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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기도/민수기(새벽)

민수기 3:40-51

 민수기 3:40-51 



찬송가 312장 “너 하나님께 이끌리어”

민수기는 말 그대로 이스라엘 자손의 인구 조사에 관한 이야기를 그 중심에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백성들의 수를 셈한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출애굽 한 이스라엘 자손이 광야에서 실시한 인구 조사는 그 자체로 하나님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는 과정이자 결과였습니다.
오늘 본문 역시 인구 조사에 관한 내용을 중심으로 하며,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시고 모세가 하나님께 응답하는 구조가 반복됩니다.

여호와의 명령 1: 인구 조사(40-43)
(40) 여호와께서 또 모세에게 이르시되 이스라엘 자손의 처음 태어난 남자를 일 개월 이상으로 다 계수하여 그 명수를 기록하라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태어난 지 한 달이 넘은 맏아들을 계수하여, 그 수를 기록할 것을 명하셨습니다. 특별히 그 수를 기록하게 하신 것은 앞선 계수에 특별한 목적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오늘 본문의 직전에는 하나님께서 레위인에 대한 인구 조사를 명하셨었습니다.

(민 3:15) 레위 자손을 그들의 조상의 가문과 종족을 따라 계수하되 일 개월 이상된 남자를 다 계수하라
(민 3:39) 모세와 아론이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레위인을 각 종족대로 계수한즉 일 개월 이상 된 남자는 모두 이만 이천 명이었더라

하나님께서는 먼저 레위인 중에서 1개월 이상 된 남자의 수를 조사할 것을 명하셨습니다. 이어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1개월 이상 된 장자의 수를 조사하여 기록할 것을 명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이같이 순차적으로 인구 조사를 명하신 이유 내지는 목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41) 나는 여호와라 이스라엘 자손 중 모든 처음 태어난 자 대신에 레위인을 내게 돌리고 또 이스라엘 자손의 가축 중 모든 처음 태어난 것 대신에 레위인의 가축을 내게 돌리라

하나님께서는 가장 먼저 자신을 ‘여호와’라고 또렷이 밝히셨습니다. 이는 이어질 내용이 세속의 그 무엇과도 구별된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전제였음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이것이 어떠한 내용이든지 간에, 여호와 하나님을 힘입어 출애굽 한 이스라엘 자손이라면 온전히 따라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표현이었습니다. 이처럼 힘주어 말씀하신 내용은 이스라엘 자손의 모든 맏아들과 가축의 처음 난 것(맏배)을 대신하여, 레위인과 레위인의 가축을 드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이스라엘 자손이 광야에서 자체적으로 인구 조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의 출애굽의 주체가 되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애굽에 내린 10번째 재앙은 애굽의 모든 장자와 모든 가축의 처음 난 것의 죽음이었습니다. 이때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어린양의 피를 문설주와 인방에 바른(출 12:7) 이들의 모든 장자와 가축의 처음 난 것은 그의 생명이 보존되었습니다. 이 사건 후에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출 13:1-2)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이르시되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사람이나 짐승을 막론하고 태에서 처음 난 모든 것은 다 거룩히 구별하여 내게 돌리라 이는 내 것이니라 하시니라

이때부터 이스라엘의 처음 난 것은 하나님의 소유가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서 이를 대신해 레위인과 레위인의 것을 구별해 받으시겠다고 말씀하시는 내용입니다.
이어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에 그 즉시 순종했습니다.

