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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설교/김기석목사

감사는 인생관이다

감사는 인생관이다
전도서9:7-10
(2000/11/19)


가장 귀한 소원

추수감사주일 아침 좋으신 하나님의 은총이 우리 모두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모처럼 온 교우들이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게 되어 참 기쁩니다. 책에서 읽은 이야기 하나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믿음은 좋은데 조금 약삭빠른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날마다 하나님께 자기 소원을 들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의 기도가 하도 간절해서 하나님은 마침내 그에게 오셨습니다.
"무엇이든지 청하는 것 세 가지를 들어주마. 그후에는 아무 것도 해주지 않으리라."
그 사람은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당장 첫 번째 청원을 했습니다. 내용인즉 더 좋은 여자와 결혼할 수 있게 자기 아내를 데려가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소원은 곧 성취되었습니다. 설마 이런 엉터리 기도를 하나님이 들어주시기야 하셨겠어요? 하지만 그저 이야기니까 들어보세요. 마침내 아내의 장례식 날이 왔어요. 일가 친척들이 모여와서 죽은 이의 온갖 좋은 품성을 다 늘어놓으면서 정말 아까운 사람이 죽었다고 했겠지요? 그러나 그 사람은 자기가 너무 성급했음을 깨달았어요. '이제 보니 내가 눈이 어두워 아내의 덕을 보지 못하고 있었구나. 다른 여자를 찾아본들 그만한 여자가 어디 있으랴!' 그래서 그는 주님께 아내를 되살려 달라고 기도했어요. 물론 아내는 살아났어요.
그런데 가만 있자. 소원이 몇 번 남았지요? 그래요. 이제 기회는 한 번 밖에는 없어요. '잘못 구하면 바로 잡을 기회도 없으니까 이번에는 실수하지 말아야지' 그는 마음을 단단히 다져 먹었어요. 그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했어요. 어떤 친구는 영생불사를 청하라고 권했고, 또 어떤 친구는 건강이 좋지 않다면야 아무리 오래 산들 무슨 소용이냐고 했어요. 어떤 이는 건강한들 돈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냐고 했고, 어떤 이는 돈이 많아도 친구가 없으면 인생은 적막강산이라고 말했어요. 다 맞는 말 같은 데 대체 무엇을 구해야 할는지 도저히 알 길이 없었어요.
여러 해가 지나도록 무엇을 청해야할지 몰라 망설이던 그는 마침내 주님께 여쭈어보기로 했어요.
"부디 제가 무엇을 청해야 할는지 조언해 주세요."
주님은 그의 딱한 처지를 보시고 껄걸 웃으시고는 대답하셨어요.
"살다가 무슨 일이 닥치든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을 청하려므나."
(앤소니 드 멜로, {종교 박람회} 중에서)


아름다움을 향해 돌아서라

무슨 일이 닥치든 만족할 줄 아는 마음보다 더 귀한 재산은 없어요. 저는 간혹 믿음이란 아름다움을 향해 돌아서는 능력이라고 말해요. 세상의 어떤 일도 한 면만 가지고 우리에게 오지는 않아요. 양면이 있는 것이지요. 그 가운데 어느 면을 보느냐가 중요해요. 어떤 사람이 도박장에 가서 잭팟이 터져서 횡재를 했다고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그를 보고 '운수 대통했다'느니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왔다'느니 하면서 부러워하겠지요. 하지만 그게 정말 행운인지는 두고 봐야 해요. 그 사람이 느닷없는 횡재에 얼이 빠져 직장을 그만두고, 술집에 출근하다시피 하고, 도박장을 기웃거린다면 행운처럼 보이던 그 일은 사실 전락의 시작이 되는 거지요.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 볼까요?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는 자기 분야에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렇기에 그는 자기 주위에 있는 이들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어요. 항상 스트레스에 시달리다보니 화를 잘 냈을 것이고, 그러니 그의 표정도 차가웠겠지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쓰러졌어요. 몸의 신호를 무시한 채 달려온 결과 깊은 병에 들고 만 거예요. 그는 낙심했겠지요? 그리고 자기의 불운을 탓했을 거예요. 산다는 게 이런 것인가 싶어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을 거예요. 하지만 그는 자기의 회복을 위해 그렇게도 마음 쓰고, 따뜻하게 돌보아주는 이들을 바라보며, 자기가 사랑 받고 있다는 사실을 눈물겹게 깨달았어요. 그리고 자기를 위해서라기보다도 저들을 위해서라도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는 비로소 자기 중심주의, 성취 중심주의의 삶에서 벗어나 다른 이들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 인간적인 따스함을 회복한 사람이 된 것이지요. 그렇다면 그에게 질병의 고통은 불운이 아니라 오히려 행운이 아니겠어요?

