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22:1-13
찬송가 446장 '주 음성 외에는’
누가복음 22장은 누가복음의 24장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승천에 관한 이야기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마지막 단락을 시작하는 첫 부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죽이려고 모의하는 종교 지도자들 (1-2절)
(1) 유월절이라 하는 무교절이 다가오매
유월절은 온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하나님은 애굽에서 노예생활을 하고 있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 시키기 위해 ‘장자의 죽음’이라는 마지막 재앙을 통해서 그들을 출애굽 시키셨습니다. 이 때 어린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르지 않은 집의 모든 장자는 죽임을 당했고, 어린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른 집의 장자는 모두 살 수 있었습니다(출 12장).
무교절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급하게 애굽을 탈출했던 시간들을 회상하며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들은 빵을 발효할 시간이 없어서 누룩을 넣지 않고 빵을 구워 먹어야 했습니다. 이 때부터 유월절의 하루와 무교절 7일의 기간을 합쳐서 총 8일의 기간을 유월절 기간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유월절은 유대 월력으로는 니산월 14일에 우리나라 달력으로는 3월 말과 4월 초 사이에 지키게 됩니다.
이제 12세 이상 모든 유대인 남자들은 유월절이 되면 의무적으로 예루살렘으로 가야만 했습니다. 유대인들은 유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들 가운데 하나인 이 유월절과 무교절 절기를 기념하기 위해 로마 제국 전역에서 모두 예루살렘으로 모였습니다. 유윌절은 하룻밤 한 끼 식사로 기념 의식이 끝나지만, 무교절 축제는 일주일 동안 계속됩니다.
(2)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예수를 무슨 방도로 죽일까 궁리하니 이는 그들이 백성을 두려워함이더라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계속 치솟고 있었던 예수님을 종교 지도자들은 질투하였습니다.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던졌던 질문들로 인해 오히려 그들이 대중들 앞에서 여러 번 공개적인 망신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무슨 방법으로 죽일지 다같이 궁리하는 정도로 예수님을 향한 분노가 극에 달했습니다.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의 주된 대적이었지만 실제로 정치적인 영향력과 힘을 가진 대제사장이 그 일에 주도적으로 나섰으며, 서기관들은 예수님을 고소할 명분을 찾는 데 필요한 법률 전문가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많은 백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을 체포한다면 폭동도 불사할 갈릴리인들이 무리 가운데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러한 백성들의 시선을 두려워하면서 어떻게 예수님을 뒤 탈 없이 죽일 수 있을지 고민하였던 겁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구해 내심을 기념하는 유월절 축제 기간을 앞두고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자신의 동족인 유대인을 살해하려고 모의하는 상황은 뭔가 상당히 이중적이고 모순적으로 보입니다.
예수님은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아무런 잘못을 한 것이 없고 옳은 말을 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낮은 자존감 때문에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해주심을 기뻐하고 감사해야 하는 유월절 기간에 오히려 예수님을 죽이려고 합니다.
우리들은 삶의 다양한 상황 속에서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갑니다. 그 중에는 우리들과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들을 참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우리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아도 괜히 싫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들은 분명 그리스도인으로 이 땅을 살아가면서 우리의 이웃들을 사랑해야 할 책임이 모두에게 있습니다. 나랑 마음이 잘 맞지 않고 때로는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뒤에서 그를 험담하고 죽이려는 것이 아니라 더 품고 사랑 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유다의 배반 (3-6절)
(3) 열둘 중의 하나인 가룟인이라 부르는 유다에게 사탄이 들어가니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팔 것이라는 누가복음 6장 16절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성취되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사탄이 유다에게 들어간 것은 광야에서 예수님께 패배를 당하고 후퇴했다가 이제 다시 유다를 통해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줍니다.
