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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기도/창세기(새벽)

창세기 25:19-34

본문 창세기 25:19-34 


찬송가 420장 ‘너 성결키 위해’

창세기 12장부터는 족장들의 역사를 기술하고 있습니다. 족장들의 역사 기술은 단순히 족보를 통해 사람의 이름만을 열거한 것이 아니라 족보에 기록된 사람들을 통해 기나긴 역사를 압축하고 요약하며 이스라엘의 역사를 전해 주고 있습니다. 본문은 창세기에서 아홉 번째로 등장하는 이삭의 족보입니다. 아브라함과 이삭, 그리고 이삭을 이어 언약의 후손이 어떻게 계보를 이어가는지 밝혀 주는 동시에 에서와 야곱의 생애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창세기 35장까지 계속되는 이스라엘 12지파의 형성 과정의 서문입니다. 먼저 이삭의 아내 리브가의 출신지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20절을 살펴보겠습니다.

에서와 야곱이 태어나다(19-26)

20절입니다. 이삭은 사십 세에 리브가를 맞이하여 아내를 삼았으니 리브가는 밧단 아람의 아람 족속 중 브두엘의 딸이요 아람 족속 중 라반의 누이였더라.

성경에서 여자의 이름이나 족보 등을 표면에 드러내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럼에도 리브가의 혈통은 매우 소상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리브가가 살던 곳인 밧단 아람은 메소포타미아 북부 지역을 지칭하며, 아브라함 가문의 발생지로 보고 있습니다. 이삭의 족보를 언급하면서 리브가의 고향을 언급하는 것은 리브가가 혼합 민족이 아니라 언약 백성 아브라함의 순수 혈통임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맺으신 언약 백성으로 리브가도 하나님의 기업을 소유할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증거하기 위해 그녀의 신앙적 뿌리가 어떠한지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삭이 순수 혈통인 리브가와 사십 세에 결혼하였지만 20년 동안이나 자녀를 얻지 못했습니다.

21절입니다. 이삭이 그의 아내가 임신하지 못하므로 그를 위하여 여호와께 간구하매 여호와께서 그의 간구를 들으셨으므로 그의 아내 리브가가 임신하였더니

이삭에게 자녀가 없는 동안 아브라함의 후처인 그두라는 여섯 형제를 낳았고, 그 자손들은 번성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삭의 이복형제인 이스라엘은 이미 열두 형제와 열두 지파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삭은 아내가 임신하지 못함으로 불안해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문제를 하나님께 가지고 나아갔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 맺으신 언약을 지키시기 위해 이삭이 결혼하자 마자 많은 자녀를 허락하실 수도 있으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 단순히 자연적인 결실을 통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총의 산물임을 확신시켜 주시기 위한 방법을 택하셨습니다. 그 방법으로 하나님께서 언약의 아들 이삭에게 20년 동안 기도하게 하셨습니다. 기도하는 20년 동안 이삭은 하나님의 약속을 의심하지 않았고, 오직 주님께서 은혜 베푸실 때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아내 리브가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쌍둥이를 잉태
하였습니다.

그런데 태 속에 있는 쌍둥이가 서로 싸웠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22절입니다.

그 아들들이 그의 태 속에서 서로 싸우는지라 그가 이르되 이럴 경우에는 내가 어찌할꼬 하고 가서 여호와께 묻자온대

한 태 속에서 같은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자라갔지만 태 속에서부터 티격태격했던 형제의 다툼이 이후 이들의 삶을 어떻게 펼쳐갈지 긴장감을 갖고 바라보게 합니다.

태 속에서 쌍둥이가 격한 몸부림을 하자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한 리브가는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갔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장차 리브가가 낳을 쌍둥이를 통해 형성될 후손이 서로 반목하며 살 것이며, 형이 동생을 섬기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장자의 권한을 절대적으로 인정하는 근동지역의 인습을 뛰어넘는 예언을 들은 리브가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판단이나 조건에 따라 역사를 이끌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사람을 통해 역사를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나타내 보이고 계십니다.