생각을 바꾸면 세상은 전혀 다른 모습이 됩니다. 어둔 밤에 바라보면 사물들은 검은 실루엣으로만 드러납니다. 하지만 해가 떠올라 아침이 되면 모든 것은 저마다의 색채를 뽐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마음에 빛이 없으면 제 아무리 아름다운 것도 아름답게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속에 빛이 있으면 세상은 아름다움으로 충만해질 것입니다. 세상을 어둡게 보면 세상은 한없이 어두운 지옥입니다. 하지만 밝게 보면 세상은 아직은 살만한 곳입니다. 저는 "살다가 무슨 일이 닥치든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을 청하라"는 말씀이 참 좋습니다. 바울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해야 한다"(딤전6:8)고 했습니다. 행복한 사람은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많이 누릴 줄 아는 사람입니다. 봄이면 봄을 누리고, 여름이면 여름을 누리고, 가을이면 가을을 누리고, 겨울이면 겨울을 누리며 사는 것이 인생의 지혜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것을 손에 쥐고 남의 손에 있는 것을 바라보며 살기에 만족을 모릅니다. 물이 바다로 흐르지만 바다를 채우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의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채워져야 만족한다면 우리는 영원히 만족을 모르는 사람으로 살 것입니다.


감사는 인생관이다

'감사'에 대해 생각하면서 길을 걷는 데 느닷없이 '감사는 인생관이다'라는 말이 제 입에서 튀어나왔어요. 그래요. 감사는 인생을 바라보는 하나의 렌즈예요. 세상에는 욕구불만의 렌즈를 끼고 세상을 보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 이들은 세상 모든 사람들과 모든 일들을 향해 투덜거리며 살지요. 허무의 렌즈를 끼고 세상을 보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 이들에게 세상일들은 다 부질없는 것일 거예요. 하지만 감사의 렌즈를 끼고 세상을 보는 사람도 있어요. 일전에도 말씀드린 바가 있지만 가나안 농군학교를 세우신 김용기 장로님께 누가 물었대요. "장로님, 행복하세요." 그러자 "아니오, 감사합니다" 했대요. 그분에게 세상은 하나님의 은혜가 살아 숨쉬는 곳인 거지요. 똑같은 현실을 보면서도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이 있고, 감사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있어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감사의 사람이 세상에 평화를 만들고, 다른 이들을 행복하게 한다는 사실입니다. 자기 스스로 행복한 것은 말할 것도 없구요.

그가 얼마나 감사할 줄 아느냐가 그의 인간적 성숙의 정도를 보여줍니다. 철들었다는 말이 무슨 뜻이겠어요.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는 거예요. 철든 사람은 먼저 부모에게 감사해요. 낳아주시고, 길러주시고, 방황할 때는 애태우시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도하시는 그분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는 것이지요. 철든 사람은 이웃에게도 감사해요. 그러나 철든 사람은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할 줄 알아요.

감사한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모든 것 안에서 그분의 사랑을 느끼는 것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그 어느 것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 것입니다. 자기에게 주어지는 삶의 순간순간이 하나님의 은총을 나르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모든 일에 감사할 줄 알게 될 때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의 선하심을 찬미하게 됩니다.

"지금은 하나님이 네가 하는 일을 좋게 보아주시니, 너는 가서 즐거이 음식을 먹고, 기쁜 마음으로 포도주를 마셔라…너는 헛된 모든 날, 하나님이 세상에서 너에게 주신 덧없는 모든 날에 너는 너의 사랑하는 아내와 더불어 즐거움을 누려라…네가 어떤 일을 하든지, 네 힘을 다해서 하여라."

여러분, 불만의 렌즈를 끼고 세상을 보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렌즈를 바꾸십시오. '감사의 렌즈'로 세상을 보십시오. 감사의 렌즈로 세상을 보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아름다운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밉살스럽게 보이던 사람도 예쁜 구석이 있음을 깨닫고 놀라게 될 것입니다. 내 속을 태우던 사람도 사실은 좋은 점이 많은 사람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세상 모든 일에 함께 공존하는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 가운데 긍정적인 면을 먼저 보기 시작한다면 우리의 삶은 한결 따뜻해질 것입니다. 이 아름다운 추수감사절에 우리 모두가 '감사의 인생관'으로 개종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날 구원하신 주 감사>

1. 날 구원하신 주 감사 모든 것 주심 감사
지난 추억 인해 감사 주 내 곁에 계시네
향기로운 봄철에 감사 외로운 가을날 감사
사라진 눈물도 감사 나의 영혼 평안해
2. 응답하신 기도 감사 거절하신 것 감사
헤쳐나온 풍랑 감사 모든 것 채우시네
아픔과 기쁨도 감사 절망 중 위로 감사
측량 못할 은혜 감사 크신 사랑 감사해
3. 길가에 장미꽃 감사 장미꽃 가시 감사
따스한 따스한 가정 희망 주신 것 감사
기쁨과 슬픔도 감사 하늘 평안을 감사
내일의 희망을 감사 영원토록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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