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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새겨진 사람(마가복음 14:3-9)

마음에 새겨진 사람

(마가복음 14:3-9)

설교 : 문성욱 목사

인생이란 만남의 연속입니다.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엄마, 아빠를 만나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친척들을 만납니다. 그리고 골목길에서, 유치원에서, 학교에서, 군대에서, 병원에서, 여행길에서, 직장에서 또 수많은 만남들이 계속 이어집니다. 이 수많은 만남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들이 잊혀지지만, 끝까지 가슴에 남는, 심장에 새겨진 듯 깊이 새겨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청주에서 3살 된 아들을 지극한 사랑으로 기르던 어머니가 어느 날 오후 아들에게 간식을 만들어주기 위해 가게에서 밀가루를 사서 오는 길에 철길 건너편으로 엄마를 향해 오는 아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그 철길로 진입하는 청량리행 열차를 발견하지 못한 채 달려오는 아들을 향해 철길로 뛰어들어 아들을 철길 밖으로 던져 아이의 생명은 구했지만 어머니는 미처 기차를 피하지 못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아이에게는 자기를 위해 희생한 어머니가 평생 가슴에 남는 사람입니다. 얼마나 고귀한 사랑입니까? 그러나 그 어머니가 목숨을 버린 것은 아들을 위해 자기 목숨을 던지기로 미리 계획한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목숨을 버리지 않으면 아들을 살릴 수 없는 상황이 되어 그렇게 한 것입니다.

우리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즉흥적으로 오시거나 상황이 어쩔 수 없게 되어 십자가를 지신 것이 아니라 하늘나라에서 계획하신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죄를 대신 지시고 희생의 피를 흘리신 그 고난, 그 희생, 그 고마움을 늘 기억하며 하나님을 잘 섬겨야 될 줄로 믿습니다.

이 고마우신 예수님께서 유월절 이틀 전에 베다니 시몬의 집에서 잔치에 참여하셨습니다.

유월절의 기원은 출애굽기 12장에 나오는데, 하나님께서 강퍅한 바로를 비롯한 모든 애굽 백성들의 장자와 짐승의 첫 새끼를 다 치실 때,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어린 양을 잡아 그 피를 좌우 문설주와 문 인방에 바르게 하시고 그 피를 바른 집은 죽음의 사자들이 그냥 넘어가게 하셨습니다.

이 유월절이 바로 십자가의 예표가 됩니다. 우리가 아무리 죄가 많고 부족해도 우리 영혼의 문설주에 예수님의 피, 십자가의 피가 묻어 있으면 우리는 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것을 아셨기에 어린 나귀를 타고 십자가를 지시려고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서야 했고, 잔치 자리에서도 십자가 지실 것을 생각하시면서 음식을 드셨습니다.

예수님은 완전한 하나님이시며 또 완전한 사람이십니다. 그러니 채찍에 맞고, 침 뱉음을 당하고, 이리 저리 끌려 다니고, 재판을 받고, 십자가에 달려 계시다 돌아가시게 될 것을 생각하면 예수님께서도 힘이 드셨던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어 기쁨을 누리고 복을 받지만, 때로는 예수님을 섬기는 것 때문에 직장에서, 가문에서, 어느 공동체에서 어려움을 당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도 주님의 고난을 생각하며 잘 인내하고 이겨야 될 줄 믿습니다.

이렇게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식사하시는 예수님 앞에 한 여인이 아주 값진 나드 향유 한 옥합을 깨어 예수님의 머리에 다 쏟아 붓습니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도 주님께만 쏟아 붓습니다. 그때 어떤 사람들이 비싼 향유로 가난한 자를 도와주어야지, 낭비한다며 화를 내며 여인을 꾸짖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들의 말은 이치에 맞은 것 같지만 마귀의 말입니다. 요한복음 12장 3절에 보면, 그 옥합을 깨뜨린 여인은 나사로의 누이 마리아이고, 질책한 사람은 가룟 유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결국 예수님을 팔아먹고 배가 터져 죽었습니다. 그러한 사람이 마리아가 예수님께 헌신하는 그 자리에서 감히 비난을 하고 책망을 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자리에서 “가만 두어라. 저가 나를 위해 좋은 일을 했다. 저가 힘을 다하여 내 몸에 향유를 부음으로 장사를 미리 준비한 것이다. 내가 참으로 네게 말한다. 천하에 복음이 증거되는 곳은 어디든 이 여자가 한 일이 전파되고 기념될 것이다.”라고 꾸짖으셨습니다.

이 여인은 예수님의 마음속에 새겨진 사람이 되었습니다. 우리도 이왕에 예수님을 믿었으니 일생에 한 번이라도 예수님의 가슴에 새겨지는 헌신을 하는 지혜로운 성도들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예수님의 가슴에 새겨지는 귀한 헌신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첫째로, 힘을 다하여 섬겨야 합니다.(8절)

마리아는 부자가 아닙니다. 가난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자란 여인입니다. 그런 그가 그 귀한 보석 같은 옥합을 아낌없이 예수님께 부어 드렸습니다. 마리아는 오로지 예수님을 사랑해서, 예수님이 좋아서, 예수님께는 아낄 것이 하나도 없어서 그 향유를 예수님께 다 쏟아 부었습니다.