해산 기한이 차매 리브가는 쌍둥이를 출산하였습니다. 장남은 몸이 붉고 전신이 털옷 같아서 이름을 ‘에서’라 지었습니다. 차남은 형의 발꿈치를 잡고 태어난 것을 보고 야곱이라고 지었습니다. ‘야곱’이라는 이름이 ‘발꿈치를 잡았다’라는 의미입니다. 그들의 성장 과정을 27절이 증거합니다.

그 아이들이 장성하매 에서는 익숙한 사냥꾼이었으므로 들사람이 되고 야곱은 조용한 사람이었으므로 장막에 거주하니

에서는 익숙한 사냥꾼으로 성장했고, 야곱은 조용한 사람으로 자랐습니다, 자녀들이 장성하면서 아버지 이삭은 형 에서를, 어머니 리브가는 작은 아들 야곱을 유독 사랑했습니다. 아마도 이삭과 리브가가 각자의 기질에 맞는 자식을 더 사랑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에서는 들사람이 되어서 사냥을 즐기는 영웅적인 느낌의 사람으로 성장하였고, 야곱은 내성적인 모습으로 장막에 거했던 것을 보게 됩니다. 요즘 언어로 표현한다면 에서가 세상적으로 알려진 성공지향형 인물이라면, 야곱은 내면을 존중히 여기는 말씀과 기도의 사람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야곱을 수식하고 있는 ‘조용하다’는 단어에는 ‘온전한’, ‘올바른’, ‘온건한’, ‘책망할 데가 없는’이라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각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셨습니다. 어느 것이 더 좋고, 나쁜가의 차원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닮은 우리의 기질을 잘 개발하고 그것을 바른 인격과 신앙으로 가꾸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에서가 장자의 명분을 팔다(28-34절)

어느 날 한 사건을 통해서 두 형제의 신앙관이 드러나게 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족장시대 장자는 아버지의 권위를 승계받고 사회적으로 한 가문의 대표자로 인정받는 권한이 있었습니다. 또한 다른 형제들보다 유산도 2배로 받게 되어 있었습니다. 뿐만아니라 좀 더 영적인 의미로 장자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임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임한다는 것은 그 가정을 대표하는 일이며, 가정을 말씀 가운데 잘 인도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에서에게는 가문을 대표하는 권한보다, 하나님의 말씀보다 육체적인 필요가 앞섰습니다. 에서에게는 미래보다 눈앞의 상황이 더 중요했던 것을 보게 됩니다. 결국에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장자의 명분을 경홀히 여기는 판단을 하고 말았습니다. 에서는 야곱에게 양보 차원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명분을 쉽게 놓아 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일을 망설임 없이 진행했습니다. 에서가 망설임 없이 일을 진행한 연유를 29절은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29절입니다.

야곱이 죽을 쑤었더니 에서가 들에서 돌아와서 심히 피곤하여

‘심히 피곤’하다는 표현은 완전히 말라버려서 식물이 자랄 수 없는 황폐한 땅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사냥감을 찾아 들판을 쫓아다니는 육체 활동으로 인해 매우 피곤하고 허기진 에서는 더 이상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입니다. 에서의 눈에는 오로지 바닥난 자신의 기력을 회복시킬 먹거리만 보였습니다. 야곱은 평소 형의 배고픔 모습을 종종 보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야곱은 먹거리를 요구하는 형에게서 자신의 필요를 요청할 기회를 잡았고, 에서는 동생 야곱의 요청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31절에서 32절입니다.