(42-43) 모세가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명령하신 대로 이스라엘 자손 중 모든 처음 태어난 자를 계수하니 일 개월 이상으로 계수된 처음 태어난 남자의 총계는 이만 이천이백칠십삼 명이었더라

모세는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명령하신 대로 이스라엘 자손 중 모든 맏아들의 수를 파악했는데, 그 수가 이만이천이백칠십삼(22,273) 명이었습니다. 언뜻 보면 이상할 게 없지만, 이 수치를 깊이 생각해 보면, 그 수가 좀 적다는 생각이 듭니다.
민수기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하나님은 모세에게 이스라엘 자손의 이십 세 이상으로 싸움에 나갈만한 모든 남자의 수를 조사하게 했는데, 그때 확인된 인원이 육십만삼천오백오십(603,550) 명(민 1:46)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장자가 겨우 이만이천이백칠십삼(22,273) 명뿐이었다는 것은 쉽사리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이를 두고 대다수 신학자는 출애굽 직후에 성막 건축을 위해 생명의 속전(출 30:11-16)을 바친 적이 있었는데, 이때 속함을 받지 못한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일 개월 이상 된 장자의 수가 이만이천이백칠십삼(22,273) 명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저 역시 이에 뜻을 같이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모세가 하나님의 명령에 따른 인구 조사에는 충실했지만, 이를 바탕으로 이스라엘 자손과 그의 가축을 대신해 레위인과 그의 가축을 바치라는 말씀에 대한 응답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우리 역시 일상에서 이같이 반응할 때가 있습니다. 연속된 두 가지 말씀 중 한 가지에만 순종하는 경우는, 보통 한 가지 말씀에 순종한 후에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났을 경우입니다. 물론 마주한 변수를 스스로 판단해 처리할 수도 있었겠지만, 모세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쉽게 간과할 수 있는 부분지만, 오늘은 이 부분에 시선을 머물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곧 말씀하셨습니다.

여호와의 명령 2: 속전(44-51)
(44-45)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이스라엘 자손 중 모든 처음 태어난 자 대신에 레위인을 취하고 또 그들의 가축 대신에 레위인의 가축을 취하라 레위인은 내 것이라 나는 여호와니라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신 내용이라는 설명에 이어진 내용(45절)은 앞선 전달된 내용(41절)과 그 의미가 거의 같습니다. 두 문장을 나란히 종이에 기록해 놓고 보면, 그 진의가 다르지 않음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45) 이스라엘 자손 중 모든 처음 태어난 자 대신에 레위인을 취하고 또 그들의 가축 대신에 레위인의 가축을 취하라 레위인은 내 것이라 (나는 여호와니라)
(41) (나는 여호와라) 이스라엘 자손 중 모든 처음 태어난 자 대신에 레위인을 내게 돌리고 또 이스라엘 자손의 가축 중 모든 처음 태어난 것 대신에 레위인의 가축을 내게 돌리라

두 구절에 차이가 있다면 하나님께서 자신을 여호와로 밝히는 순서 정도입니다. 앞선 41절에서는 말씀 전에 하나님께서 자신을 여호와로 밝히셨고, 45절에는 말씀 후에 하나님께서 자신을 여호와로 밝혔습니다.
여기서 함께 생각해 보고 싶은 부분은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이미 전하신 말씀을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모세에게 또다시 말씀하신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점입니다.
일상생활 중에 우리 역시 상대에게 조금 전 했던 말을 다시 말할 때가 있습니다. 이는 보통 상대에게 그 중요성을 강조해야 하거나, 상대가 그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때입니다.
오늘 본문을 조금 더 세밀하게 살펴보면 하나님이 모세에게 명령하신 일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41절에 기록된 바와 같이 이스라엘 자손의 맏아들 중 태어난 지 한 달 이상 된 이들의 수를 파악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42절에 기록된 바와 같이 이스라엘 자손의 파악된 인원을 대신해 레위인과 그의 가축들을 하나님께 돌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어진 43절에는 모세가 이스라엘 자손의 1개월 이상 된 장자의 수를 파악했다는 사실만이 기록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레위인과 그의 가축들을 이스라엘 자손을 대신하게 했다는 말이 없습니다.
이는 그 수가 딱 맞지 않았기에 모세는 하나님의 뜻을 확실히 분별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제멋대로 해석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기다리는 것, 이는 그 자체로 하나님과 더욱 친밀해질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줍니다. 이어진 하나님의 말씀에 모세가 보인 즉각적인 순종은 이 기다림의 근거가 되어 줍니다.
이런 모세에게 하나님께서는 다시 한번 계수 후에 해야 할 일을 주지시키시면서 설명을 덧붙이셨습니다.

