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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기도/창세기(새벽)

창세기 36:20-43

창세기 36:20-43 


찬송가 240장 ‘주가 맡긴 모든 역사’


창세기 12장부터 50장은 하나님의 언약 백성인 이스라엘의 기원을 아브라함으로부터 이삭과 야곱 그리고 요셉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창세기 기자는 각각의 인물을 소개하기 전에 족보를 먼저 소개합니다. 아브라함을 소개하기에 앞서 셈의 족보와 데라의 족보를 소개하였고 야곱을 소개하기에 앞서 이스마엘의 족보를 소개하였습니다. 창세기 37장부터 등장하는 요셉을 소개하기에 앞서 창세기 36장은 긴 분량을 할애하여 에서의 족보를 소개합니다. 에서는 에돔 족속의 시조가 되었습니다. 비록 에서는 하나님의 언약과 장자의 축복을 누리지 못하였지만 크고 강성한 민족을 이루었습니다. 창세기 36장 20-43절은 세 부분으로 구분됩니다. 첫째로, 호리족 세일의 아들들과 족장들이 20-30절까지 나열되며 둘째로, 에돔의 왕들이 31-39절까지 나열 됩니다. 셋째로, 에서 가문의 족장들이 40-43절까지 나열됩니다. 창세기 기자는 에서의 족보를 소개할 때 개인의 업적을 생략하고 이름들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기술하였지만, 제법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자세히 기록함으로 에서의 가문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음을 드러내는 것과 동시에 역사적 진실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야곱과 에서는 한날한시에 태어났지만 서로 다른 삶을 살게 되었고 그것은 단순히 생활방식이나 거주지의 차이가 아니라 인생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섭리가 빚어낸 놀라운 결과였습니다.

호리 족속 세일의 자손(20-30)

(20-21) 그 땅의 주민 호리 족속 세일의 자손은 로단과 소발과 시브온과 아나와 디손과 에셀과 디산이니 이들은 에돔 땅에 있는 세일의 자손 중 호리 족속의 족장들이요
‘호리’는 ‘동굴에 거하는 자’란 뜻으로 호리 족속이 사암이나 석회암 동굴에 살았음을 반영합니다. 그들은 에돔 족속이 세일 땅에 정착하기 전부터 거주했던 원주민으로 20-21절에 나열된 세일의 일곱 아들은 곧 호리 족속의 일곱 족장들을 의미합니다. 호리 족속에 대한 최초의 성경 기록은 창세기 14장 6절에서 메소포타미아 북부 연합군에 의해 호리 족속이 세일에서 광야 근방 엘바란까지 밀려났음을 묘사한 것입니다. 창세기 36장 8절에서 ‘세일’이 지명으로 기록되었지만 20절에서는 인명으로 소개되었고 이는 사람 이름이 지명이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B.C. 1200-1500년경에 에돔은 모압과 암몬 등과 연합하여 세일 지역에 큰 세력을 이루었습니다.

(22-30) 로단의 자녀는 호리와 헤맘과 로단의 누이 딤나요 소발의 자녀는 알완과 마나핫과 에발과 스보와 오남이요 시브온의 자녀는 아야와 아나며 이 아나는 그 아버지 시브온의 나귀를 칠 때에 광야에서 온천을 발견하였고 아나의 자녀는 디손과 오홀리바마니 오홀리바마는 아나의 딸이며 디손의 자녀는 헴단과 에스반과 이드란과 그란이요 에셀의 자녀는 빌한과 사아완과 아간이요 디산의 자녀는 우스와 아란이니 호리 족속의 족장들은 곧 로단 족장, 소발 족장, 시브온 족장, 아나 족장, 디손 족장, 에셀 족장, 디산 족장이라 이들은 그들의 족속들에 따라 세일 땅에 있는 호리 족속의 족장들이었더라