(4-6) 이에 유다가 대제사장들과 성전 경비대장들에게 가서 예수를 넘겨 줄 방도를 의논하매 그들이 기뻐하여 돈을 주기로 언약하는지라 유다가 허락하고 예수를 무리가 없을 때에 넘겨 줄 기회를 찾더라
성전 경비대장은 성전 지역 내부와 주변에 대한 경비를 책임지고 있던 유대인들로 구성된 파견부대의 관리들을 말합니다. 예수님을 어떻게 잡아 죽일 수 있을지 고민하던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님의 제자들 중에서 배신자가 나와 속으로 크게 기뻐했습니다. 유일하게 마태복음 26장 15절에는 유다가 예수님을 배신한 대가로 받은 돈의 액수가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액수는 노예 한 사람의 몸값인 은 삼십이었습니다.
종교 지도자들은 처음에 예수님을 잡는 시기를 유월절 이후로 계획했지만, 예상치 못한 유다의 제안으로 그 계획을 앞당겼습니다. 이제 유다는 예수님의 체포를 방해할 유월절 군중이 전혀 없고 폭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전혀 없는 때를 기다렸다가 예수를 넘겨줄 기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이렇게 뒤에서 철저하게 준비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유다에게 사탄이 들어갔다고 해서 가룟 유다가 배신의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룟 유다는 예수님과 함께 하면서도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가룟 유다는 늘 돈에 대해 참 예민했으며, 유다는 예수님을 따라 간다면 돈에 대한 자신의 욕심이 충족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결국 노예 한 사람의 몸값인 은 삼십을 받고 예수님을 배신하게 됩니다. 그는 돈의 욕망, 인간적인 욕망을 따라서 예수님과 함께 하였던 겁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먹음직하고 보암직한 우리를 자극시키는 욕망은 참 많이 있습니다. 가룟 유다가 그러했던 것처럼 어쩌면 우리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신앙생활을 하고 하나님을 필요할 때만 찾아서 이용하려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의 마음을 스스로 잘 지키며 가정과 일터, 삶의 모든 영역에서 온전한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한 거룩한 욕망으로 살아갈 수 있어야겠습니다.
제자들의 유월절 준비 (7-13절)
(7-8) 유월절 양을 잡을 무교절날이 이른지라 예수께서 베드로와 요한을 보내시며 이르시되 가서 우리를 위하여 유월절을 준비하여 우리로 먹게 하라
그동안 예수님과 제자들은 여러 차례 유월절을 함께 보냈습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유월절 만찬을 준비하도록 베드로와 요한을 보내신 것은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유월절 만찬은 유대인들의 출애굽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어린 양의 희생 제물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베드로와 요한은 발효하지 않은 빵, 포도주 뿐만 아니라 어린양을 사서 준비하는 일을 이제 해야만 했습니다.
(9-12) 여짜오되 어디서 준비하기를 원하시나이까 이르시되 보라 너희가 성내로 들어가면 물 한 동이를 가지고 가는 사람을 만나리니 그가 들어가는 집으로 따라 들어가서 그 집 주인에게 이르되 선생님이 네게 하는 말씀이 내가 내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을 먹을 객실이 어디 있느냐 하시더라 하라 그리하면 그가 자리를 마련한 큰 다락방을 보이리니 거기서 준비하라 하시니
유월절 만찬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예수님과 열두 제자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예루살렘에서 유월절을 보내기 위해 장소를 찾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유월절 만찬을 위한 넓은 자리를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베드로와 요한은 예수님께 우리가 어디서 준비하기를 원하시냐는 질문을 합니다.
예수님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예언적인 말씀으로 대답하셨습니다. 첫째, 성내로 들어가면 물 한 동이를 가지고 가는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둘째, 그가 들어가는 집으로 따라 들어가서 그 집 주인에게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 음식을 먹을 객실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면 그가 큰 다락방을 보여줄 것이다. 예수님의 이 예언적인 말씀은 누가복음 19장에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기 전에 제자들을 따로 보내시면서 나귀 새끼를 끌고 오라고 말씀하신 부분과 유사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시간과 장소, 사람의 마음까지도 주관하고 통제하시는 주권적인 주님이셔야 이러한 모든 계획들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전에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베드로가 엄청난 양의 물고기를 잡은 기적과 예수님이 나귀 새끼를 끌고 오는 것에 관해 하신 말씀이 그대로 성취된 것은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주권적인 능력의 주님이시라는 사실을 제자들에게 다시 한번 보여 주시는 일입니다.
