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 314장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
번제의 추가 규정 (8-13)
오늘 함께 살펴볼 본문은 번제와 소제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번제와 소제에 대한 이야기는 레위기 1-2장에 이미 나왔지만 오늘의 본문이 다루는 번제와 소제의 내용과 그 적용대상이 다릅니다. 레위기 초반부에 나오는 규례는 제사장들과 이스라엘 백성들이 함께 공통으로 지켜야 할 규정이라면, 6장 8절부터 나오는 규정은 제사장에게만 특별하게 주어진 추가 규정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오늘 본문의 규정들은 그 말씀의 대상자가 제사장들에게로 집중된 말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8-9절입니다.
(8-9)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아론과 그의 자손에게 명령하여 이르라 번제의 규례는 이러하니라 번제물은 아침까지 제단 위에 있는 석쇠 위에 두고 제단의 불이 그 위에서 꺼지지 않게 할 것이요
8절에서 9절은 번제물을 밤새 태우도록 하는 규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9절의 ‘그의 자손에게 명령하여 이르라’ 라는 표현에서 ‘명령하다’라는 동사는 제사장들에게 제사의 관련된 율법이 무겁고 꼭 지켜야 하는 중요한 일임을 가르치는 표현입니다. 개역개정에는 그 내용이 희미하게 나타나지만, 히브리어 원어에는 번제물을 ‘밤새도록 아침까지’ 태워야 함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이와같이 밤새도록 제물을 태우는 이유에 대해 성경이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으나, 이를 추론해 보자면, 제사장이 성막에서 사역하는 시간이 아침 해 뜰 때부터 저녁 해 질 때까지 이기에, 제사장이 성막에 없는 동안에도 하나님께 드려지는 제물의 향기가 끊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타오르게 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이는 하나님께 드려지는 제물은 완전히 태워져야 한다는 의미와 하나님께 드려지는 일은 끊어짐이 없이 계속해서 이어져야 함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먼저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은 남김없이 모두 태워져야 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향한 마음과 중심이 하나님께 온전히 드려져야 함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죄는 우리가 온전히 하나님께 나아가려는 것을 방해하지만,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를 의지하여 하나님께 우리의 모든 것을 태워 올려드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회적인 결단도 필요하지만, 하나님을 향한 지속적인 과정, 즉 밤새도록 태워지는 것과 같은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성전의 제물을 밤새도록 길게 태우고, 또 완전히 태워지도록 명령하셨습니다. 10-11절입니다.
(10-11) 제사장은 세마포 긴 옷을 입고 세마포 속바지로 하체를 가리고 제단 위에서 불태운 번제의 재를 가져다가 제단 곁에 두고 그 옷을 벗고 다른 옷을 입고 그 재를 진영 바깥 정결한 곳으로 가져갈 것이요
10-11절은 번제물을 아침까지 태우고 남은 재를 처리하는 방법에 대한 규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먼저 재를 치우는 제사장은 세마포 옷과 세마포 바지를 입고 자신의 몸을 잘 정돈하여 가린 상태로 번제단에 올라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출애굽기 20장 25-26절에서 제단에 오를 때에 하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주의하게 했던 규정의 가르침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명령은 당시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이따금씩 벌어지는 성적으로 문란한 우상숭배와는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모습입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을 섬기고 예배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하나님의 말씀의 기준을 따라 경건하고 바르며, 품위있는 모습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외면의 모습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정돈되고, 질서있는 모습을 가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번제단 위에서 번제물의 재를 치울 때에는 성막에서 사역할 때 입던 세마포 옷과 바지가 아닌 다른 정복을 입었습니다. 이것은 제사장이 성소 내에서 일할 때와 성소 밖에서 일할 때를 구분하여 제사장의 옷을 더럽히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며, 그 뿐만 아니라 성소 안의 거룩성을 지키기 위함이었습니다.
또 제단의 여러 더러운 것들과 재를 치우는 일을 한다고 하여, 아무 옷을 편하게 입는 것이 아니라, 바깥 활동용 정복을 입었는데, 이것은 제사장들이 성소의 모든 일을 똑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어떠한 일을 하든지 그 일을 가볍거나 하찮은 일로 여기지 않기 위함이었습니다. 영국의 철학자 ‘토머스 칼라일’은 자신의 저서 ‘의상철학’에서 인간이 입는 각 의상의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은 철학적 표현으로 역설하였습니다. “물질세계는 그 배후에 놓인 정신적 질서가 눈에 보이게 드러난 것이다. 인간이 본질적으로 정신적 존재라 해도 그 본질은 물질세계를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다.” 성경에도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여호와는 중심을 보신다(삼상 16:7)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 말씀은 물론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시는 중심을 강조하는 표현이지만, 반대로 생각을 해보면 연약한 인간은 어찌 되었건 외모에 흔들린다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물질세계, 즉 현실세계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내가 영적이고 본질적인 것을 추구한다고 하여, 긴 시간 쌓아온 물질세계의 문화와 규범, 질서를 함부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인간의 한계와 연약함을 잘 알고 계셨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도 제사장이 옷을 바르게 입도록 명령하신 것입니다.