로단의 아들 호리의 이름이 세일 땅의 원주민을 대표하는 부족명이 된 것은 그가 세일의 원주민을 통솔했던 지도자였음을 의미합니다. 20-30절은 족장을 중심으로 호리 족속을 소개하는 중에 22절에서 로단의 누이 딤나를 언급한 것은 그녀가 에서의 아들 엘리바스를 통해 아말렉 족속의 시조인 아말렉을 낳았기 때문입니다. 에서는 언약의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이방 여인과 결혼하며 하나님과의 언약에서 멀어지게 되었고 에서의 후손들 또한 이방 여인과 결혼함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가문 전체가 하나님과 멀어지는 것을 발견합니다. 아브라함은 아들 이삭의 신붓감을 가나안 족속의 딸 중에서 찾지 않고 800km나 떨어진 아브라함의 고향에서 찾았습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이삭의 신붓감을 찾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감내하면서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하였습니다. 결혼은 단순히 이상형을 찾고 만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 안에서 두 사람이 한 몸을 이루는 것이기에 아브라함의 종의 험난한 여정은 거룩을 이루는 인내의 걸음이었습니다. 그렇게 이삭은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리브가를 만나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이삭의 첫째 아들인 에서가 이방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였고 그것은 이삭과 리브가의 근심이 되었습니다(창26:35). 에서는 에돔의 시조가 되었고 에서의 아들 엘리바스는 아말렉의 시조인 아말렉을 낳았다는 기록을 통해 에서는 세상적인 기준에서 크고 강성한 가문을 이루었지만, 하나님과는 멀어지게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에돔의 왕들(31-39)

(31) 이스라엘 자손을 다스리는 왕이 있기 전에 에돔 땅을 다스리던 왕들은 이러하니라

31-39절은 에서의 후손들이 세일의 원주민이었던 호리 족속을 흡수하여 왕정을 이루었고 이스라엘이 왕정을 수립하기 이전에 이미 벨라로부터 하달까지 에돔을 다스렸던 8명의 왕이 있었음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에돔이 이스라엘 보다 먼저 왕정을 시작했다는 것은 에돔 민족이 이스라엘 민족 보다 먼저 국가의 형태를 이루었고 발전된 정치 제도를 이루었음을 나타냅니다. 흥미로운 것은 32절부터 나열되는 에돔의 여덟 왕들이 혈통에 의한 계승이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32-39) 브올의 아들 벨라가 에돔의 왕이 되었으니 그 도성의 이름은 딘하바며 벨라가 죽고 보스라 사람 세라의 아들 요밥이 그를 대신하여 왕이 되었고 요밥이 죽고 데만 족속의 땅의 후삼이 그를 대신하여 왕이 되었고 후삼이 죽고 브닷의 아들 곧 모압 들에서 미디안 족속을 친 하닷이 그를 대신하여 왕이 되었으니 그 도성 이름은 아윗이며 하닷이 죽고 마스레가의 삼라가 그를 대신하여 왕이 되었고 삼라가 죽고 유브라데 강변 르호봇의 사울이 그를 대신하여 왕이 되었고 사울이 죽고 악볼의 아들 바알하난이 그를 대신하여 왕이 되었고 악볼의 아들 바알하난이 죽고 하달이 그를 대신하여 왕이 되었으니 그 도성 이름은 바우며 그의 아내의 이름은 므헤다벨이니 마드렛의 딸이요 메사합의 손녀더라