(13) 그들이 나가 그 하신 말씀대로 만나 유월절을 준비하니라
베드로와 요한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대로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순적하게 유월절 준비를 잘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들은 삶 속에서 크고 작은 계획들과 해야만 하는 일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그 때 베드로와 요한이 “어디서 준비하기를 원하시나이까?”라고 먼저 물었을 때, 예수님께서 대답하신 것처럼 우리에게도 예수님을 향한 그러한 신뢰와 교제가 있어야겠습니다.
우리는 한 치 앞도 제대로 내다 볼 수 없는 장담 할 수 없는, 그러한 세상을 분명히 살아갑니다. 우리가 올해 초만 하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해 지금과 같이 세상이 올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돈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아도 돈으로 할 수 없는 일들도 참 많습니다. 돈으로 사람의 마음을 온전히 얻을 수 없고, 돈으로 사람의 생명을 살 수도 없습니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돈 만으로는 해결 할 수 없는 것들이 많고 서로 타이밍이 잘 맞아야 하고 참 복잡한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을 신뢰하며, 그 분과 함께 동행하는 삶을 살아야만 합니다.
오늘 말씀을 정리하겠습니다.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은 유월절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시기하여 예수님을 죽이려고 모의 했습니다. 우리들이 지금 미워하고 정말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까? 그들을 뒤에서 험담하고 죽이려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서 더 품고 사랑 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가룟 유다는 돈의 욕망, 인간적인 욕망을 따라 살았기 때문에 결국 예수님을 배신했습니다. 우리들도 참 많은 욕망 속에서 세상을 살아가지만, 그리스도에게 우리의 초점을 맞추고 영원한 것을 위해 영원하지 않은 것들을 포기하며 온전한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한 거룩한 욕망으로 살아갈 수 있어야겠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유월절을 준비 할 때 인간적인 방법으로는 분명 장소를 구하기 어려웠지만, 예수님께 여쭈어 예수님의 말씀대로 순종 할 때 순적하게 유월절을 준비 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우리에게는 놀라운 은혜입니다. 인간적인 방법과 계획으로는 아무 것도 안될거 같고 두려울지라도 하나님께 뜻을 구하고 하나님을 신뢰하며 앞으로 나아갈 때 우리는 때마다 부어주시는 순적한 은혜를 경험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 땅을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반드시 하나님 앞에 서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을 믿으며, 가정과 일터, 삶의 모든 영역에서 온전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우리들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대중들에게 나만 인정을 받고 군림하기 원하는 세속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예수님을 죽이려는 종교 지도자들과 돈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예수님을 은삼십에 넘기려는 가룟 유다의 모습을 보며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참 두렵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순적하게 유월절을 준비 할 수 있었던 것처럼 늘 우리의 초점이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 맞추어지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우리들의 가정과 일터, 삶의 모든 영역 속에서 온전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내기 원하는 ‘거룩한 욕망’을 품고 살아 갈 수 있는 우리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제는 삶의 많은 일들 속에서 너무나 지쳐서 갈팡질팡하며 이 땅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믿음의 삶을 경주 할 수 있도록 저희들을 더욱 굳건하게 붙들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예수님에 대한 시기와 질투로 인해 예수님을 죽이려고 모의하는 종교 지도자들처럼 당신도 누군가를 그렇게 미워한 적이 있습니까?
2. 돈에 대한 자기 욕망으로 인해 마음을 지키지 못하고 결국 예수님을 배신한 가룟 유다처럼 당신은 어떤 욕망을 따라 살아가고 있습니까?
3. 출애굽의 은혜를 기억하고 유월절을 준비하는 예수님과 제자들처럼 당신은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겠습니까?
4. 예수님께 뜻을 구하고 그대로 순종하여 순적하게 유월절을 준비 할 수 있었던 제자들처럼 당신이 지금 들어야 할 음성은 무엇이며, 앞으로 ‘거룩한 욕망’을 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결단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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