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1:11-24

 갈라디아서 1:11-24
찬송가 151장 '만왕의 왕 내 주께서’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 바울은 바리새인으로서 율법을 잘 지키는 독실한 유대교 신자였습니다. 그는 다른 유대인들이 율법을 잘 지키지 않는 것을 발견하면 폭력을 동원해서라도 지키게 만들 정도로 율법에 대해 지독한 열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바울의 화려했던 과거 경력으로 인해 그가 회심하고 나서도 그의 순수한 복음 전파를 위한 열심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바울은 이러한 내용들을 잘 알고 오늘 본문 말씀을 통해 그간의 과정들을 설명 하고 있습니다.

계시로 주어진 복음(11-12절)

(11-12) 형제들아 내가 너희에게 알게 하노니 내가 전한 복음은 사람의 뜻을 따라 된 것이 아니니라 이는 내가 사람에게서 받은 것도 아니요 배운 것도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로 말미암은 것이라

바울이 전한 복음은 사람에게서 받은 것이 아니라, ‘예수그리스도의 계시’를 통해 복음을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계시를 보여주시는 주체인 동시에 계시의 내용이기도 합니다. ‘계시’라는 말은 바울이 구약의 선지자들처럼 하나님께 소명을 받을 때와 같은 종류의 경험을 했음을 암시합니다. 바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나 회심하게 된 사건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바울의 분명한 체험적 신앙과 성령 임재 경험은 그의 사역의 근거였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자신의 주장으로만 자신을 증명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하고 있는 일, 주변 사람들의 증언, 성령님의 사역이 그의 사도성의 증거였습니다. 그가 이룬 많은 사역의 열매는 그의 정당성을 잘 입증해 주고 있습니다.

은혜로 주어진 복음(13-17절)

(13-14) 내가 이전에 유대교에 있을 때에 행한 일을 너희가 들었거니와 하나님의 교회를 심히 박해하여 멸하고 내가 내 동족 중 여러 연갑자보다 유대교를 지나치게 믿어 내 조상의 전통에 대하여 더욱 열심이 있었으나

13절 전반에 ‘내가 이전에 유대교에 있을 때에’라는 말을 통해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지금은 더 이상 유대교 안에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회심 전에 바울은 자신이 박해한 ‘교회’가 ‘하나님의 교회’라는 인식을 하지 못했지만,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경험한 이후에 자신이 박해하였던 것이 ‘하나님의 교회’였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바울은 남들보다 열정이 많은 유대인이었고 바리새인이었습니다. 그는 ‘조상의 전통’, 즉 랍비들의 율법 해석과 적용 지침인 ‘구전 율법’을 지키는 일에 열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율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처벌하는 역할을 했으며, 배교자들을 색출해서 제거하는 정화 운동도 함께 했습니다. 그는 팔레스타인에 있는 유대인뿐만 아니라 멀리 이민을 가서 살고 있는 유대인들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감시했던 유대인이었습니다.

회심 전의 바울에게는 당연히 예수님의 제자들도 율법을 지키지 않는 배교자들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가 교회를 핍박하고 배교자들을 처벌한 것은 올바른 유대교의 길로 인도하려는 열심에서 나온 행동이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아무리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살아도 열심의 방향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바울을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 바울의 열심이 그리스도인들을 핍박하려고 했을 때, 그 열심은 하나님을 대항하는 열심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열심이 복음을 전하는 열심히 되었을 때 그는 복음 전도자로서 하나님께 큰 기쁨과 영광이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열심을 품고 애쓰고 있는 일들이 정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점검을 해보아야겠습니다.

(15-17) 그러나 내 어머니의 태로부터 나를 택정하시고 그의 은혜로 나를 부르신 이가 그의 아들을 이방에 전하기 위하여 그를 내 속에 나타내시기를 기뻐하셨을 때에 내가 곧 혈육과 의논하지 아니하고 또 나보다 먼저 사도 된 자들을 만나려고 예루살렘으로 가지 아니하고 아라비아로 갔다가 다시 다메섹으로 돌아갔노라

15절 전반절에 ‘내 어머니의 태로부터 나를 택정하시고’는 예레미야 1:5의 ‘내가 너를 모태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고’와 유사한 표현입니다. 바울은 예레미야가 선지자로 부르심을 받고 소명을 받은 것처럼 자신도 그와 유사한 경험을 다메섹에서 했다고 말합니다.

바울은 교회를 핍박했던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고 15절 중반에는 ‘그의 은혜로 나를 부르신 이가’라고 말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언급합니다. 복음은 하나님께서 은혜로 택하신 사람에게 전하신 것이기에 그 사람의 자격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복음은 어떤 공로나 사람의 능력 때문에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전적으로 베푸시는 은혜이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복음을 대적하고 거스르던 삶을 살았지만, 은혜의 복음을 통해 변화되었습니다. 바울과 같은 사람도 불러서 사용하시는 분이 하나님이며, 그분이 은혜로 주신 것이 복음입니다.

