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가복음 5:25~34
마가복음 5장 21~43절의 주된 주제는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치유하는 이야기입니다. 그 주제에 열두 해 동안 혈루병에 걸린 여인의 이야기가 끼어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중심주제인 첫 번째 이야기보다 두 번째 이야기인 혈루병에 걸린 여인의 이야기를 더 많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두 번째 이야기가 우리에게 더 큰 감동을 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여인은 이름이 밝혀져 있지 않은 것처럼 무명의 여인입니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이 여인이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고, 메시아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것입니다. 당시에 예수님을 따르는 무리들의 성격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한 무리는 예수님이 행하신 기적을 보면서 예수님을 특별한 분으로 여겼던 무리였습니다. 로마의 압제로부터 이스라엘을 해방시키고 다시 화려한 다윗 왕국을 이룰 수 있는 인물로 예수님을 생각하며 따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다른 무리는 소수의 무리인데, 이들은 세상에서는 실패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혈루병에 걸린 여인은 두 무리 중에 후자에 속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지만 고치지 못하였고, 그래서 예수님을 통해서 병이 낫기를 원했던 여인입니다. 여인에게 비친 예수님은 마술적인 힘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저 조용히 가서 예수님의 옷자락을 잡아 예수님에게 있는 마술의 힘이 자신한테 전해져 자기의 병이 낫기를 바랐습니다. 이 여인의 소원은 단 하나 자신의 병이 낫는 것이었습니다.
성서를 보면 여인이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라고 고백한 흔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성서를 살펴보아도 여인이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었다는 구절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여인이 예수님을 마술사로 생각하고 붙잡았음에도 예수님은 이 여인을 고쳐 주셨다는 사실에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여인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예수님께로 나아왔는지 상관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해서 나아온 이 여인을 받아주시고 나아가 고쳐주셨습니다. 예수님이 그 모든 것을 넘어서 여인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시고, 고쳐주셨다는 데 본문의 핵심이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은연중에 예수님을 믿는 우리는 하나님이 사랑하시지만,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벌하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본문을 통해서 하나님은 믿는 우리를 사랑하실 뿐만 아니라 예수님을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까지도 사랑하시며 귀하게 여기신다는 사실입니다.
구약성서에서 솔로몬이 하나님의 성전을 지은 후에 “하늘의 하늘이라도 하나님을 모시기에 부족하거든 하물며 인간이 지은 성전에 하나님이 계시겠습니까?”고 말합니다. 솔로몬은 성전을 지어놓고도 하나님 보시기에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크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본문에서도 수많은 무리 가운데 예수님이 계셨습니다. 수많은 무리 중에서 파묻혀 있는 여인을 알아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신의 옷에 손을 댄 여인에게 돌아보셨습니다. 크신 예수님이 작은 여인에게 들어가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성경 66권 전체를 알든 모르든, 목사이건, 평신도이건 관계없이 우리의 존귀함을 보시고 하나님의 아들, 딸로 여기시며 크신 예수님이 작은 우리 마음속에 머무신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께서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고 묻습니다. 예수님의 능력이 나간 것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여인은 예수님의 말 앞에 더 이상 도망갈 수가 없었습니다. 여인은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실을 예수님께 아뢰었습니다. 예수님이 이 여인을 세운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여인이 혈루병에서 나았다고 모든 것이 다 된 것이라 여기지 않았습니다. 레위기 15장에서 혈루병의 근원은 죄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혈루병에 걸린 여인은 죄인으로 취급받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사람들로부터 격리되어 살아갈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여인은 지난 12년 동안 사람들로부터 소외당하고, 격리당하고, 잊혀진 존재로 살았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런 여인을 불러 세웠습니다. 많은 군중들이 보는데서 여인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여인아, 네 믿음이 네 병을 낫게 하였느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여인이 ‘혈루병에서 고침받았다’는 분명한 선언을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여인에게 “나는 너에게 마술을 베푼 사람이 아니라, 너를 구원하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이다” 라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여인의 인생을 새롭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병이 나았다는 것 새로운 인생의 시작입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그 마음속에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으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혈루병에 걸린 여인이 예수님의 옷에 손을 대었다는 것은 또 다른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죄인인 여인이 거룩한 예수님의 옷에 손을 대었다는 것은 여인의 죄가 예수님에게로 전해지고, 예수님의 거룩함은 여인에게 전해졌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여인의 죄가 씻음을 받았습니다. 십자가의 신비가 바로 이것입니다.
여러분 믿음의 시작은 십계명을 외우고, 사도신경을 모두 외운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향한 간절한 마음만 있다면 그것이 바로 믿음의 시작인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은, 자신이 목사이고, 장로이고, 권사인데 하는 생각으로 예수님을 간절히 찾는 마음이 없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도움 없이는 나는 살아갈 수가 없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예배를 드릴 때 십자가의 신비로움이 우리에게 임하게 되고, 십자가의 축복이 우리에게 임하게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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