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의 하나님-롬 15:4~13
1991년,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가 출옥하여 대통령이 된 후 취임식 때의 일입니다. 취임사를 한 후 세계 각국에서 온 정치가들을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귀빈을 모실 수 있게 되어 매우 큰 영광이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기쁨은 로번 섬 교도소에서 자신을 감시했던 세 명의 간수들이 이 자리에 함께 해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만델라는 그들을 일으켜 세워 소개했습니다. 연로한 만델라는 허리를 숙여 간수들에게 진심어린 경의를 표했습니다. 취임식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물론, 전 세계가 할 말을 잃는 순간이었습니다. 만델라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고난 속에서도 소망이 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붙들었기 때문입니다. 만델라도 젊었을 때는 성격이 불같고 자주 화를 내었습니다. 그러나 수감생활을 하고 모진 세월을 거치면서 소망이 되시는 하나님을 분명하게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강해졌고, 고통과 좌절을 극복하는 방법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그의 신앙을 들어 쓰셔서 대통령으로 세우셨고 인종차별을 철폐시키는 역사적인 과업을 이루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 소망을 두면 비록 힘들고 어려운 길을 지난다 할지라도 가장 가치 있고 존귀한 인생을 살아가게 하십니다. 또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쓰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하실 것입니다. 진정한 소망은 하나님을 바라봄에 있습니다.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지만 하나님을 바라보는 소망은 생명을 얻는 능력이 됩니다.
사도바울은 소망을 희미한 동경의 개념이 아니라 견고하게 뿌리를 내린 기대의 개념으로 증거합니다. 13절에 나타난 ‘소망의 하나님’이라는 표현은 소망의 원천이 되시며 그를 신뢰하는 자들에게 소망을 부여하시는 하나님이라는 뜻입니다. 소망의 대상은 이새의 뿌리에서 자라난 싹에 계시되어 있는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나타나신 하나님을 말합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죽음의 위기에 직면해야 했던 당시 성도들의 상황을 보면 이 소망의 의미는 더욱 절실한 것입니다. 인내심이 깊어지려면 소망이 더욱 확실해야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자녀들이 소망이 넘치기를 원하십니다. 모름지기 은혜가 넘치는 하나님을 아버지로 섬기는 그리스도인은 믿음으로 기쁨과 소망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바울은 소망의 하나님이 어떻게 소망을 주신다고 말합니까? 소망의 하나님은,
첫째로 성경의 위로로
이필주(李弼柱) 목사는 정동제일교회에서 목회하시던 중, 1919년 3.1운동 때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으로 참여하였다가 감옥에 갇혔습니다. 난생 처음 독방에 갇힌 이필주 목사는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혔습니다. 불안을 떨치기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사흘째 되는 날, 기도하는 중 에 음성이 들렸습니다. ‘하나님을 찾으라!’ 깜짝 놀라 눈을 뜨고 사방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러나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잘못 들었거니 생각하고 기도를 시작했는데 같은 음성이 다시 들렸습니다. 눈을 떠 보니 역시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기도를 하려고만 하면 그 음성이 들렸습니다. 이 목사는 하나님의 계시로 깨닫고 성경을 폈습니다. 요한복음 7장 28절이 눈에 들어옵니다. “내가 스스로 온 것이 아니로라 나를 보내신 이는 참되시니”를 보는데 갑자기 전류에 감전된 것 같은 떨림과 어두운 방 안에 전깃불이 환하게 비취는 체험을 하였습니다. 그때 이 목사는 감옥에 들어 온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기도하는 중 과거에 교만했던 것과 목회하면서 교인들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못한 것을 회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후로 얼마를 살더라도 하나님께서 보내는 곳에서 조선 백성을 사랑하며 살겠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이필주 목사에게 감옥은 천국처럼 느껴졌습니다. 말씀이 주는 힘이 그를 사로잡았던 것입니다. 성경의 위로로 더 큰 소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본문 4절입니다. “무엇이든지 전에 기록된 바는 우리의 교훈을 위하여 기록된 것이니 우리로 하여금 인내로 또는 성경의 위로로 소망을 가지게 함이니라” 하나님은 성경의 위로를 통하여 하나님의 사람들이 소망을 잃지 않게 도우십니다. 말씀이 우리에게 소망과 인내를 주기 때문입니다. 소망이 사라져가고 믿음이 흔들릴 때 말씀을 가까이 하여야 합니다.
