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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기도/로마서(새벽)

로마서 13장 1-7절

로마서 13장 1-7절
찬송가 91장 ‘슬픈 마음 있는 사람’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게 된 로마교회의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지만 여전히 그들이 살아가야 하는 땅은 황제가 다스리는 제국의 중심이었습니다. 황제를 신으로 숭배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의 눈에는 어리석은 것으로 보였을 것이며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의 정체성과 그들이 육체의 발을 딛고 살아가는 로마라는 국가의 지배아래에서 여러 갈등을 느낄 때도 있었을 것이고 때론 제국의 통치아래 부당함과 억울한 일들을 당했을 것입니다. 그때마다 공권력에 대한 복종에 의문이 생겼을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로마서를 통해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이 국가의 통치자와 관원들을 향하여 어떤 태도를 견지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함께 본문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공권력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자세(1-5절)

(1)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

모든 권세가 하나님께로부터 나왔고 하나님께서 정하셨다는 말씀은 누구에게 충격적인 말씀이었겠습니까? 물론 당시 로마와 그 공권력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반란과 갈등을 일삼던 사람들에게 1차적으로 충격적인 말씀이었을 것입니다. 특히 이 땅에 임할 하나님의 나라와 로마제국을 서로 대립구조로만 생각했던 유대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더더욱 그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씀을 더 충격적으로 생각하게 될 사람들은 실은 로마제국에 길들여져 현세적 국가만 바라보던 시민들이었습니다. 이 본문은 어찌 보면 세상 권력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마땅한 순종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바울이 그 사실을 펼쳐나가는 논리의 전제에는 이 땅의 모든 권세는 하나님께 속한 것이라는 사실이 깔려 있습니다. 황제를 신이라 생각하는 국가, 온갖 헬레니즘의 영향아래 우상이 판을 치는 나라, 향락과 쾌락의 문화가 퍼져있던 로마의 시민들에게 바울은 준엄하게 이 땅의 참 왕은 하나님이심을 선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말씀을 들은 자들에게 먼저 첫 번째 전해지고 있는 진리는 ‘내가 어떤 작은 권력이라도 가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것이며 그것을 하나님의 뜻대로 바르게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인간은 늘 권력의 독에 노출되어 살아갑니다. 특히 원죄의 출발을 보면 인간 스스로 하나님께서 머물게 하신 자리를 벗어나 하나님처럼 되려 했다는 것은 이미 주신 자연만물을 다스리고 돌보는 그 자리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더 높은 권력의 자리를 탐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로마의 황제도 하나님이 두신 나라의 왕 자리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스스로 신이 아님에도 신이 되려 했던 모습을 통해 여전히 절대 권력을 탐하는 범죄한 아담의 후손임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권력의 특징이 몇 가지가 있는데 조직 내 권력은 피라미드 구조로 되어 있어 권력 위에 또 다른 권력이 통제하는 구조가 됩니다. 그러나 피라미드 맨 위에는 한 점 곧 최고 권력의 자리가 있기 마련입니다. 사람들은 그 한 점의 최고 권력의 자리에 서려고 서로 밟고 올라서고 공격하며 치열하게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서게 되면 안하무인이 되어 권력으로 자신의 권력을 노리는 사람들을 숙청, 공격하고 권력의 유지를 위해 혈안이 되어 삽니다. 이렇게 권력을 마구 휘두르는 그들의 심리는 ‘내 위에 아무도 없다’는 교만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는 말씀은 권력이 높은 사람이었을수록 더욱 긴장하고 들어야 했던 말씀이었습니다. 또한 그들이 잊고 있던 온 우주를 다스리시는 만왕의 왕 하나님을 기억하게 하는 말씀이었습니다.

(2-5) 그러므로 권세를 거스르는 자는 하나님의 명을 거스름이니 거스르는 자들은 심판을 자취하리라 다스리는 자들은 선한 일에 대하여 두려움이 되지 않고 악한 일에 대하여 되나니 네가 권세를 두려워하지 아니하려느냐 선을 행하라 그리하면 그에게 칭찬을 받으리라 그는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어 네게 선을 베푸는 자니라 그러나 네가 악을 행하거든 두려워하라 그가 공연히 칼을 가지지 아니하였으니 곧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어 악을 행하는 자에게 진노하심을 따라 보응하는 자니라 그러므로 복종하지 아니할 수 없으니 진노 때문에 할 것이 아니라 양심을 따라 할 것이라