야곱이 이르되 형의 장자의 명분을 오늘 내게 팔라 에서가 이르되 내가 죽게 되었으니 이 장자의 명분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리요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장자의 명분은 죽 한 그릇에 사고 팔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배고픈 에서가 눈앞에 놓인 죽 한 그릇에 자신의 장자 명분을 쉽게 넘기겠다고 한 것은 장자권이 간단하게 말로 매매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에서는 장자란 명칭을 야곱에게 준다고 해도 이러한 거래가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였던 것입니다. 실제로 훗날 아버지 이삭은 에서에게 언약 계승의 축복을 하려고 하였습니다. 야곱도 형에게 장자권을 샀지만 속임수를 써서 아버지에게 장자의 축복을 가로챘습니다. 이러한 정황들을 통해 에서가 죽 한 그릇으로 장자권을 넘기는 것을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에서는 장자권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당장의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동생의 요청을 받아들였지만 에서가 놓친 것이 있습니다. 에서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장자로서의 삶을 만홀히 여겼습니다. 또한 순간적인 욕구를 참지 못하고, 더 중요한 것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도외시해 버린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면 역사는 지금과는 다르게 흘렀을 것입니다. 히브리서 12장 16절은 하나님의 은혜를 거역한 자들에게 경고하면서 에서를 망령된 자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혹 한 그릇 음식을 위하여 장자의 명분을 판 에서와 같이 망령된 자가 없도록 살피라

동생의 제안에 가타부타 따져보지도, 깊이 생각하지도 않은 에서는 장자의 명분을 곧바로 야곱에게 양도해 버림으로 망령 된 사람의 본보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에서의 삶에서는 장자의 명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인식하고 묵상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에게는 하나님의 말씀보다 사냥할 수 있는 넓은 들판이 더 우선순위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알지 못할 때 우리도 이와 같은 선택을 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새해를 맞이하고 두 주가 흘렀습니다. 올 한해 하나님보다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것이 있다면 다시 우리의 삶과 신앙을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이 지속되어도 이 또한 하나님보다, 우리의 신앙을 지키는 일보다 앞설 수는 없습니다. 어려운 상황이 닥쳐올 때, 앞에 놓인 상황으로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할 때, 이삭과 리브가가 하나님께 자신들의 문제를 들고 나아갔던 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문제를 들고 주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예스(Yes)라고 응답하시든, 노(No)라고 응답하시든, 침묵하시든 모두가 우리를 위한 것임을 믿음으로 받아들일 때 우리의 모든 시간들은 하나님 안에서 살게 될 것입니다. 현재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는 것들은 우리의 영원을 책임지지 못합니다. 우리의 현재와 영원한 삶까지 책임지시고, 우리를 인도하시는 우리 주님과 오늘도 동행하시길 소망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결혼하고 20년이 지나도 자녀가 없던 이삭은 기도했습니다. 태중에서 자녀들이 다툴 때 어찌할 바 알지 못하던 리브가도 기도했습니다. 기도가 쉬운 것 같지만 결코 쉽지 않음은 신앙 생활하며 살아가는 내내 경험하고 있는 일입니다. 하나님, 오늘 말씀을 통해 다시 기도의 자리로 우리를 부르시니 감사합니다. 기도의 자리를 다시 회복하며 우리에게 허락해 주신 그리스도인의 명분을 소홀히 여기지 않게 하시옵소서. 하나님께서 우리 각 사람에게 허락하신 인생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다가 주님 앞에 설 때에 잘했다 칭찬받는 은총을 누리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교우님의 족보를 살펴보시고, 교우님 가문의 신앙의 족보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가져 보십시오.
2. 이삭과 리브가가 기도의 자리를 지킨 것처럼 오늘 주님 앞에 가지고 나온 기도는 어떤 내용입니까?
3. 가족 중 나와 성향이 달라서 힘든 구성원이 있습니까? 어떤 성향 때문에 힘든지 살펴보시고, 혹시 교우님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가족이 있다면 가족의 입장에서 교우님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 보십시오.
4. 하나님께서 교우님께 허락하신 명분을 가볍게 여긴 적은 없는지 잠잠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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