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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첫 예배의 마음(마 4:17-25) 2008년 6월1일


본문말씀 

"이 때부터 예수께서 비로소 전파하여 가라사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왔느니라 하시더라 갈릴리 해변에 다니시다가 두 형제 곧 베드로라 하는 시몬과 그 형제 안드레가 바다에 그물 던지는 것을 보시니 저희는 어부라 말씀하시되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시니 저희가 곧 그물을 버려 두고 예수를 좇으니라 거기서 더 가시다가 다른 두 형제 곧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그 형제 요한이 그 부친 세베대와 한가지로 배에서 그물 깁는 것을 보시고 부르시니 저희가 곧 배와 부친을 버려 두고 예수를 좇으니라 예수께서 온 갈릴리에 두루 다니사 저희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며 백성 중에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 그의 소문이 온 수리아에 퍼진지라 사람들이 모든 앓는 자 곧 각색 병과 고통에 걸린 자, 귀신들린 자, 간질하는 자, 중풍병자들을 데려오니 저희를 고치시더라  갈릴리와 데가볼리와 예루살렘과 유대와 요단 강 건너편에서 허다한 무리가 좇으니라"

 


 지난 30여 년 동안 수많은 후배 목회자들에게 많은 존경을 받아오신 목사님의 최근 행동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어둡고 힘들기만 했던 지난 1970년에 이 땅을 가장 힘들게 살고 있던 청계천 빈민을 위한 목회를 누구보다 더 진실하고 아름답게 감당하셨던 분이십니다. 한참 빈민운동을 하시던 그 분이 갑자기 모든 교인들을 데리고 시골로 내려가 농민을 위한 공동체 생활을 하셨습니다. 그 또한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삶을 사시던 분이 최근 몇 년 전에 슬그머니 대도시의 목회자로 전환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그렇게 목이 터져라 외치셨던 이 땅의 빈민과 농민들의 힘든 삶을 뒤로 한 채 언제부턴가 세속정치의 한 귀퉁이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최근엔 아예 미국 쇠고기가 가장 안전하다는 이명박 정부의 손을 들어주다 못해 자신이 나서서 미국쇠고기를 먹어도 좋다는 소리를 서슴지 않고 해대고 있습니다. 그간 그렇게 위한다고 했던 한국의 농민들에게 있어서는 가장 뼈아픈 변절이요, 배신인 것입니다. 자신 스스로 한 몸을 던져 살겠다고 다짐하고 맹세했던 이 땅의 농민들에게 가장 가슴 아픈 총질을 해대고 있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는 있겠지만 저는 그 분에게 영적 동맥경화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동맥경화가 뭡니까? 혈관이 불순물들로 인해서 점점 더 막혀가서 혈액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겁니다. 왜 불순물들이 생겼을까요? 자기 회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박수갈채를 받다보니까 자기가 했던 모든 목회 활동이 자기 스스로 잘 나서 한 것으로 착각해 버린 것입니다. 한 마디로 자기 부족을 느끼지 못하는 겁니다. 자기 부족을 느끼지 못하니까 영적인 콘트롤이 안 되는 겁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지금 내가 하는 일이 과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건지 아닌지가 제대로 구분을 못하는 겁니다. 자기 스스로는 제대로 구분한다고 여길 것입니다. 그러나 아닌 겁니다.


 오늘 본문이 뭡니까?

예수님께서 이 땅의 사역을 시작하시면서 공식적인 선포를 하시는 내용입니다. 어떤 선포입니까?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


 그리고 그 다음에 나오는 모든 내용은 바로 이 선포에 기초한 예수님의 대응입니다. 제자들을 찾아가서 부르시고,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고, 아픈 자들을 고치시고, 가르치신 것입니다. 마태복음을 비롯한 모든 복음서의 예수님 사역의 내용은 다 여기에 압축되어 들어 있습니다. 이게 예수님의 생애 동안 하신 모든 일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예수님의 생애 속에서 붙들고 다니신 말씀입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


