들은 네 빛으로, 왕들은 비치는 네 광명으로 나아오리라”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사모하고, 담지하고, 세상을 향해 발하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의 것들이 아무리 화려해도 하나님의 영광 앞에는 추합니다. 왜냐하면 세상은 하나님의 영광을 흉내 낸 모조품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진품을 나타내 보이는 자들이 바로 우리입니다. 이 모든 것이 예배에서 시작되기에 예배는 우리의 생명줄입니다.

이제 제사 준비와 제사에 따른 약속은 다 선포됐습니다. 모세는 드디어 아론에게 첫 제사 집행을 명합니다.

(7) 모세가 또 아론에게 이르되 너는 제단에 나아가 네 속죄제와 네 번제를 드려서 너를 위하여, 백성을 위하여 속죄하고 또 백성의 예물을 드려서 그들을 위하여 속죄하되 여호와의 명령대로 하라

아론이 속죄제와 번제를 드릴 때 백성의 속죄도 이루어집니다. 이처럼 제사장의 속죄는 백성의 속죄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속죄도 세상의 속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의 속죄를 위해 먼저 부름받았습니다. 세상은 스스로 죄를 깨달아 속죄할 수 없습니다. 죄 없으신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제물이 되셨듯이 죄 없는 우리가 죄 있는 세상을 위해 제물이 되어야 합니다.

이 모든 제사를 집행하는 기준은 여호와의 명령입니다. 제사는 우리를 위해 드리는 것이 아니라 제사를 받으시는 하나님을 위해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하나님의 기준 곧 명령에 따라 드려야 합니다.

이처럼 예배는 하나님의 세팅에 내가 맞추는 것이지 하나님을 나에게 맞추는 시간이 아닙니다. 내 자격으로 예배드리고 내 자아가 산 채로 예배를 마친다면 ‘예배드렸다’는 자기 위안은 있을지 몰라도 하나님과는 무관한 일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세워놓으신 질서가 불편하고 동의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하나님을 신뢰하기에 순종하며 나를 제물로 드릴 때, 여호와의 영광이 우리에게 임합니다. 그 예배는 진실로 하나님과의 만남이 있는, 살아있는 예배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편에서 발생시킨 죄를 용서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아론은 속죄제를 드립니다.

제사장을 위한 제사(8-14절)
(8) 이에 아론이 제단에 나아가 자기를 위한 속죄제 송아지를 잡으매

이스라엘의 대표인 대제사장조차도 자기 죄를 해결하지 못해 속죄제를 통해 하나님께 용서를 구해야 했습니다. 이는 필히 완전한 대제사장을 요청합니다. 그래서 아론의 속죄제를 보며 우리는 메시아 예수님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아론의 첫 제사는 속죄제였고, 그 제물은 송아지였습니다. 송아지는 아론에게 특별한 동물입니다. 출애굽기 32장 4절입니다. “아론이 그들의 손에서 금 고리를 받아 부어서 조각칼로 새겨 송아지 형상을 만드니 그들이 말하되 이스라엘아 이는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너희의 신이로다 하는지라” 아론은 감히 ‘썩어지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영광을 썩어질 사람과 새와 짐승과 기어다니는 동물 모양의 우상으로 바꾸었(롬1:23)’습니다. 자기 혼자만 죄 짓고 끝나지 않고, 공동체 전체를 영적 타락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를 대제사장으로 세워주셨습니다. 친히 제사를 제정하시며 아론을 포함한 모든 죄인들이 하나님께 나아올 수 있도록 은혜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따라서 아론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대제사장 자리에 서있을 수 있었습니다. 아론은 분명 송아지를 잡을 때 처절했을 것입니다. 자신이 어떠한 죄인이며, 그럼에도 자신이 어떻게 온 회중을 대표하여 대제사장으로 서있을 수 있는지 하나님의 은혜를 온 몸으로 경험했을 것입니다.

아론의 죄는 성경에 기록되어 밝혀져 있지만 우리는 어떠합니까? 아론이 범한 우상숭배의 죄는 사실 우리가 매일 범하는 죄입니다. 칼빈은 그의 책 <기독교강요>에서 ”우리는 인간의 본성 자체가 영구히 우상을 만들어내는 공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하나님 외 다른 것에 우리의 소망, 행복, 가치, 안전을 둔다면 우리는 안식이 아닌 종살이를 겪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참된 안식은 하나님께만 있기 때문입니다. 에덴에서부터 하나님을 불신하고 사탄의 거짓말을 신뢰했던 우리는 지금도 일상에서 하나님보다 세속적 가치에 더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쏟으며 살아갑니다. 아론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속죄제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를 위해 속죄제물이 되어 십자가에 높이 달리신 어린양 예수님을 눈 들어 바라보십시다. 그분의 피가 우리 죄를 씻어 우리는 진정한 자유와 안식을 얻을 것입니다.