인생은 누구나 성경을 통해서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주신 소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성경을 통해서 소망을 얻은 사람은 복을 받은 사람입니다. 성경을 통하여 얻은 소망은 흔들리거나 요동하지 않습니다. 성경을 통하여 얻은 소망은 상황과 형편에 따라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소망을 주려고 기록한 성경을 통한 위로로 소망을 얻는 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둘째로 약속의 성취로
16세 때 당뇨병 합병증으로 의식불명의 상태에 빠진 딸을 30년이 넘게 간호해 온 할머니가 미국인들에게 부모의 사랑이 무엇인지 깨우쳐준 적이 있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빈민가에 사는 케이 오바라(Kaye O'Bara)는 1970년에 딸 에드워다(Edwarda O'Bara)가 당뇨성 혼수로 의식을 잃고 식물인간이 되면서 간병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매일 이유식에다 달걀, 과즙, 우 를 섞어 소화가 쉬운 유동식을 만들어 위와 연결한 튜브를 통해 먹여주고, 등창이 생기지 않도록 마른자리를 깔아주며 수시로 누운 자리를 바꿔주는 것은 기본에 불과했습니다. 딸의 혈당을 높지도 낮지도 않게 유지하기 위해 유동식을 하루에 대여섯 차례씩 나누어 먹이고, 두세 시간마다 피를 뽑아 혈당량을 체크해 이에 맞춰 인슐린도 주사해야 했습니다. 연속해서 두 시간 이상을 잘 수 없는 힘든 나날들을 보내던 중, 간병 5년 만에 남편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바라 가족의 애틋한 사연은 에드워다의 주치의였던 웨인 다이어(Wayne Dyer) 박사가 펴낸 ‘약속은 약속이니까(A Promise Is A Promise)라는 책으로 세상에 소개되었습니다. 엄마가 딸에게 했던 마지막 약속의 말이었습니다. 책은 딸을 30년 이상 변함없이 간병한 이유가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소개하였습니다. 다이어의 책을 읽은 종교단체들은 오바라의 집을 ‘인간성 회복을 위한 순례코스’에 집어넣었습니다. 찾아오는 이들에게 오바라는 “딸이 혼수에 빠지기 전에 ‘나를 혼자 두지 마세요’ 라고 말해 ‘그러마’ 라고 대답했고, 지금도 그 약속을 지키고 있을 뿐”이라고 담담히 말했습니다. 인생의 약속을 지켜도 이토록 아름답거늘 하물며 하나님은 한계를 뛰어넘더라도 그 약속을 지키시는 하나님이시기에 얼마나 귀하십니까? 신실하신 하나님은 약속의 성취를 통하여 우리에게 소망을 부어주십니다.
본문 8절입니다. “내가 말하노니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진실하심을 위하여 할례의 추종자가 되셨으니 이는 조상들에게 주신 약속들을 견고하게 하시고” 여기의 ‘견고하게 하시고’는 원어로 ‘베바이오사이’인데 ‘성취하다, 확증하다’는 뜻으로 하나님의 메시야 약속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완전하게 이루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바울은 유대인을 통해서 이루어진 하나님의 역사를 경시하지 말라며 아브라함의 예를 듭니다.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 즉 그 자손 가운데서 메시야가 나게 하시고 그로 인하여 하나님의 백성이 하늘의 별처럼, 바닷가의 모래처럼 많아지게 하리라는 약속이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으로 견고케 되었음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유대인을 통하여 성취하신 약속을 이방인들을 통해서도 이루시려는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믿고 큰 소망을 가지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 증거합니다.