 우리 평생이 이 말씀을 기억하고 놓치지 말아야만 합니다. 나는 회개가 필요한 죄인이고, 예수님의 가르침과 치유하심이 필요한 제자요, 환자임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우리의 모든 신앙적인 문제는 다 여기에 기인합니다. 오늘의 삶에 취해서 교만과 허세를 부리고 본분을 저버리게 되는 것도 다 이 때문입니다.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나의 본질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해서 조금만 사람을 모으면 이전의 모습이 날라 가 버립니다. 조금만 살게 되면 어려웠던 시절의 모습이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집니다. 우리 주변에 그런 분들이 너무 많잖아요. 우리 주변에만 있는 게 아니고 우리 자체의 모습이 워낙 그렇습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제가 몇 년 전에 마음 아픈 이야기를 제자로부터 들었습니다. 목사님! 머리에 젤 바르시고 뒤로 넘겨서 멋있긴 한데 예전의 모습이 아닌 것 같아서 어색하게 보입니다. 목사님이 타락하신 것 같아요.”그 소리를 듣는 순간 머리카락을 화악 밀어버리고 싶었습니다. 제가 그 아이를 가르쳤을 때는 깍두기 머리였습니다. 그런데 목사가 되고 나서 전임교역자로 다시 부임하니까 담임목사님이 그러셔요. “이젠 목사가 됐으니까 머리도 좀 기르고 그래...” 제 머리카락 무지 안 좋습니다. 그래서 기르고 나서부터 젤을 발랐습니다. 그리고 어느 샌가 저도 모르는 사이에 거기에 익숙해 진 것입니다. 그 아이의 눈에 그런 제 모습이 보인거구요. 우리는 쉽게 잊어버립니다. 우리의 본성과 본질이 죄인일 뿐임을 너무 쉽게 놓쳐 버립니다.


 사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교회는 좋은 교회가 없습니다. 우리 나무목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무목교회가 기존의 다른 교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나 내용으로 교회를 운영해 갈 수 는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것이 나무목교회가 좋은 교회라고 단정 지을만한 근거는 되질 못합니다. 교회의 구성요소인 우리 각 자가 다 죄인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엔 누구도 예외가 없습니다. 기분 나쁘게 듣지 마세요. 이건 성경 말씀의 이야기입니다.


   (롬 3:10) 기록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의인은 없습니다. 의인이 하나도 없다는 말은 모두가 다 죄인 뿐이라는 겁니다. 우리 모두가 다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의인이 될 수 없는 그런 존재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의인이라고 착각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뭡니까? 바로 뭔가 좀 해냈다고 생각할 때입니다. 앞에서 말씀 드린 그 목사님도 처음부터 그런 의도로 사역을 하신 건 아닙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사람들로부터 잘한다고 인정을 받고부터 달라진 겁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인정이 아닙니다. 이 세상 살면서 하나님으로부터 인정받았다고 생각하는 건 모두 착각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이 세상에서부터 인정하시는 건 아니십니다. 하나님은 인정 안하시는데 우리 스스로 뭘 좀 했다고 안주하는 겁니다. 때문에 교회 안에 다툼이 나는 겁니다. 교회가 커지면 신앙도 큰 줄 압니다. 헌금의 액수가 커지면 자기 신앙이 좋은 줄 알아요. 목사한테 밥 한 번 사준 게 무척 잘난 일인 줄 압니다. 그거 다 원래 누구 겁니까? 하나님의 것입니다. 우리 사람들에게는 잘 해도 못 해도의 기준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더러 그런 기준을 다 맞추라고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오로지 한 가지만 말씀하십니다.


(전12:13)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명령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사람의 본분이니라.”

 

 오로지 하나님의 기준만을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기준에 맞추라 하시는 겁니다. 언제까지요? 이 세상에서 숨을 놓을 때까지입니다. 내 목숨이 끊어질 때까지 하나님의 기준 앞에 서야 합니다. 지금 시작하거나 끝이 나거나 관계없습니다. 언제든지 하나님의 기준 앞에만 서야 합니다. 모든 것이 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셔야만 합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라고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선포는 우리 스스로를 고치라는 우리의 결단을 요구하시는 게 아닙니다. 우리의 전 존재가 하나님 앞에 회개할 필요가 있는 죄악뿐임을 인정하라고 하시는 말씀이십니다. 고치시는 건 예수님께서 하시는 겁니다. 내가 고치는 거 아닙니다. 주님께서 고치시고 예수님께서 고치시고 하나님께서 고치십니다.



 오늘 우리 나무목교회가 첫 예배를 드립니다. 다시 목회를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할 정도의 죄와 허물이 있는 제가 이렇게나마 예배를 드림은 역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이렇게라도 했다고 우리가 하나님 앞에 대단한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우리는 죄악 될 뿐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여전히 우리는 주님의 치료의 손길이 필요하고, 도움이 필요하고, 고치심이 필요한 존재입니다. 나무목교회의 시작이 미약해서 하는 소리가 아닙니다. 교회가 커지든지 적어지든지 나무목교회는 언제나 주님이 고치시는 그런 교회로 남아야만 합니다. 우리 호흡이 멈추는 날까지 오로지 주님의 도우심만이 필요한 게 우리 모두라는 걸 다시금 생각하면서 첫 예배를 감사드립니다.

출처 : 나무목교회
글쓴이 : 뜨거운얼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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