이 본문은 1절의 전제 아래에서 선포되고 있는 두 번째 진리입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뜻 가운데 바르게 통치되어 지고 있는 공권력에 대하여 순종하라’는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오늘 본문의 말씀을 가지고 악행을 행하는 지도자들 또한 하나님이 세운 사람이기에 순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는 1절의 말씀을 제대로 해석하지 않은 것입니다. 만약 지도자가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어기고 그 공동체를 유린하고 있다면 정당한 방법과 절차를 통해 지도자가 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견제하거나 또는 그 상황을 바로잡을 다른 지도자를 세우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도 하나님의 기준에 달아보며 회개의 기회를 주었지만 돌이키지 않는 지도자에 대하여 폐하시기도 하고 다시 세우시기도 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약 아무런 까닭도 없이 개인의 탐욕과 방종 때문에 국가가 세운 권세를 거스르게 되면 그는 심판을 스스로 자취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공권력을 세우신 이유는 그 백성들을 국가라는 테두리 안에서 보호하여 주시기 위함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인과 비 그리스도인들에게 국가를 통해 치안을 유지하고 악을 억제하며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주시길 기뻐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국가에 속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 법과 통치에 기쁨으로 순종해야 합니다.
특히 오늘 본문 4절에 나라의 관원들을 향하여 ‘하나님의 사역자’라는 표현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공권력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신다는 것을 알려주시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공권력을 통해 권선징악을 이루어 가십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땅에 살면서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해야 합니다. 때론 많은 뉴스에 그리스도인임에도 좋지 않은 일로 기사화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자신이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기에 이 나라의 법에는 저촉되는 것이 아닌 것으로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이 땅의 국가를 통해 이루어가는 일들에 대한 무지함에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 땅의 국가가 하나님의 말씀에서 어긋난 것을 강제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그 통치에 순종하는 것이 옳습니다. 또한 그리스도께 받은 사랑의 법을 따라 살아가려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율법과 세상 법의 기준은 오히려 허들이 더 낮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사랑의 법을 따라 산다고 하면서 오히려 세상의 법에 저촉되어 산다면 우리 자신이 사랑의 법을 따라 살아가고 있는지 아니면 탐욕과 권력의 독에 취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또한 6절 말씀에 세상의 공권력에 의해 심판을 당할 것으로 인해 두려워함으로 순종하지 말고 우리의 ‘양심’을 따라 하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양심은 영혼의 경고등입니다. 차를 몰다가 문제가 생기면 경고등이 차의 상태가 좋지 않음을 알려주듯이 양심은 우리가 그릇 행하거나 잘못된 길로 갈 때에 우리의 영혼을 깨우는 경고등의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신경 쓰이던 경고등도 계속 무시하면 거슬리지 않는 것처럼 반복된 죄로 인해 망가진 우리의 양심은 그리스도의 보혈과 말씀으로 새롭게 되어야 합니다. 로마서 12장 2절에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는 명령에 순종하여 변화된 마음과 양심은 심판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쁨이 되기 위해 자신의 이윤과 탐욕을 쫒지 않고 선을 따라 걷게 됩니다.

선한 시민으로 마땅히 할 바를 행하라(6-7절)

(6-7) 너희가 조세를 바치는 것도 이로 말미암음이라 그들이 하나님의 일꾼이 되어 바로 이 일에 항상 힘쓰느니라 모든 자에게 줄 것을 주되 조세를 받을 자에게 조세를 바치고 관세를 받을 자에게 관세를 바치고 두려워할 자를 두려워하며 존경할 자를 존경하라

바울은 6절에 선한시민의 의무들 중 하나로 ‘납세’를 들고 있습니다. 국가는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경비로 국민들에게 세금을 부과합니다. 선한 시민은 자신이 국가에 속하여 그 안에 누리며 살아가는 혜택을 위하여 기꺼이 그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께 자신의 소유를 헌금으로 드리는 것처럼 국가에 성실히 세금을 납부하는 것도 신앙의 한 부분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반대로 나라의 법을 집행하는 사람은 국가의 재산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선용될 수 있도록 바르게 사용해야 합니다.
또한 7절에는 세금뿐 아니라 ‘두려워 할 자를 두려워하며 존경할 자를 존경하라’는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권력을 가진 자들을 무시하거나 대적하지 말고 하나님의 사역자로 인정하고 협조하라는 말씀입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교회와 국가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균형 잡힌 시야가 필요합니다. 교회만 하나님의 나라에 속하고 국가는 별개인 것으로 또는 교회와 국가가 대립되는 것으로 또는 교회가 국가를 초월한 공동체로 생각하는 것은 편협한 시야입니다. 반대로 교회를 국가에 속한 작은 소수의 공동체로만 생각하는 것도 비좁은 판단일 수 있습니다. 영원한 시야에서 국가는 사라지고 말지만 교회는 영원한 우주적 교회의 일원으로 지속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국가는 하나님의 백성들과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임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치신 보호막과 같은 것이고 우리는 하나님께서 치신 이 보호막 아래에서 돌봄을 받으며 마땅히 선한 시민으로 해야 할 것들을 행하며 평안함 가운데 주님 맡겨주신 사명들을 감당할 수 있도록 나라와 위정자들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그러면 언젠가 주님이 다시 오실 그 날 나에게 맡겨주신 므나를 찾으시며 국가에 속한 시민으로서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갔는지 확인하실 때 착한 종이라 칭찬받게 될 것입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그리스도인으로 사랑의 법을 따라 산다고 했지만 실은 그보다 더 낮은 율법의 테두리에서도 세상법의 테두리에도 걸려 넘어지는 악하며 연약한 우리의 모습을 고백합니다. 하나님 나라에 속해 있다는 교만함으로 이 땅에 속한 나라를 무시하거나 부정했다면 또한 내 개인의 사리사욕을 따라 악을 행하였음에도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어 정의를 행하는 공권력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면 또한 나를 위해 쳐주신 보호막인 국가 안에 살면서 그 혜택은 누리되 의무를 행하길 꺼려했다면 이제 이 땅의 선한 시민 선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숙해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선한 시민이 되는 것과 결코 다른 것이 아님을 기억하게 하시고 이 나라를 붙들어 주셔서 하나님의 공의가 물처럼 흐르며 위정자들이 하나님을 경외하여 국민을 위하고 국민은 국가를 아끼고 존중하는 나라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모든 권세들이 하나님께로부터 나왔다는 것이 이 땅의 권력자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지 묵상해봅시다.
2. 국가가 존재하지 않고 개인만 존재하는 세상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봅시다.
3.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권력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하나님의 뜻이 찾으며 묵상해봅시다.
4. 이 나라의 시민으로 살아가며 마땅히 해야 하는 의무를 기피한 적은 없는지 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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