브올의 아들 벨라가 에돔의 왕이 되었을 때 딘하바가 도성이었습니다. 그런데 브닷의 아들 하닷이 왕이 되었을 때는 아윗이 도성이었고 하달이 왕이 되었을 때는 바우가 도성이었습니다. 에돔에서 여덟 명의 왕들이 통치하는 동안 도성이 두 번이나 변경된 것은 전쟁을 대비하는 전략적인 이유였을 것으로 추측하는 한편 에돔에서는 혈통에 의한 왕위 계승이 아니라 힘이 있는 사람이 왕이 되었고 자연스레 왕이 바뀌면서 중심 도시가 변경되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에돔은 당대에 왕이 죽으면 그의 아들이 대를 이어 왕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 출신의 새로운 왕이 등장하였습니다. 에돔의 여덟 왕 모두 자식에게 왕위를 물려주지 않았던 것은 에돔은 혈통 보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나라였음을 의미합니다. 에돔의 일곱 번째 왕의 이름인 바알하난에 바알이라는 가나안의 신 이름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에돔이 이미 바알 신앙에 익숙한 나라였음을 발견합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정착 초기부터 바알 신앙에 거센 유혹을 받았던 것은 바알이 비와 풍요의 신으로서 풍족한 생활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욕망 때문이었습니다. 바알 신앙은 우상 숭배의 본질을 잘 나타냅니다. 인간의 욕망이 우상을 만들고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신은 종교 의식을 통해 인간에 의해 다루어집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우리의 생각과 계획에 따라 움직이려는 모든 우상 숭배적 행위를 물리쳐야합니다. 신앙의 본질은 하나님을 향한 신뢰이기 때문입니다. 에돔이 숭배하는 것은 곧 힘이었습니다. 강력한 힘과 풍요로운 생활을 욕망하는 것은 바알 신앙으로 자연스레 이어졌습니다. 에서와 야곱은 하나님의 언약을 계승하는 가정에서 나고 자랐지만 추구하는 인생의 목적이 달랐기에 두 사람의 인생은 서로 다른 두 가문을 이루었습니다.

에돔에서는 가장 힘이 있는 사람이 왕이 되어 권력을 독점하였고 백성들은 그 힘 앞에 굴복하는 방식으로 통치가 이루어졌습니다. 에돔에서 왕에 대한 백성들의 충성은 곧 힘에 대한 충성이었습니다. 이는 이스라엘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통치와 대조를 이룹니다. 31절에서 에돔의 왕들을 소개하며 ‘이스라엘 자손을 다스리는 왕이 있기 전에’라는 표현을 통해 당시 이스라엘 민족은 일반적인 국가의 형태를 갖추고 있지 못하였던 상태였음을 발견합니다. 일반적인 시각에서는 에돔이 왕정을 이룬 것과 대조적으로 이스라엘 민족은 아직 체계가 잡히지 않은 모래알 같은 모습으로 보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민족에게는 그 어느 나라보다 강력한 연합과 질서가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을 친히 모으시고 인도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힘의 질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았습니다.

창세기의 1차 독자들은 에서의 족보를 통해 세속 논리와 대조되는 이스라엘 민족의 가치관을 발견하고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이스라엘 민족의 정체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비록 세상적인 기준에서는 에돔와 아말렉이 강성한 나라를 이룬 것처럼 보였지만 이스라엘 민족은 세속적인 힘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좇아 살도록 부르심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신약시대의 유대인들은 창세기의 1차 독자들이었던 이스라엘 민족이 마주하였던 도전을 동일하게 직면하였습니다. 왜냐하면 팔레스타인 지역을 다스리고 있었던 헤롯 왕이 바로 에돔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택함을 받은 사람들은 로마 황제의 통치 아래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던 반면에 에돔 출신의 헤롯은 유대인들 위에 군림하였습니다. 눈앞의 현실이 커 보일 수록 하나님의 언약은 희미하게 보였을 것 입니다. 그럼에도 언제나 하나님의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을 좇아 살지 않고 믿음으로 살았던 것을 기억합니다.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 그리고 이생의 자랑의 시험을 이기는 힘은 눈앞의 상황 너머에 계신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에돔 족속의 조상은 에서더라(40-43)

(40-43) 에서에게서 나온 족장들의 이름은 그 종족과 거처와 이름을 따라 나누면 이러하니 딤나 족장, 알와 족장, 여뎃 족장, 오홀리바마 족장, 엘라 족장, 비논 족장, 그나스 족장, 데만 족장, 밉살 족장, 막디엘 족장, 이람 족장이라 이들은 그 구역과 거처를 따른 에돔 족장들이며 에돔 족속의 조상은 에서더라