(12-13) 제단 위의 불은 항상 피워 꺼지지 않게 할지니 제사장은 아침마다 나무를 그 위에서 태우고 번제물을 그 위에 벌여 놓고 화목제의 기름을 그 위에서 불사를지며 불은 끊임이 없이 제단 위에 피워 꺼지지 않게 할지니라
12-13절은 앞선 9절에서 언급한 번제단 위의 불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인 규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불이 밤새도록 피워진 채로 아침까지 꺼지지 않게 하라고 하시며 이 불을 가지고 제사장이 아침마다 나무를 제단 위에 올려 불이 꺼지지 않게 하라고 명령하십니다. 레위기에서는 언급되지 않지만 느헤미야 10장 34절, 13장 31절에 의하면 이스라엘 12지파가 정해진 시기와 순서를 따라 이 나무들을 바치는 부분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 불로 피운 나무 위에 번제물을 태우며, 이 번제물 위에 화목제 기름을 불태우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 13절은 불이 번제단 위에 피워져 있고 꺼지지 않도록 하라고 반복하여 명령하시면서 하루 24시간 동안만이 아니라 영구적으로 불이 꺼지지 않고 피어있게 하라고 하십니다. 이러한 점을 놓고 생각해 보았을 때, 우리는 우리의 몸 된 성전을 위해 기도하는 일을 멈춰서는 안되고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허락하신 불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소제의 추가 규정 (14-23)
(14-15) 소제의 규례는 이러하니라 아론의 자손은 그것을 제단 앞 여호와 앞에 드리되 그 소제의 고운 가루 한 움큼과 기름과 소제물 위의 유향을 다 가져다가 기념물로 제단 위에서 불살라 여호와 앞에 향기로운 냄새가 되게 하고
14-15절은 소제에 대한 내용입니다. 짐승을 바치기 어려운 가난한 사람들도 하나님께 감사를 표하기 위해 소제물만 들고 하나님께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밀가루로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을 하나님께 바쳤고 하나님께서는 이것도 동일하게 여호와 앞에서 향기로운 냄새라고 하시며 이 예물을 받아주셨습니다. 가난하다고 해서 죄를 덮어놓고 그냥 살아갈 수 없기에 하나님께서는 이들을 위한 방법까지도 따로 마련해 주신 것입니다.
(16-18) 그 나머지는 아론과 그의 자손이 먹되 누룩을 넣지 말고 거룩한 곳 회막 뜰에서 먹을지니라 그것에 누룩을 넣어 굽지 말라 이는 나의 화제물 중에서 내가 그들에게 주어 그들의 소득이 되게 하는 것이라 속죄제와 속건제 같이 지극히 거룩한즉 아론 자손의 남자는 모두 이를 먹을지니 이는 여호와의 화제물 중에서 대대로 그들의 영원한 소득이 됨이라 이를 만지는 자마다 거룩하리라
소제의 남은 것도 동일하게 제사장의 몫으로 구별되면서 이 역시도 속죄제와 속건제의 고기처럼 동일하게 지극히 거룩한 것들이라는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소제의 제사도 하나님께서 동일한 제사로 취급하고 제사장들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동일한 거룩한 제사로 알고 받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18절의 ‘이를 만지는 모든 자는 거룩하리라’라는 말씀은 우리가 오해하기 쉬운데 거룩한 예물을 함부로 만져서 모두 거룩한 자가 되라는 뜻이 아닙니다. 이는 반대로 제사장이 아닌 일반 백성에게 하나님께서 구분하신 물건과 질서에 대해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19-23)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아론과 그의 자손이 기름 부음을 받는 날에 여호와께 드릴 예물은 이러하니라 고운 가루 십분의 일 에바를 항상 드리는 소제물로 삼아 그 절반은 아침에, 절반은 저녁에 드리되 그것을 기름으로 반죽하여 철판에 굽고 기름에 적셔 썰어서 소제로 여호와께 드려 향기로운 냄새가 되게 하라 이 소제는 아론의 자손 중 기름 부음을 받고 그를 이어 제사장 된 자가 드릴 것이요 영원한 규례로 여호와께 온전히 불사를 것이니 제사장의 모든 소제물은 온전히 불사르고 먹지 말지니라
19-23절은 제사장이 그들의 임직식 이후에 매일 하나님께 드릴 소제물에 관한 규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0절에서 제사장이 소제를 드리는 시기를 개역개정 성경은 ‘기름 부음을 받는 날에’로 번역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의미는 ‘기름 부음을 받는 날로부터’라고 해야 그 의미가 더 적절합니다. 그렇기에 여기에 나오는 가르침은 제사장이 임직 이후부터 항상 드려야 할 소제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 분량은 매일 아침 저녁으로 드리는 공식 제사에서 드리는 소제의 분량과 동일합니다. 그리고 제사장 임직식 제물에 관한 규정 역시 이 제물을 온전히 불사르라고 명령하십니다. 그러한 점에서 9절에 나온 말씀과 같이 하나님께 드려진 예물은 온전히 불태워야 하는 것과 성막 제단의 불을 계속해서 유지해야 하고, 매일과 같이 하나님께 예배를 드려야 하는 점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놓고 보았을 때 한 사람이 제사장이 되었을 때, 하나님께 얼마나 헌신된 자세로 하나님의 일을 감당해야 하는가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러한 말씀의 적용은 저와 같은 목회자에게 일차적인 의미가 있는 말씀이겠으나 우리 모두가 하나님께서 십자가의 은혜로 세워주신 영적인 제사장이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우리의 삶을 하나님 앞에서 되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 각각의 심령에 있는 거룩한 성소 속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거룩한 불꽃은 지금 어떻게 되었습니까?