비장한 마음으로 송아지를 잡은 아론 곁에서 그의 아들들도 제사 직무를 수행합니다.

(9-11) 아론의 아들들이 그 피를 아론에게 가져오니 아론이 손가락으로 그 피를 찍어 제단 뿔들에 바르고 그 피는 제단 밑에 쏟고 그 속죄제물의 기름과 콩팥과 간 꺼풀을 제단 위에서 불사르니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심과 같았고 그 고기와 가죽은 진영 밖에서 불사르니라

아론의 아들들도 제사에 동참했습니다. 제단의 정결을 위해 제단 뿔에 피를 바르고, 그 피가 다른 목적으로 쓰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남은 피를 제단 밑에 쏟았습니다. 피를 처리한 뒤 고기를 처리했는데 하나도 남김없이 다 태웠습니다. 이처럼 죄는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태워져야 합니다. 제물이 남김없이 불살라지며 자신의 죄가 태워지는 것을 볼 때 아론과 그의 아들들은 가슴이 벅찼을 것입니다. 죄 용서 받은 자의 기쁨은 한량없습니다.

속죄제에 이어 아론은 그의 아들들과 번제를 드립니다.

(12-14) 아론이 또 번제물을 잡으매 아론의 아들들이 그 피를 그에게로 가져오니 그가 그 피를 제단 사방에 뿌리고 그들이 또 번제의 제물 곧 그의 각과 머리를 그에게로 가져오매 그가 제단 위에서 불사르고 또 내장과 정강이는 씻어서 단 위에 있는 번제물 위에서 불사르니라

죄가 속해져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자 번제를 드렸습니다. 번제는 모든 부위를 하나도 남김없이 다 태우는 제사로서 하나님에 대한 예배자의 전적 헌신과 충성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자신의 파렴치한 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용서해주고, 대제사장과 제사장으로 세워주신 아론과 그의 아들들은 하나님에 대한 무한한 기쁨과 감사를 충성과 헌신의 번제로 다짐했습니다. 물고기가 바다에 매일 때 가장 자유롭듯 피조물인 사람이 창조주 하나님께 매이는 것이 가장 복되고 자유롭습니다.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드린 번제는 그들을 가장 사람답게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말씀을 맺겠습니다. 지금 우리의 삶의 자리는 코로나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이어지는 혼란스러운 시대입니다. 불안으로 가득찬 이 때에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세상 앞에서 늘 위축되어 지내고 있습니다. 안식을 상실한 그들을 위해 누가 울고, 죄로 가득찬 그들에 대해 누가 탄식하겠습니까? 먼저 죄 용서받고 하나님께 헌신과 충성을 약속한 우리들입니다. 우리도 아론과 그의 아들들처럼 제사장으로 위임받았습니다. 베드로전서 2장 9절입니다.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왕 같은 제사장이라는 칭호만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 아니라 제사장의 직무를 행해야 합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세상 사람들의 죄를 내 죄로 동일시하며 눈물로 회개해야 합니다. 더불어 하나님과의 관계를 파괴하는 죄에 대해서는 단호히 금해야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음과 행함으로 구별되어 생명을 살리는 일에 나설 때 우리 주변 사람들에게 안식일의 주인이신 예수님이 임하실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와 삶의 자리를 함께 하고 있는 이들도 눈을 들어 하나님을 바라보는 영광스러운 일이 일어나는 한 날 되기를 축복합니다.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아들 피로 구속하여 우리를 깨끗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우리 삶의 자리가 속죄제와 번제가 드려지는 자리 되어 죄가 지워지고, 그 자리에 하나님을 향한 충성과 헌신이 있게 해주십시오. 그리하여 예수님이 우리에게 완전한 대제사장 되어주셨듯이 아직 예수님을 모르는 우리 주변 사람들도 예수님 안에서 안식을 누리게 해주십시오. 우리의 완전한 의가 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하나님과 독대한 후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요즘 나는 하나님과 독대하는 자리를 어떻게 확보하고 있는지 돌아보세요.
2. 하나님은 아론의 금송아지 우상숭배에도 불구하고 그의 죄를 용서하고, 대제사장으로 세우셨습니다. 내가 하나님께 받은 죄 용서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3. 아론과 그의 아들들은 속죄제로 죄 용서 받은 기쁨 때문에 번제로 충성과 헌신을 약속했습니다. 요즘 내가 하나님께 드리고 있는 충성과 헌신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4. 나만 죄 용서 받은 것으로 기뻐하고 마는 삶이 아니라 이웃의 죄를 내 죄로 여기고 회개하는 삶을 살기 위해 무엇을 결단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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