하나님은 ‘그의 아들’ 예수그리스도를 이방인에게 전하기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계시로 바울에게 분명하게 알려 주셨습니다.

다메섹 도상에서 계시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깨달은 바울은 16절 후반절에 ‘혈육과 의논하지 아니하고’라고 표현 합니다. 여기에서 ‘혈육’은 ‘친척’이라는 뜻이 아니라 피와 살, 즉 ‘인간’을 가리키는 유대교 숙어입니다.

바울은 다메섹 사건 이후에 자신의 소명과 복음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의논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받은 계시는 애매하지 않고 확실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베드로처럼 먼저 사도가 된 자들을 만나기 위해 예루살렘에 갈 필요가 없었습니다. 바울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 곧바로 아라비아로 갔습니다.

바울의 순수한 복음(18-24절)

(18-20) 그 후 삼 년 만에 내가 게바를 방문하려고 예루살렘에 올라가서 그와 함께 십오 일을 머무는 동안 주의 형제 야고보 외에 다른 사도들을 보지 못하였노라 보라 내가 너희에게 쓰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거짓말이 아니로다

다메섹 사건을 기준으로 3년이 지난 시점에 바울은 예루살렘으로 돌아갑니다. 그때 그는 ‘바위’라는 뜻을 가진 베드로의 아람어 이름인 ‘게바’를 만나 보름 동안 함께 유숙했다고 합니다.

그때 예수님의 동생인 야고보외에는 다른 사도들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바울이 “하나님 앞에서 거짓말이 아니로다”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진실성을 강조하는 것은 그가 예루살렘을 방문했을 때 다른 사도들로부터 복음에 대해 배웠기 때문에 예루살렘 사도에게 종속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거짓 형제들 때문인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바울이 베드로에게서 복음을 배우려고 했다면 보름은 매우 짧은 시간입니다.

(21-24) 그 후에 내가 수리아와 길리기아 지방에 이르렀으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유대의 교회들이 나를 얼굴로는 알지 못하고 다만 우리를 박해하던 자가 전에 멸하려던 그 믿음을 지금 전한다 함을 듣고 나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니라

바울은 예루살렘을 떠나 수리아와 길리기아로 갔습니다. 수리아는 안디옥이 있는 곳이고, 길리기아는 그의 고향 다소가 있는 지방입니다. 사도행전에는 이때부터 바나바가 그를 안디옥 교회로 데려올 때까지 그의 행적에 대한 기록은 없지만, 그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이방인들에게 복음 전하는 사명을 수행했습니다.

그래서 유대의 교회들은 ‘우리를 박해하던 자가 전에 멸하려던 그 믿음을 지금 전한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유대 교회의 성도들은 바울과 일면식이 없었지만 그의 사역으로 인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바울이 전하는 복음을 ‘믿음’이라고 부른 이유는 바울이 전한 복음의 핵심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이 복음 전도자로서 놀라운 사역을 감당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받은 은혜에 대한 분명한 확신이 있었고 복음을 다른 것으로 희석시키지 않는 복음의 순수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16절의 전반부에 나오는 말씀처럼 그가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아들을 이방에 전하기 위하여’라는 사명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울을 이방인들을 위한 전도자로 세우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하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우리들도 바울처럼 동일하게 은혜를 입은 자로서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이 있습니다. 이 세상을 향해 눈물 흘리시는 예수님처럼 우리들도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며 눈물을 흘릴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도 우리를 향해 눈물 흘리시는 예수님을 기억하고, 오늘 하루도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 통로로 영과 진리로 살아갈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도저히 우리들의 힘으로는 스스로를 결코 구원 할 수 없는 존재이지만, 우리들을 죽기까지 사랑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로 인해 우리를 구원하시고 자녀 삼아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사도 바울이 그 은혜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복음 전도자로 평생을 살아간 것처럼 우리들도 일터와 가정과 교회, 삶의 다양한 상황 속에서도 복음에 대해 확신하고 복음의 통로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저희들을 붙들어 주시옵소서. 또한 지금 우리들이 열심을 품고 애쓰는 일들이 정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인지 다시 한번 점검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분별 할 수 있는 지혜와 은혜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 가운데 있는 많은 사람들을 기억하여 주시고 이 땅 가운데 긍휼을 베풀어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바울은 자신이 전한 복음이 어디에서 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2. 바울이 혈육이나 사도들과도 의논하지 않았음을 말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3.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난 바울처럼, 당신이 받은 큰 은혜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4. 당신이 열심을 품고 애쓰는 일들의 방향이 정말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것인지 생각해봅시다.
5. 당신은 삶 속에서 ‘복음의 통로’로 살아가기 위해 오늘부터 삶 속에서 무엇을 결단하고 실천할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봅시다(가정, 직장, 교회, 인간관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