우리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이 불꽃을 잘 유지하기 위하여 쉬지 않고 계속해서 하나님께 기도해야 하는데, 우리가 이 일을 완벽하게 감당하기가 역부족인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인 시간으로도 불가능하지만, 우리의 온 마음과 정성, 모든 중심이 한 순간도 흐트러짐 없이 하나님께만 집중하며 드려진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로마서 8장 26절은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로마서 8:26)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는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사실 우리는 연약하여 우리 안에 있는 거룩한 기도의 불을 잘 꺼트리기도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이 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도 잘 모른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 각자가 만들어 놓은 신을 찾고, 그것을 위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기도의 불을 잘못 사용합니다. 이러한 우리의 모습을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어, 우리가 어떻게 이 기도의 불을 사용해야 할지 친히 알려주시고, 또 직접 그 기도의 불이 되어 주시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쉬지 않고 우리를 위해 친히 기도해주십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감히 하나님께 기도할 수 있는 이유가 되시며 동시에 우리에게 기도의 방법을 가르쳐 주시는 분이시며, 더 나아가 직접 우리 기도의 불이 되어 주시어 우리 안에서 절대로 꺼지지 않는 존재로 우리와 항상 함께하여 주십니다. 이것이 오늘 본문이 그림자와 같이 보여주는 성막이 예표하는 예수님의 은혜입니다.
사랑하는 교우님들 우리 이 시간 성막으로 통하여 우리를 찾아와 주신 주님을 눈을 들어 함께 바라봅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우리의 모든 것을 태워 주님께 올려드립시다. 하지만 우리를 모든 것을 다 태워도 우리가 올려드리는 불꽃은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거기서 절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안에는 세상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원한 능력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생명의 불꽃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기도의 자리에서 예수님께서 허락하신 기도의 불꽃을 의지하여 하나님께 담대한 능력의 기도를 올려드리는 우리 모든 교우님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기도
우리의 영원한 불꽃 되시는 하나님 아버지
오늘 말씀을 통하여, 우리는 여전히 작고 부족하지만,
예수님께 우리와 함께하여 주시기에 우리에게 있는 기도의 능력이
너무 크고 놀라운 것임을 깨닫게 하여 주심에 감사합니다.
오늘 이 기도의 능력을 통하여, 먼저 우리가 하나님께 온전히 드려지는 거룩한 제물이 되게 해 주옵시고,
꺼지지 않는 우리의 기도를 사용하여 주시어.
우리와 우리 주변이 생명의 능력으로 가득 채워지는 은혜를 더하여 주옵소서.
그 결과 사람들이 제각각 만들어 놓은 거짓 신들이 가득한 이 세상 속에서
참되신 하나님만이 밝히 드러나게 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성막의 제사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는 제사장의 모습을 보면서 어떠한 마음이 드시나요?
2.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허락하신 성전을 아름답게 가꾸고 유지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을 무엇일까요?
3. 우리 안에 꺼지지 않는 불꽃 되어주시는 예수님을 의지하여 살아간다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까요?
4. 소제를 통해서도 하나님의 은혜를 나눠 주시려는 하나님의 사랑을 배우기 위해서 우리는 어떠한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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