(46-50) 이스라엘 자손의 처음 태어난 자가 레위인보다 이백칠십삼 명이 더 많은즉 속전으로 한 사람에 다섯 세겔씩 받되 성소의 세겔로 받으라 한 세겔은 이십 게라니라 그 더한 자의 속전을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줄 것이니라 모세가 레위인으로 대속한 이외의 사람에게서 속전을 받았으니 곧 이스라엘 자손의 처음 태어난 자에게서 받은 돈이 성소의 세겔로 천삼백육십오 세겔이라

하나님께서는 이미 레위인의 수보다 이스라엘 자손의 장자에 수가 이백칠십삼(273) 명 더 많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다. 이에 그들을 대신해 한 사람당 성소의 세겔로 다섯 세겔의 속전을 취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시 한 세겔은 일반 노동자의 4일 치 품삯에 해당하는 가치였기에 5세겔은 일반 노동자의 20일 치의 노동에 해당하는 가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감당하기 힘든 무거운 속전이 아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양의 속전을 제시하셨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이스라엘 자손을 대속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넉넉한 마음을 가늠해 보게 됩니다. 여기서 이백칠십삼(273) 명의 속전이 천삼백육십오(1,365) 세겔이라고 하나님께서 직접 밝히셨는데, 이는 하나님의 분명한 의지를 확인시켜 주는 동시에 모세의 반응 통한 메시지를 오늘 우리에게 주시고 계신 것으로도 생각됩니다.
이어 모세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음을 밝히는 것으로 오늘 본문은 끝맺습니다.

(51) 모세가 이 속전을 여호와의 말씀대로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주었으니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심과 같았느니라

하나님께서는 앞서 이렇게 거둔 속전을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줄 것을 말씀(48절)하셨는데, 모세는 흔들림 없이 순종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명령에 순종해 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예상치 못한 상황을 제멋대로 판단해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습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 이끄시는 속도에 맞춰 기다릴 줄 알았습니다.
말씀대로 살아가기를 소망하는 우리에게도 때때로 어떻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일지 주저하는 순간 찾아옵니다. 이때 우리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재량껏 판단해 행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허락된 자리에서 잠시 멈춰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것입니다.
촌각을 다투는 세속의 물결은 우리를 재촉하지만, 그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눈을 들어 주님의 시선을 느낄 수 있기를 사모하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런 우리를 보며 답답함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우리를 그리스도인다운 그리스도인으로 변모하게 할 것입니다.

오늘 하루, 허락된 삶의 자리에서 주님께서 이르시는 말씀을 기다리며 살아갈 때, 우리는 비로소 주님의 제자다운 제자로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레위인으로 이스라엘 자손의 장자를 대신하게 하시는 과정을 살펴보며, 주님의 대속의 은혜와 의지를 확인하게 하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이 과정에서 하나님과 모세가 나눈 소통의 방식을 살피며, 오늘 우리의 모습을 돌아봅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 주님께서 이르시는 말씀을 듣기 위해 기다림을 택하기보다는 주님의 뜻을 다 아는 양 성급히 손발을 움직였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그리스도인다운 그리스도인, 주님의 제자다운 제자가 되기 위해서 오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깨닫습니다. 순간순간 상황과 환경이 아닌, 눈을 들어 주님을 바라며 이르시는 주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은혜를 허락해 주시옵소서.
(북상하고 있는 역대급 태풍을 잘 견딜 수 있도록 은혜 더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앞서 진행된 인구 조사와 본문에 기록된 인구 조사의 차이점을 정리해 보시겠습니까?
2. 모든 처음 태어난 자를 구별하는 이유는 무엇일지 깊이 생각해 보시겠습니까?
3. 민수기의 인구 조사와 같이 우리의 삶에 자리에서 순종의 증거가 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4. 예상치 못한 상황 앞에서 우리는 어떠한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 평소의 모습을 정리해 보시겠습니까?

(작성: 박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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