에서에게서 나온 열 한 명의 족장들을 나열하며 그들이 소유한 독립된 영역과 영향력이 있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에돔의 통치 체제는 중앙에 왕이 있고 지역별로 족장들이 함께 통치하는 지방 분권적인 형태였음을 발견합니다. 창세기 기자는 에서와 에돔에 관한 기록을 마치며 ‘에돔 족속의 조상은 에서더라.’는 표현을 통해 창세기 36장 1절과 마지막 절이 쌍을 이루어 중간의 내용을 감싸고 있는 형태로 나타내었습니다. 이어지는 37장은 야곱의 가정을 소개하며 야곱의 열 한 번째 아들인 요셉을 중심으로 어떻게 야곱의 가족이 애굽으로 내려갔는지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미 큰 민족이 되어 왕정을 이룬 에서의 가문과 비교하면 창세기를 마칠 때까지 야곱의 가족은 작고 연약한 모습일 뿐이었습니다.

(이사야 41:14) 버러지 같은 너 야곱아, 너희 이스라엘 사람들아 두려워하지 말라 나 여호와가 말하노니 내가 너를 도울 것이라 네 구속자는 이스라엘의 거룩한 이이니라

한 치 앞도 알지 못하는 우리는 당장 눈앞의 유혹에 흔들리고 두 눈을 사로잡는 세속적 힘과 매력에 그만 두 눈이 다 뽑힌 채 힘을 잃은 삼손처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음에도 세상 속에서 굴욕적인 인생을 살고있는 것은 아닌지요. 하나님께서는 ‘버러지 같은 너 야곱아!’라며 우리를 부르시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며 세상을 이기는 힘이 우리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의 구원자가 되시며 우리의 능력이 되심을 깨우쳐주십니다.

족보로 번역된 히브리어 톨레도트는 ‘계보’, ‘후손’, ‘역사’, ‘내력’ 등으로 다양하게 번역됩니다. 톨레도트를 단순히 족보로 번역하기 아쉬운 것은 톨레도트가 우리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서와 야곱은 한 가정에서 나고 자랐지만 서로 다른 민족을 이루었습니다. 에돔은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속적인 나라를 대표합니다. 야곱의 가족은 상대적으로 작고 연약한 모습이지만 하나님께서 야곱의 가문을 통해 역사하신 것은 온 땅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통치 원리를 드러내기 위함이었습니다. 에돔 출신의 헤롯과 야곱의 후손으로 오신 예수님은 세상적인 기준에서는 화려한 왕궁과 사형 틀이 세워진 골고다 언덕이 보여주는 대조만큼 선명하게 비교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는 만 왕의 왕이신 주님께서 자기 목숨을 내어주시는 방식으로 우리에게 임하였습니다. 우리 가정의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자녀들을 친히 돌보시며 지켜주십니다. 우리는 우리의 자녀를 다른 집 자녀와 비교할 이유가 없고 우리 가정의 경제 규모를 다른 가정과 비교할 이유가 없습니다. 남들이 다하는 것, 남들이 다 가지려고 하는 것을 좇기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우리의 톨레도트를 통하여 하나님을 증거하기를 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에서의 족보를 통하여 세속적인 성공과 영향력을 꿈꾸던 우리의 영적 실존을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의 주인이 되심을 신뢰하며 세상이 주는 염려와 두려움을 물리치게 하시고 눈앞의 상황에 낙담하지 않고 눈을 들어 상황 너머에 계신 주님의 손길을 바라보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의 말씀을 우리의 욕망을 성취하는 도구로 삼지 않게 하시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함으로 모든 상황 속에서 하나님을 신뢰하는 인생이 되게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세일이라는 한 사람의 이름이 지명이 된 것은 세일이라는 사람의 영향력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당신은 이웃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끼치며 살기를 기대하십니까?
2. 이스라엘에 왕이 있기 전에 에돔에는 이미 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언제나 이스라엘을 친히 다스리셨다는 사실을 돌아보며 하나님께서 당신의 인생을 친히 돌보심에도 하나님을 나의 왕으로 고백하지 못하였던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봅시다.
3. 에돔은 힘의 논리에 따라 왕을 세웠습니다. 당신의 삶을 결정짓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4. 눈에 보이는 화려한 족보가 아니라 눈을 들어 하나님을 바라보며 믿음의 역사를 이어가기 위해 무엇을 결단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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