사랑하는 이에게는 낭비의 본능이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생각을 낭비하고, 물질을 낭비합니다. 아니, 우리의 존재 그 자체를 낭비합니다. 낭비할 수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지금 마리아는 내 영혼을 살리신 주님, 내 오라비의 생명을 되돌려 주신 주님, 이 주님을 향한 사람이 옥합을 깨뜨리게 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기억하셨습니다.

예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있는 힘을 다해 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집에서 TV나 라디오나 테이프로 설교를 드리며 드리는 예배는 예배가 아닙니다.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로마서12:1)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대로 우리는 내 몸으로, 성전에 와서 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우리는 예배뿐 아니라 모든 일에 마음을 다해야 합니다. 회사원은 회사원대로, 경영주는 경영주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최선을 다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합니다. 내가 가정주부라면 가정에 힘을 쏟아 가정을 천국처럼 가꾸고, 내가 누군가의 아내가 되었으면 힘을 다해 남편을 섬겨서 남편의 가슴에 남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내가 남편이 되었으면 힘을 다해 내 아내를 사랑해서 아내의 가슴에 남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가슴뿐 아니라 사람의 가슴에도 남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어차피 우리는 모두 죽습니다. 어차피 세월은 가고 세월이 가면 우리도 흘러갑니다. 그러므로 성가대를 하든, 교사를 하든, 구역장을 하든, 무슨 일을 하든지 힘을 다하면 그곳에 우리의 향기가 드러나고, 우리는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 이 여인은 예수님께 옥합을 깨뜨릴 때 대가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여인은 ‘내가 예수님을 위해 옥합을 깨뜨리면 예수님께서 내게 큰 복을 주시겠지?’라는 마음으로 예수님께 향유를 부은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사랑하고 존경해서 귀한 향유를 다 쏟아 부은 것입니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향유를 부은 이 여인의 모습에 감격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교회 앞에서 충성하고 헌신할 때도 대가를 바라기보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충성하고 헌신해야 합니다. 그것이 아름다운 충성이며 헌신입니다. 아무도 몰라도 주님이 아시고 갚아 주십니다.

수넴의 여인은 엘리사 선지자를 잘 대접하되 조건 없이 식사 대접을 하고 다락방을 짓고 책상과 침상을 놓아 엘리사를 섬겼더니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여인이 아들을 낳게 되고, 죽었던 아들이 다시 살아 가슴에 안게 되고, 가뭄을 미리 예고 받아 가뭄을 피하게 되는 복을 받았습니다.

우리 모두도 순수한 마음으로 대가를 바라지 않고 오직 주님만을 사랑하여 섬기고 충성함으로 수넴 여인이 받았던 복, 마리아가 받았던 복을 받아 누리시기 바랍니다.

세 번째로, 기회는 항상 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만일 여인이 며칠만 더 늦게 그런 마음을 먹었어도 그런 충성을 할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제 곧 끌려가 돌아가시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인은 그 기회를 붙잡았습니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주님께 부어 드려서 이렇게 역사에 길이 남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구레네 시몬은 유월절을 맞아 예루살렘에 왔다가 억지로라도 예수님의 고난을 대신하여 십자가를 졌더니 구레네 시몬이 예수님을 믿게 되고, 초대 교회에 쓰임 받는 일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아들 루포는 바울이 아들이라고 칭할 정도로 초대 교회에 영향력을 끼친 사람이 되었고, 시몬의 아내는 사도 바울이 내 어머니라고 할 만큼 복 받는 가정이 되었습니다.

억지로라도 섬기면 그 섬김을 통해 복을 받습니다. 그러나 내게 온 섬김의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에게 다가온 섬김과 봉사의 기회에 최선을 다함으로 복을 받는 우리 모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주님은 마리아가 300데나리온이나 되는 가치의 향유 때문에 기뻐하신 것이 아니라 그렇게 가치가 있는 향유까지도 기꺼이 바치는 마리아의 마음 때문에 기뻐하셨습니다. 또한“ 네가 내게 아름다운 일을 하였느니라.”고 칭찬하셨을 뿐 아니라, 그녀의 이름이 세상 구석구석에 알려지는 복을 주셨습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풍성한 은혜와 복을 누리며 살 수 있는 비결이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기쁘시게 하면 주님께서도 우리를 기쁘시게 해주실 줄로 믿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위해 헌신하면, 주님께서도 우리를 위해 헌신해주실 줄로 믿습니다. 그러므로 마리아처럼 헌신함으로 말미암아 주님으로부터 칭찬 받고, 주님의 마음을 기쁘시게 함으로 말미암아, 주님의 가슴에 새겨져서 복음이 증거되는 곳마다 여러분의 이야기가 증거되는 복된 사람이 되어지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