셋째로 성령의 능력으로
한국의 대표적 신학자 중에 한 분이신 이상근(李相根) 목사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하나님 앞에 사시던 분이었습니다. 연약한 중에도 하나님이 주시는 기쁨을 잃지 않았습니다. 세상 떠나기 전에 뇌암에 걸려 일 년 동안 누워 묵상을 하면서 지내셨는데 한번은 자고 일어나더니 너무도 기뻐하셨습니다. 이상근 목사의 기쁨은 성령의 능력이 주시는 소망때문이었습니다. “뭐가 그렇게 기뻐요? 좋은 꿈이라도 꾸셨어요?”라고 아내가 물었더니 “지금 하늘나라에 갔다 왔소” 하시더랍니다. 그래서 “하늘나라가 어떻습니까?”라고 물으니 “묻지 마시오”하시며 하늘나라가 설명이 되면 그것은 하늘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며칠이 지난 후 또 좋아하시기에 “왜 그렇게 좋아하세요?” 물었더니 하늘나라에 또 갔다 왔다고 하십니다. 여섯 번을 그러더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병석에서 기뻐하셨습니다. 항상 천사들이 호위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다가 죽기 하루 전에 “저기 가브리엘 천사가 나를 데리러 왔다”고 하시며 "나는 곧 세상을 떠날 것이다“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이상근 목사, 그는 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넘치셨던 분이셨음이 분명합니다. 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넘치는 삶이 되시기 바랍니다.
본문 13절입니다. “소망의 하나님이 모든 기쁨과 평강을 믿음 안에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사 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넘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성령의 감동을 따라 살 때 하나님의 구원의 계획을 더욱 잘 알게 되고, 더욱 풍성한 소망을 누릴 수 있습니다. 날마다 믿음 안에서 기쁨과 평강과 소망을 충만하게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성령의 능력을 통하여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소망가운데 거하는 삶을 살기 원한다면 성령의 인도함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세상에 소망을 두고 세상과 짝하지 않기 위해서는 성령을 따라 사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소망의 하나님께서 성령의 능력으로 하늘의 소망이 넘치도록 하게 하시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아침 안개와 같이, 들의 풀꽃과 같이 사라지는 것이 세상의 소망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주시는 소망은 성령을 통하여 기쁨과 평강을 영원토록 부어 주시는 것입니다. 이것을 믿는다면 당연히 소망이 넘치게 될 것입니다.
겨울 철새들은 수천 킬로, 수만 킬로의 먼 곳에서부터 날아옵니다. 우리나라에도 천수만 철새도라지를 비롯해 여러 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철새들은 자기 힘으로 날지 않습니다. 하늘 높이 날아 올라갑니다. 높은 하늘에 부는 기류가 있기 때문입니다. 철새들은 기류에 몸을 맡기고 한 번 날개 짓을 하면서 수십 킬로를 날아갑니다. 기류를 이용하여 먼 곳도 힘들이지 않고 이동할 수 있습니다. 혹한의 겨울도 피합니다. 세상은 우리 힘으로 역부족이고 버겁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맡기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전진할 수 있습니다. 힘든 일들이 풀리기 시작합니다. 문제만 바라보면 절망이 되지만 하나님을 바라보면 소망이 생깁니다. 소망의 하나님을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대림절 둘째 주일입니다. 예수님의 초림을 기억하고 재림을 기다리는 절기입니다. 평화를 가리키는 메시아 희망이 모호하게 느껴지며 세상살이가 혼란스럽습니다. 그러나 용기를 잃지 마십시오. 절망하지 마시고 소망의 하나님을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참된 소망은 변함없으신 하나님에게 있습니다. 부디 성경의 위로하심을 통하여, 약속을 이루어 주심을 통하여, 그리고 성령의 능력을 통하여 베푸시는 소망이 충만해지는 복된 성도들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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